노후에 뭔가 하나쯤은 있다는 안도감이 들어 잔고를 보면 마음이 괜히 든든해요. 하지만 솔직히 1억이라는 돈이 무언가를 하기에 크다고 하기 어렵죠.
요즘 서울 아파트 전셋값만 봐도 1억은 그냥 이사 비용 수준이에요. 신혼부부 전세 보증금에도 못 미치고, 차 한 대 값에도 점점 가까워져 가고 있어요. 고급차량 가격은 이미 1억원을 훌쩍 넘었고요.
문제는 시간이 흐른다고 1억이 저절로 불어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냥 두면 10년 뒤에도 그대로 1억이죠. 하지만 세상은 가만히 있지 않아요. 돈은 계속 돌아다니기에 돈이고, 돌아다닐 수록 점점 불어나요.
물가는 오르고, 커피값도 오르고, 마트 장보기 금액은 눈 깜짝할 사이에 올라요. 10년 뒤의 1억은, 지금 1억보다 훨씬 가벼운 돈이 돼 있을 거예요.
그럼 내 연금 1억원이 계좌 속에 가만히 잠자고 있으면 자연스레 나는 갈수록 쪼들리는 삶을 살아야 할 수 밖에 없죠
1억원을 은행에 넣어 두면 마음은 편해요. 오늘도 내일도 10년뒤도 큰 변화가 없죠. 그래서 손해 볼 일도 없고, 잔고를 보면 안심이 돼요. 하지만 10년 뒤에도 그대로라는 건, 사실상 가치가 줄어든 거에요.
예를 들어, 지금 편의점에서 3천 원이면 사 먹는 커피가 10년 뒤엔 6천 원이 될지도 몰라요. 모른다기 보다 분명히 될거에요. 더 비싸지지 않으면 다행일 수준이거든요. 근데 그때도 내 1억이 그대로라면, 내 돈의 ‘체력’은 반으로 줄어든 거예요.
물가 오르는건 이해해도 같은 의미인 화폐 가치 하락하는 것을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연금이나 장기성 자금을 그냥 은행에 예치하는 사람들이 대표적이죠.
돈도 심어야 자란다
돈은 가만히 두면 그냥 돈일 뿐이에요. 난 열심히 일하는데 내 돈은 계좌 속에서 잠자고 있는 꼴이죠. 하지만 어딘가에 ‘심어’ 두고 관심가지며 자라는걸 지켜보면 달라져요.
연금 1억을 은행에만 묻어두지 않고, 주식형 ETF, 글로벌 인덱스, 배당주, 채권 혼합형 같은 곳에 맡기면 돈이 스스로 일하는 구조가 생겨요.
처음엔 티가 안 나요. 한두 해 지났다고 계좌를 열어 보면 “이게 뭐야, 고작 이거야?” 싶은 수준이죠. 또는 오히려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괜히했나 싶을 수도 있겠죠. 기왕 한김에 몇년만 내버려 두면 어떨까요
복리는 조용히 자라요. 눈에 띄지 않던 씨앗이 싹을 틔우고, 어느 순간부터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해요. 7년, 10년쯤 지나면, 내가 번 돈보다 시간이 벌어준 돈이 더 크다 싶거나왜 레버리지ETF에 투자한 것 같은 느낌이 날까 하는 순간이 와요.
복리의 세계에선 시간이 가장 큰 자산이에요. 돈이 돈을 낳고, 그 돈이 또 돈을 낳아요. 처음에는 느리지만, 한 번 속도가 붙으면 상상보다 빨리 커져요.
투자의 신은 수익률이 아니라 시간이다.
시장에 흔들릴 때도 있고, 가끔은 계좌를 열어보고 한숨을 쉬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0년쯤 지나면 그 출렁임들은 거의 기억나지 않아요. 남는 건 더 커진 계좌, 즉 열매뿐이에요. 인고의 시간을 견디는게 핵심 키인데, 이걸 버티는 사람은 이미 뭘 해도 했을 사람인터라 이미 사회적으로 성공해있을 거에요.
연금 1억을 그냥 두면, 10년 뒤에도 그대로 1억이에요. 1억의 가치는 많이 퇴색됐을테지만요. 시간이 돈의 가치를 조금씩 깎아 가겠죠.
하지만 불안과 기다림을 감수하고 씨앗을 심으면 10년 뒤에는 나무가 되어 열매를 따 먹을 수 있는 그늘까지 생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