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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ess A Mar 14. 2024

기출문제 분석(3)

'단독'을 쓰면 생기는 일



사실 이번 첫 에세이를 쓰면서, 많은 사람들의 반응과 생각을 감히 예측을 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과연 이 전/현직 기자 나부랭이의 지껄임을 그대로 옮겨 적은 글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생각에 동의하며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될까? 특히 사전적인 의미에서의 기자와 현재 많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기자들의 행태를 과연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을까?



특히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못해도 한 명 이상은 나오지 않을까 감히 생각을 해본다. '내가 기자라면 그렇게는 안 한다. 사실 '상황이 그래서'라는 핑계는 누가 못 대나'라고 말이다. 맞는 말이다. 같은 상황에서도 기자로 이름을 날린 위인들이 있으며, 그들 덕분에 세상이 바른 방향으로 돌아가고 움직였다는 점을 그 누구도 부정을 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그걸 부정하고자 하는 사람은 지금 이 글을 적는 필자를 포함해서 그 누구도 없을 것이라고 자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글을 적는 것은, 이런 상황에 처해 있는 많은 기자들은 이런 선택을 하고, 이런 선택이 누적되어 현재 여러분이 보는 기사의 흐름과 분위기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것을 설명해 드리고 싶어서다. 물론 그런 분위기 속에 내가 쓴 기사와 논평, 심사평, 기타 등등의 작업물이 영향을 어떤 방향으로든 끼쳤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부정을 하고자 하는 마음은 전혀 없다. 그냥 '그렇다'라는 것을 적고 싶었을 뿐이랄까.



그러면 다시, '기출 문제' 항목에 맞춰서 실제 사례를 가지고 와서 설명을 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특히 이번에는 당신에게 '단독'을 쓸 수 있는 타이밍이 왔을 때, 어떻게 움직이며, 주변에서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 소개를 해 보고자 한다. 특히 이번에는 조금이나마 글 작성을 편하게 하기 위해 내가 과거 경험했던 '첫 단독' 이슈와 관련해 경험했던 일을 적어보려고 한다.



내 경우엔 정말 우연한 경우로 인해 기사 아이템을 체크할 수 있었다. 게임 개발 관련 공부를 꾸준히 이어왔기 때문에 게임 개발 관련 커뮤니티에서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었고, 해당 커뮤니티를 통해 한 가지 '제보'를 받게 된 것이다. 사실 기자들이 입사 이후 이용하게 되는 기자의 업무용 제보 메일을 통해서도 다양한 기사 제보와 보도자료가 들어오지만, 이런 관련 종사자의 다이렉트한 쪽지 제보는 거의 처음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이건 누가 봐도 단독이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내가 접한 단독은, 대형 업체에 인수되어 자회사로 게임을 개발하던 유명 게임 개발자가 해당 회사를 소리소문 없이 '퇴사'했고, 해당 자회사 직원 외에는 해당 소식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정보였다. 나는 그 소식을 접하고 가볍게(원래 팩트 체크는 여러 곳을 통해 하는 게 나도 편하고 기사를 보를 해당 업체들도 편하다. 하지만 이 경우엔 그 대형 업체 소속 임직원을 통해 직접 나온 정보였기에 깊게 팩트 체크를 할 필요조차 없던 정보였다) 팩트 체크를 하고, 데스크에 보고하고 1시간 내로 기사를 뽑아서 포털 노출 요청까지 완료를 했다.



물론 해당 기사를 노출 요청할 때 데스크와 회의는 이미 끝내 놓은 상태였다. 1. 해당 자회사 직원을 통해 정보를 확인한 상태 2. 담당 직원을 통해 정보가 나온 상태라면, 곧 다른 창구로도 뉴스가 노출될 것 3. 단순 부정적인 기사는 아니기 때문에, 해당 대형 업체와의 관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정보 전달과 뉴스 보도라는 원칙을 모두 지키는 아이템이다 ...라는 판단 아래 작업이 완료된 기사였다.



그런데, 기사 노출은 되지 않고 곧바로 해당 대형 업체 측 홍보팀에게 연락이 오는 것이 아닌가. 홍보팀과는 기사에 대한 이야기는 크게 없었고, 윗선에서 관련 내용을 조율 중이며, 이를 홍보팀 차원에서 비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통보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마지막은 나중에 식사 자리를 갖자는 내용이 더해지긴 했지만.



이 통화가 끝나고, 곧바로 데스크(편집국장)에게도 연락이 왔다. 주력 플랫폼을 PC에서 모바일로 전환한 상태에서 대형 인력의 이탈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해당 뉴스를 한달 가량 뒤에 노출시켜줄 수 없냐는 요청이 들어왔다는 거다. 이 상황에서 내가 무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알겠다고 하고 넘어가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는 기자 나부랭이인 것을.



아, 그리고 그 기사는 어떻게 되었냐고? 같이 첨부하는 기사로 설명을 갈음하고자 한다. 약속 기한을 다 채우기 직전, 다른 곳에서 연달아 기사를 내면서 내 단독 기사는 사실상 '단독이 아니게 되었다'. 물론 해당 기사를 처음 썼던 기자도 내가 아니게 되었다. 정확히 '내가 이렇게 짬처리되고 아무 것도 못하려고 최저임금도 못 받으면서 기자일 하고 있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되었다. 잘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



여튼, 기자에게 다이렉트로 제보가 꽂혀서 들어가는 단독 기사의 경우, 이렇게 출고까지 여러 장애물들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내 사례만 보더라도 관련 업체가 다이렉트로 기사 출고 일정을 틀어버렸고, 결국 기사 노출 시점을 최소 한 달 이상 벌 수 있었다. 이 기간 동안 회사는 어떻게든 여론전으로 올 수 있는 충격에 대비했고, 성공적으로 막았다는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미디어 구조에서 노출되는 '단독'의 힘은 그 어느 때보다 귀중하고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속보' '단독'을 달고 나오는 기사 중에 제대로 된 기사가 없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최소한 탐사보도와 약자들에게서 온 단독 대용을 담아낸 기사들은 어느 때보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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