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홍보'로 봐야 하는 세상
사실 인터넷 기사를 보다 보면, 더 정확히는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이런 내용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아 기자 놈 돈 받고 기사 쓰네'. 물론 댓글을 쓰신 분은 '기자가 정론직필의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의 소식을 전달하지는 못할 망정, 한쪽 편을 들거나, 내용이 엉망인 글일 기사랍시고 노출을 시키고 있구나!'라는 의도를 가지고 쓰셨음을 누구나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분에게는 아쉽게도, 기자는 그런 댓글에 전혀 타격을 받지 않는다. 기자 대부분이 그런 내용을 듣고도 가볍게 넘길 정도로 강철 멘탈의 소유자여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있는 사실을 잘 옮겨 적은 상황'이라, 뭐라고 할 말 자체가 없다는 것이 더욱 정확할 것이다. 많은 숫자의 기사들이 홍보와 광고, 협찬의 일환으로 작성이 되고 있고, 최종적인 인터넷 공간에서 노출되고 전파가 되는 것 까지가 모두 계산이 되어서 지금 당신들이 보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언론사도 결국 회사이고, 수익을 내야 지속적으로 현재 하는 사업을 그대로 유지하며 버텨 나간다는 점에서 분명히 소비자가 되는 업체를 상대로 무언가를 팔고, 그 비용을 수익으로 가져가고 있다는 소리다. 언론사가 가장 많이 생산하는 주력 상품이 무엇일까? 꾸준히 이전 항목에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실시간으로 찍어내는 기사들과, 그 기사들로 만들어내는 분위기와 여론이다.
그러면 어떤 것이 정확히 홍보와 광고로 팔려나간 기사인지 한번 체크를 해 보자. 우선 특정 패턴을 두고 도배되듯이 노출되는 보도자료는 이전에도 꾸준히 말했지만 대표적인 협찬 사안이다. 물론 많은 업체들이 '보도자료 접수 및 노출은 광고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표명하겠지만, 사이가 틀어지거나 광고 건이 잘못되었을 경우 보도자료조차 전달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이전 파트에서 실제 사례를 언급해 드린 바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
그다음은 여러 사안에 대한 '분석' 기사들이다. 일명 '기획 기사'로 분류되는 것들인데, 애초에 기획 기사 자체가 주어진 판과 흐름과 관련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봐야 하는지 가이드를 해 주는 내용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런 성격의 기사라면, 당연히 분위기 조성에 있어 필요하다 생각하는 업체들이 자연스럽게 기사 요청을 하게 되고, 그 요청은 가격이 매겨져 자연스럽게 언론사의 매출로 잡히게 된다. 어떻게 보면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형태의 구체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저 기획기사 중에는 사회의 분위기와 반대되는 현상에 대한 분석 및 비판의 내용을 담은 기사들도 물론 있다. 여러 미디어에서 이런 비판 기사도 여러 업체의 설계와 상황에 맞춰 출고되는 '돈이 오고 가는' 상품으로 묘사하는 작품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그런 경우가 많지는 않다. 사실상 언론사가 가지고 있는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원래 의미의 '언론사' 역할을 하는 유일한 장치가 바로 이 '비판' 기사이기에, 이 '비판' 성격을 띠는 기사는 광고 기사라고 하긴 어렵다.
...물론 저 비판 기사를 기반으로 시장 분위기를 조성해, 업체에게 여러 광고비와 협찬을 뜯어내던 시절도 아예 없던 것은 아니다. 실제로 있던 상황이고, 유명해진 케이스도 있기에 여러 콘텐츠 미디어에서 이를 활용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대립각을 세울 경우 어떻게 되는지는 이미 우린 지난 시간 예시로 직접 확인한 바 있다. 비판기사로 인해 업체와 언론사 간 기싸움이 확대되고, 더 나아가 서로 보도자료, 광고, 심지어 판매 대수까지 끊어버리는 치졸함의 극치로 이어지는 행태를 우린 이미 알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각 종류별 카테고리에서 확인이 가능한 '단독'과 '속보' 항목에 노출되는 기사들이 있을 것이다. 이 항목에 있는 기사들은 앞의 사례들과 비교하면 비교적 광고나 협찬의 경우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세부적으로는 이미 앞의 보도자료, 기획기사, 분석 기사, 비판기사 등 여러 종류의 기사들도 나뉘게 되고, 남은 기사들은 그야말로 빠른 정보 전달 속도를 최우선으로 하거나, 사실 고발 형식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빠른 정보 전달'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제목만 덩그러니 있고 내용은 없는 경우도 많지만, 제목에 모든 정보 전달의 건을 다 담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크게 지적이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빠른 정보 전달이 필요한 사안도 '업체가 미리 작정하고 준비를 해 놓은 사안'이라면? 특히 특정 분위기나 흐름 속에서 기존 소식을 감추기 위해선 이런 속보성 기사들의 빠른 노출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일 것이다. 사실 이 경우는 멀리 갈 것도 없이, 최근 이슈가 된 모 운동 종목에서 국가대표 선수들 간 이슈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조건과 구상이 끝날 것이다. 괜히 당시 '기존 소식을 감추기 위해 루머 수준으로 돌던 이야기를 사실확인 시켜 준 것이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나온 게 아니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사실상 언론사는 그 어떠한 기사도 값을 매겨 판매할 수 있다. 특히 여론과 분위기, 노출시키고 싶어 하는 것과 숨기고 싶어 하는 것 등을 세부적으로 조율해 그야말로 '기자의 의도대로'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비싼 값에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감히 말을 하고자 한다. 특히 해당 부분을 언론사가 아니라 의뢰를 맡기는 업체가 준비를 해 온다면, 올라가는 단가와 빠르게 처리되어 노출되는 기사는 그야말로 주체를 할 수 없는 처리 결과를 여럿 보여줬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매번 이런 이야기를 쓸 때마다 붙이는 말이지만, 모든 언론사가 그런 것은 아니며, 실제 사례 역시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과연 어느 정도가 '많고 적음'의 기준이 되는지는 모르지만, 이런 금전적인 이슈에 개의치 않고 언론사만의 기준으로 기사를 써 나가는 사례 없이 없다고는 말을 못 하겠다. 예상외로 정의로운 진짜 '언론인' 역시 적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 어느 때보다 중구난방으로 적었지만, 이 사실은 이미 많은 독자들이 인지하고 있는 내용이라는 것일 나 스스로도 알고 있다. 하지만 대략적인 내용을 인지하고 있는 것과, 텍스트와 문장으로 구성돼 있는 내용으로 한번 더 확인하는 것은 많은 부분에 있어 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부디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보다 비판적인 시선으로 뉴스와 기사를 봤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