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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ess A Feb 29. 2024

기본 이해 과정(1)

현재 뉴스 시장은 '보도자료' 밭이다



마음 같아서는 '기자는 어떻게 되고,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먹고 살아요?' 같은 것을 쓰고 싶었지만, 예상 외로 간단하고 재미도 없으며 지루할 것이라는 자체 판단 아래, 보도자료에 대해서 먼저 끄적여 볼까 한다.



글에 재주가 없는 내가 성공적으로 이 시리즈를 이어간다면, 한번 추가 DLC 형태로 작성을 고민해 보겠지만, 지금은 그렇다. 사실상 언론고시도 회사마다 다르고, 그 언론고시 조차 경력직이면 프리패스로 통과가 가능한 시장이 이 시장이라 실상을 보게 된다면 그렇게 큰 메리트가 있나 싶은 생각이 자동으로 들 것이다.


사람들이 현재 살아가면서 접하는 '뉴스'의 대부분은 회사가 홍보 등을 목적으로 언론사에 제공하는 소식이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이걸 '보도자료'라고 부르고 있으며, 각 언론사 홈페이지에 어렵지 않게 '제휴' 항목을 통해 친절하게 안내가 되고 있다. '여기로 보도자료를 보내주시면, 우리 페이지에 노출시켜 주겠습니다'라고.



물론 보도자료라는 뜻은 꺼무위키로 대표되는 위키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기업, 기관 등이 보도를 요청하기 위해 배포하는 단순 정보 전달 성격의 자료'라는 내용으로 설명이 되어 있다. 그러면 여러 포털 사이트나, TV, 라디오, 유튜브 등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을 할 것이다. '뭐라는거야. 내가 보는 뉴스는 그런 내용 아니던데?'



물론 맞는 말이다. 대부분 사용자가 소비하는 뉴스의 형태는 속보와 취재를 기반으로 한 기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TV와 유튜브, 포털 메인 페이지를 장식하는 기사들에 한정해서는 그것들을 중심으로 구성이 되어있는 것이 맞다.



하지만 살짝만 고개를 돌려 다른 뉴스들을 보자. 우리는 깔끔하게 정리된 신형 스마트폰의 출시 소식을 '거의 모든 매체를 통해' 똑같은 내용을 접했을 것이다. 이건 비단 스마트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AI기술이 접목된 서비스도 우리는 비슷한 시기에 어느 통신사에서 서비스 되고 있는지도 알고 있다. 더 나아가서, 현 정부가 언제부터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며, 그 정책은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는지도 우리는 다른 곳이 아닌, 뉴스를 통해 바로 알 수 있다.



그러면 여기서 '어?' 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방금 전에 언급한 것들은 사실 광고 페이지나 홍보 유튜브, 더 나아가 공지 안내문이나 설명 페이지 등을 직접 가서 봐야 알 수 있던 사안이다. 자연스럽게 그걸 접할 수 있도록, 각 분야의 '홍보' 담당 인력이 기자들이 취재를 하기 전, 읽기 쉽게. 또는 바로 옮기기 쉽게 편집되어 온 보도자료를 기반으로 한 기사들이다.



사실 이런 행태를 막기 위해 과거 언론사들은 홍보성 보도자료를 노출시키기 않거나, 아예 '보도자료' 항목을 별도로 개설해 '회사가 보낸 그대로' 올리는 방식으로 대처를 해 왔다. 하지만 현재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들은 어떤 보도자료를 어떤 환경에서 보고 있을까. 필터링 된 정보를 습득하거나, 개별로 구분된 공간에서 보도자료를 확인하고 있을까? 전혀 아니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다. 정제된 뉴스와 속보를 주로 다루는 영상 매체(TV, 유튜브 등)가 아니라면, 수많은 보도자료가 실시간으로 업로드 되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뉴스를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보도자료 중심으로 뉴스 노출 상황이 정리되면서, 우리는 뉴스의 노출 빈도와 흐름을 통해 시즌별 이슈를 체크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특정시간 이후로 모 업체의 AAA급 게임의 출시 소식이 뉴스 페이지를 차지하기 시작하면, 해당 업체의 주가는 자연스럽게 빠지기 시작한다. 뭐 '신작 출시로 인한 미래 사업의 불투명성이 선반영 된 것'이라는 해석이 붙지만, 그러면 한창 출시를 앞두고 개발 중일 때에는 왜 귀신같이 주가가 빠지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업별 실적 역시 정기보고서 뿐만 아니라 언론사에 직접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통해 뉴스화 되어서 노출이 된다. 뉴스 사용자는 어렵지 않게 4월-5월과 7월-8월, 10월-11월과 내년 1월-2월을 기점으로 '실적발표' 기사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기업이 보여주고 싶은 지표만 기사화 시켜서 보기 쉽게 만든' 버전으로 말이다.


이렇듯, 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핸들링이 된 자료를 그대로 기사화 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협찬 및 광고의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도 협찬 기사를 요청할 때 아예 기사화 작업이 된 원고가 전달되는 경우도 있고, 업로드 이후 방향성을 수정하는 요청이 오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것과 보도자료의 분명한 선은 존재한다. '최소한 기자가 제공된 정보를 기반으로 다른 기사를 써도 되는 아이템'이라는 점이다.



만약 당신이 A업체의 신제품 출시 소식을 담은 보도자료를 받았다고 치자. 그러면 그 보도자료를 그대로 기사로 작성해 'A업체, 신제품 B 출시!'로 기사 출고를 마무리 해도 된다. 하지만 반대로 추가적인 취재력과 여유가 있다면 'A업체, 신제품 B. 실제 시장에서의 분위기는?'이란 추가 요소를 더해 기사의 퀄리티를 올리는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시장에서의 평가가 실제로 어떤지, 향후 전망은 어떤지는 100% 있는 그대로 쓸 수 없는 상황이기에 당신의 '주관이 100%' 들어가겠지만.



이렇게 되면, 사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언론사는 광고와 협찬으로 먹고 산다는데, 보도자료를 받아 쓰면 광고와 협찬도 큰 돈은 안 된다는 거 아냐? 어떻게 언론사가 돌아가는 거지?' 다음 기본 이해 과정은 이 부분을 짚어보고자 한다. 언론사는 어떻게 업체에게서 돈을 받고 운영이 되고, 둘이 싸울 경우 어떤 상황이 발생하는 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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