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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스티지고릴라 Nov 29. 2018

더 멀리, 더 오래! 직항 20시간의 시대가 온다

비행기로 지구 반바퀴를 돈다고? 깜짝 놀랄 장거리 노선의 비밀

전세계 각지의 비행기를 타보며 생긴 프고의 궁금증. 인류의 첫 비행은 언제일까?


(오빌 라이트, 출처: 미국의회도서관)


오빌 라이트: 그것도 몰라? 역사에 기록된 바로는, 1903년 우리 라이트 형제가 처음으로 하늘을 날았지.


와우. 올해로 115년이나 지났군요. 그런데… 비행기에 몸을 묶고 고작 12초 동안 36m 비행에 성공했다고요?


오빌 라이트: 하하, 첫 비행이니 말그대로 ‘걸음마’ 수준이었단다.


(라이트형제의 플라이어 1호 비행기, 출처: 미국의회도서관)


오빌 라이트: 하지만 16년 뒤인 1919년, 올콕과 브라운이 16시간 만에 미국에서 영국까지 대서양 횡단에 성공했어. WOW. 장족의 발전이지.


(대서양 횡단을 떠나는 올콕과 브라운의 비행기, 출처: www.alcockandbrownguide.com)


궁금한 게 있어. 100년이 지난 지금은 비행기가 어디까지 발전했지?


음…글쎄요. 1200개가 넘는 항공사와 수많은 비행기들이 더 멀리 더 많은 승객들을 싣기 위한 각고의 노력 중이죠. 

최근에는 싱가포르항공이 싱가포르-뉴욕 뉴어크 구간 16,700km를 18시간 45분만에 돌파했어요. 


오빌 라이트: 정말 대단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게 됐는지, 어떻게 그게 가능해진 건지, 그렇게 멀리 가면 문제는 안 생길지 

너무너무 궁금해!


그렇다면 오늘은 프고가 TMI 머신이 되어 선생님의 궁금증을 모두 풀어드리도록 할게요!



현재 (2018년 11월 기준) 제일 멀리 가는 구간은 싱가포르항공의 싱가포르-뉴욕 노선이에요. 무려 19시간동안 16,700km를 운항하죠. 



하지만 너도나도 장거리노선을 개발중인 만큼 그 자리를 빼앗길 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이미 퍼스와 런던을 연결하고 있는 콴타스 항공이 시드니와 런던도 연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거든요. 그렇게 되면 20시간동안 17,016km를 떠있게 되는 거죠. 


양대 항공기제작사 보잉과 에어버스가 이를 ‘콴타스 선라이즈 프로젝트’로 명명하고 최선의 비행기를 만드는데 열을 올리고 있답니다.



당연히 쉽지 않죠! 


저렇게 긴 노선들은 취항하는 것도 어렵지만, 유지하는 게 더 어려워요.


사실 최장거리 노선 싱가포르-뉴욕은 원래 2003년 취항된 구간이었는데, 22만 리터나 되는 어마어마한 연료 때문에 비효율성을 피할 길이 없어 10년만인 2013년 폐항했다가 복항한 거예요. 


카타르항공의 도하-오클랜드 노선도 카타르가 주변국들과 국교를 단절해 승객이 줄어든데다 하늘을 빙빙 돌아가느라 너무 많은 연료를 쓰게 돼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더 멀리 더 오래 가는 장거리 노선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이유는…

바로 그 비효율성을 기술로 해결했기 때문이겠죠? 



 기술 발달로 같은 거리를 더 적은 연료를 쓰며 갈 수 있는 새 비행기들이 개발됐어요.



최장거리노선 싱가포르-뉴욕 노선을 운항하는 에어버스 A350-900ULR은 2018년 4월 운항을 시작한 완전 신예죠. 


그전에는(2003년~2013년) 같은 구간을 A340-500으로 운항했었는데, 앞서 말했듯 연료 먹는 하마(;)여서 폐항하는 신세가 됐어요. 


(싱가포르항공 A350-900ULR, 출처 에어버스)


기종 이름에 붙은 ULR이 무슨 뜻이냐고요? 울트라 롱 레인지(Ultra Long Range)의 약어로(정말 직관적인 네이밍이죠?) 항속거리가 엄청 길다는 거예요.


도하-오클랜드를 운항하는 카타르항공 여객기의 기종에도 비슷한 약어가 보이네요. B777-200LR이라… 롱 레인지(Long range)를 줄인 거겠죠? 

이렇게 특별히 긴 항속거리를 가진 신기종들이 계속 나와 멀리 떨어진 도시와 도시들을 계속 연결해주고 있는 거죠.


최근에는 에어버스 A350과 A380, 보잉 B787 드림라이너가 장거리노선에서 ‘핫’한 기종들이랍니다. 연료 효율이 기존 모델보다 무려 20~25% 가량 향상되었거든요!



한가지 더, 기체를 더 가볍게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어요.


당연히 더 오래 날기 위해서는 비행기가 가벼운게 유리하겠죠?


(탄소 라미네이트된 B787 드림라이너, 출처:보잉)


‘탄소섬유’라는 신소재 들어보셨나요? 철보다 단단하지만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한 소재예요. 


보잉 B787-9 드림라이너는 기체의 50%를 탄소복합재로 제작했고, 에어버스 A350-900ULR의 동체와 날개도 바로 이 소재죠. 기체 무게를 확 줄일 수 있던 이유예요.


(보잉 B787-9 드림라이너는 엔진이 두 개! 출처:보잉)


또 하나! 장거리를 비행하는 여객기는 보통 4개의 엔진이 달려 있어요. 하지만 신기종 A350-900ULR과 B787-9 드림라이너는 2개뿐이에요.


엔진은 굉장히 무거운 부품이라서, 엔진 수를 줄이면 그만큼 연료를 더 실을 수 있어요. 엔진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 중요한 이유랍니다. 



맞아요. 20시간동안 꼼짝없이 앉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죠. 대여섯시간 비행도 흔히 ‘이코노미 증후군’이라 불리는 팔다리가 붓고 저리는 현상 때문에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보기만해도 다리가 저리는 이코노미 클래스


장거리노선은 너무 답답하고 지루해서 바로 가는 직항 대신 야외에서 조금이나마 쉴 수 있는 경유를 선택하는 승객들도 많아요. 


기껏 새로운 비행기를 도입해서 장거리노선을 취항했는데… 아무도 타지 않는다면 항공사들은 정말 슬프겠죠. 그래서 항공사들도 편안한 비행을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한답니다.



 네, 맞습니다. 세계 최장거리노선 싱가포르-뉴욕 구간 비행기에는 이코노미클래스가 없어요!


(싱가포르항공 A350-900 비즈니스클래스, 출처 싱가포르항공 홈페이지)


67석의 비즈니스 클래스와 94석의 프리미엄 이코노미클래스 뿐이죠. 아무리 생각해도 19시간을 앞좌석에 무릎이 닿은 채 간다는 건 상상만 해도 떡실신…



 홍콩 캐세이퍼시픽은 요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개발한 기내 스트레칭법을 보급하고 있어요.


(캐세이퍼시픽의 기내 요가 스트레칭법, 사진 캐세이퍼시픽 홈페이지)


앉아있다 보면 혈액순환이 어렵기 때문에, 기내에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으로 승객들이 스스로(…) 덜 갑갑할 수 있도록 배려한 거죠. 



2022년 시드니-뉴욕의 20시간 최장거리노선 도전을 선포한 콴타스항공은 창의적인 기내 인테리어를 구상하고 있답니다.


(콴타스항공 퍼스트클래스, 사진 콴타스항공 홈페이지)


바로 기내에 승객들이 잠을 잘 수 있는 간이침상과 아이들을 위한 보육 시설, 피트니스 공간 등을 마련하는 것이죠. 




비행기에서 편히 잠을 청하고, 아이들이 힘들어서 보채는 일도 없고, 운동도 할 수 있다면 20시간의 비행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는 않겠어요. 


게다가 기내에서 무선 와이파이가 지원되는 최신 기종도 많고, 승객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고요. 


와이파이 되는 비행기 안에서 프고의 재미난 리뷰와 기사들을 읽다보면, 장거리노선이 힘들고 지루하다는 것도 곧 옛날 이야기가 되겠죠?



재미있는 항공·호텔 이야기를 프레스티지고릴라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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