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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스티지고릴라 Dec 17. 2018

미래의 비행기는 가볍고 빠른 가오리?

5개의 키워드로 본 10년 후 미래 비행기의 모습

미래의 비행기를 상상하면 오만가지 이미지가 떠오른다. 

너무 SF적인 것들을 가지치기하고 나니 지금과 무엇이 다른 지 알 수 없었다. 


여행을 사랑하는 프고의 독자 여러분도 궁금하지 않은가. 

앞으로 비행기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그럴 줄 알고 실버 에디터가 대신 공부해봤다(?)

2010년 이후 대형 항공사를 포함한 여러 항공 업체들이 연구 중이라고, 

도입 예정이라고 발표한 기술들을 5개의 키워드로 추려보았다. 


가깝게는 10년 안에 상용화될 수도 있고, 연구는 진행 중이나 도입 날짜는 미정인 것도 있다.  


 



오랜 시간 더 빠르고 큰 비행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던 항공업계는 최근 새 과제가 생겼다.


‘에너지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비행기를 만들자’


항공기가 배출하는 배기가스양(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2%)이 자동차만큼 많은 것은 아니지만, 

여행 산업은 앞으로도 호조를 보일 것이므로 미래 준비 차원에서 지금부터 친환경 항공 기술 연구가 필요하다. 


에어버스, 롤스로이스, 지멘스는 작년 11월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2020년까지 부분적으로 전기로 움직이는 항공기를 시험 비행할 것이라 밝혔다. 그들의 프로젝트명은 ‘E-Fan X’. 


(출처: 에어버스 공식 홈페이지 ㅣ E-Fan X의 모습)


E-Fan X는 항공기 엔진 4개 중 하나를 전기 모터로 구동한다. 안전과 성능 테스트를 위한 중형 비행기는 2020년에 제작될 예정이며 2030년까지는 대형 전기 하이브리드 항공기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노르웨이의 국영 공항군단 아비노르(Avinor)는 2040년까지 모든 노선에 전기 항공기를 투입할 것이라 밝혔다. 이미 2015년부터 19석의 소규모 전기 항공기로 시범 운항을 시작했다. 2030년까지는 국내선 및 북유럽 단거리 노선의 항공기를 먼저 교체하고 이후 확대할 계획이다.  


(출처: 아비노르 공식 홈페이지 ㅣ 지난 6월 아비노르의 첫 전기항공기 비행 모습)






작년 10월, 보잉은 미국 로봇항공기 개발사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스를 인수했다. 

"앞으로 군용 및 상업용 자율비행항공기 개발에 대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 밝히며.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스는 20여년 동안 30여대에 이르는 무인항공기를 설계한 업체다. 


(출처: 오로라 플라이트 공식 홈페이지 ㅣ 작년부터 운용 중인 무인 헬리콥터 AACUS)


무인으로 자율 운행되는 비행기가 상용화되면 항공사들은 조종사들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 


보잉은 올해 7월 영국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현역 조종사는 20만명에 불과하지만 20년 안에 50만명이 넘는 조종사가 필요해질 것"이라며 자율 비행기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스위스의 글로벌 금융기업 UBS 역시 작년 7월 자체 보고서에서 "비행기 당 조종사 1명을 줄이면 연간 150억 달러(한화 약 17조)를, 완전 자율 비행기가 상용화된다면 연간 300억 달러(한화 약 34조)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항공기 제작업에서 보잉과 쌍두마차를 이루는 프랑스의 에어버스 역시 자율 주행 교통수단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올해 초 에어버스의 ‘날아다니는 자율주행 택시 '바하나(Vahana)'는 첫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출처: 에어버스 홈페이지 ㅣ 바하나 가상 이미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공항을 이용할 필요가 없고 승객 1~2명만 수용한다는 점에서 비행기와 자동차 사이 어디쯤 위치할 새로운 교통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최초의 초음속 여객기는 50년 전에 이미 존재했다. 1969년에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콩코드 여객기다.

※초음속: 초속 340m, 시속 1224km인 음속을 넘는 속도


(출처: 영국항공 공식 홈페이지 ㅣ 비행 중인 콩코드 여객기)


뉴욕에서 런던까지 3시간 반 만에 주파 가능한 이 여객기는 2003년에 은퇴할 때까지 27년간 운행됐다. 콩코드는 빠른 속도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했다. 동체가 가늘어 좌석이 일반 여객기의 3분의 1에 불과한데다 연료는 반대로 2배 이상이 필요했다. 


당연히 티켓 값도 비쌌다. 뉴욕에서 파리까지의 편도 노선이 일반 이코노미의 15배인 1만2천달러(한화 1천280만원)에 달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초음속 여객기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조만간 다시 등장할 예정이다. 올 6월 열린 미국 항공우주산업 콘퍼런스에서 보잉은 마하 5(음속의 5배, 시속 6120km)의 극초음속 여객기를 개발 중이라 밝혔다. 콩코드의 2.5배, 일반 여객기의 8배 속도다. 2023년에는 시험 비행을 개시한다. 이것이 상용화되면 대서양은 2시간, 태평양은 3시간에 횡단 가능하다. 

※극초음속: 음속의 5배, 혹은 그 이상의 속도


극초음속 비행기가 논의되고 있는 지금 초음속 비행기의 상용화는 가까운 미래다. 지난 7월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보잉과 록히드마틴 등 항공우주산업 대기업은 물론 붐테크놀로지 등의 스타트업까지 초음속 항공 여행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도했다. 


록히드마틴은 2021년에 ‘X-플레인’이라는 이름의 항공기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종이 비행기와 닮은 날렵한 기체가 특징이다. 


(출처: 록히드마틴 공식 홈페이지 ㅣ X-플레인의 모습)


나사(NASA, 미 항공우주국)는 이 연구에 한화로 약 3000억원을 투자했다. 


항공기술개발 전문기업인 아에리온(Aerion)은 제너럴일렉트릭스(GE)와 협업해 ‘AS2’라는 이름의 초음속 상업용 제트기를 개발 중이다. 2025년 운항 개시가 목표다. 이것이 성공하면 같은 기술을 여객기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출처: 아에리온 공식 홈페이지 ㅣ AS2의 모습)



(출처: GE 공식 홈페이지 ㅣ AS2에 사용될 소음이 적고 안정적인 엔진 ‘어피니티)







영국의 일간지 ‘The Telegraph’는 2014년의 한 기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창문 없는 항공기는 저렴한 비행의 미래를 열어줄 것이다.”


창가 자리만을 고집하는 프로 여행러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일 수 있다. 

그러나 바깥 풍경은 창문 대신 설치될 스마트스크린을 통해 얼마든지 감상할 수 있다. 




(출처: The Telegraph Youtube)


두껍고 무거운 창문 대신 가벼운 플라스틱 스크린이 도입된다면 기체의 무게는 가벼워지고, 내부 공간은 넓어진다. 이는 연비의 상승과 좌석 넓이의 확대를 의미한다. 


물론, 반대편의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위급상황시 빠른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다. 새 떼와의 충돌이나 과격한 기류 변동으로 기체가 흔들리면 탑승객들이 배로 두려움을 느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창문 없는 비행기가 상용화되려면 철저한 안전 점검을 거쳐 대중의 신뢰를 얻는 것이 필수일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unsplash.com)


갑자기 분위기 가오리…?


마지막 키워드는 가오리다. 미래의 항공기 중 일부는 가오리를 닮은 모습을 하게 될 것이다. 

항공업계에선 이를 전문 용어로 BWB(Blended Wing Body) 디자인이라 부른다. 커다란 가오리연처럼 동체와 날개가 분리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러한 디자인은 기체의 무게를 줄이는 데도 도움되며 바람의 저항도 덜 받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연비가 10%정도 향상된다.  


보잉은 나사(NASA, 미 항공우주국)과 손을 잡고 BWB 형태의 항공기를 개발 중이다. 길쭉한 몸통에 가느다란 날개가 붙어 있는 기존의 디자인은 혁신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보잉의 의견이다. 나사와 협업해 만든 BWB 모델은 2016년부터 다양한 조건의 테스트를 거치는 중이다. 


(출처: 보잉 공식 홈페이지 ㅣ 나사와 협엽해 만든 BWB 모델)







전기, 무인, 초음속, 스마트스크린, BWB 디자인.


길게 보면 50년 안에 적용될 항공업계의 미래 기술들이다. 


현재 활발히 연구 중인 분야라도 예상치 못한 방해 요인을 만나면 상용화가 미뤄지거나 어쩌면 아예 안될 수도 있다. 그래도 위 5개의 키워드는 여러 항공업계 회사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트렌드이기 때문에 기다릴 만하다. 


실버 에디터가 ‘진짜 실버’ 에디터가 될 때 즈음엔(!) 위 기술들로 인해 항공업계가 얼마나 변화해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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