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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시나물효원 Oct 12. 2024

목격자를 찾습니다(2)

갑질고객(2부)

그 고객이 방문하는 날은 나에게 가장 기분 나쁜 하루가 되어버리기 일쑤였다..


한 해 두 해.... 대체 나는 그 고객을 위해 얼마나 많이 참고 또 참아야 하나...

나에게 다가오는 모욕적인 언사와 욕설들


그냥 그 고객이 언제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다른 친절한 분들도 많은데... 겨우.. 그 고객 때문에 내가 이 일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해봐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무렵



코로나로 우체국에서는 발열체크와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어 고객들이 우체국 업무를 보기 전에

체온계에 체온을 재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까지 완벽하게 한 후에 비로소 업무를 볼 수 있게 했다.

(그만큼 COVID-19의 전파력은 대단했다.. 가족 중 한 명이 걸리면 가족 전부가 코로나 증상이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직장에서도 5일이라는 연가를 무상으로 줬으니.. 살짝 코로나에 걸려서 쉬고 싶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인심이 후했다. )


그날 정신없이 고객들 발열체크를 도와주고 있는데 갑자기 그 고객이 입장했다...


꺄아아아악!!! 무서웠다... 그냥 그 고객과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대기인원도 10명가량 있고 우체국 직원들도 “고객님 발열체크 하고 들어오세요”라고 안내를 하기에

후딱 무서워서 어디로 피할까 망설이다가 내 책상에 무심한 듯 앉아있었다.


대기인원이 8명가량 있는데 그 고객은 나를 힐끗 보더니 큰 소리로 외친다.

"나는 아주 저 년만 보면 재수가 없어"


큰 소리에 놀란 우체국 관리자는 밖에 상황이 어떤지 나와서 고객에게 진정하라며 달랜다.


고객은

저 년 어디 소속이냐..

저 년 정직원 아니지?

아주 재수 없어...라고 연신 떠들어대니

다른 한 고객이

본인만 있는 거 아니니 조용하라고 외친다.



나는 그 이후 정신건강 의학과를 다니며 그 고객으로 인해 적응장애 치료를 다녀야만 했다.

나는 건강하게 살기로 마음먹고 그 고객이 내게 자기 개인사를 얘기해 준 걸 토대로

내용증명을 보냈다. 그러나.. 내용증명의 역효과였나?

그다음 날 다시 사무실에 찾아와서 나 어디 갔느냐고 

아주 사기꾼 근성이 다분하다며 한바탕 본인의

분풀이를 하고 갔다고 직원이 내게 전했다.


나는 그 고객을 명예훼손 및 모욕으로 형사고소 하기로 결심했다.


-사실 거기까지 갈 생각은 없었지만,

직원들 어느 하나 나서서 선뜻 말해주는 이 하나가 없었다... 그게 난 너무 슬프고 괴로웠다.-


난 고소장을 열심히 작성해서 경찰서에 제출했고 그 이후 절차대로 조사가 진행되었다.


직원에게 사실확인서 한 장만 부탁한다고 얘기하니, 그 직원은 왜 자기에게 부탁하냐고..

자기는 그냥 못 본 걸로 한다고... 싫다고 거절했다.


그 자리에 있던 직원들은 전부 다 방관자이자,암묵적 살인을 하는 공범들이라고 해도 

내 표현이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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