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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시나물효원 Oct 16. 2024

우체국 택배는 사랑을 싣고(1)

여성용품을 익산시 초. 중. 고에 택배로 보내다.

16년도 6월쯤이었나?

대한민국 뉴스에서 믿기지 않을 뉴스가 나왔다.

초중고 여학생들이 위생용품(생리대)이 없어서 신발 깔창을 이용하고

휴지나 수건을 쓰며 심지어 생리대가 없어서 학교 결석했다는 학생의 뉴스를 접했다.

세상에..


나는 그 뉴스를 듣고 뭐든 해야만 했다.

(내 친구이자 나를 브런치 작가의 길로 인도해 준 "새벽소리"는 나에게 항상 효원이 너는 실행력 갑이야라고 하는데 정말 내가 생각해도 나의 실행력은 참..^^칭찬한다.)


나는 SNS에서 흔히들 말하는 관종이다. 나를 좀 더 우아하고 아름답게 포장을 한다면

지역사회에서 인플루언서라는 말도 어울릴 법하다.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십시일반 돈을 좀 모아서 주변의 어려운 가정에 생리대를 좀 보내주고 싶었다.

속된 말로 일명 삥 뜯기?라는 단어가 조금은 저급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냥 삥을 뜯어서라도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하나의 보탬이 되어주고 싶었다.

(익산의 홍길동? 아니다!! 박길순^^/그래도 내 성은 갈아먹기 싫다.)


보통의 인간관계를 잘하는 사람들은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같이 동참할래요?라고 물어볼 텐데

나는 다짜고짜 내가 지금 생리대를 좀 사서 보내주려고 하는데 돈 좀 기부해 줘, 통장 이번에 새로 만들었어..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얼마 보내? 묻길래 나는 알아서 성의껏 보내라고 말을 했을 뿐인데..

통장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돈이 들어왔다.


뉴스를 접하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아마 그 뉴스는 정말 지역사회에 크나큰

충격 그 자체였다.


통장에 돈을 입금한 지인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으며 우리는 남자라서 잘 모르니까 여자인 네가 알아서

생리대 제일 좋은 걸로 골라서 학생들 사서 보내주라고 말을 하는 거였다.


사실 여기서 내가 생리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거부감 느끼는 남자나 여자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봐라!! 생리가 얼마나 중요한가?




생리대를 착용해 본 적 없는 남자들은 사실 그 고통을 모를 거다.

생리대 종류도 천차만별인데 조금 저가의 제품을 쓰면 양쪽 사타구니에 땀이 차서 짓무르고

생리혈도 뭉쳐서 다시금 내 몸에 묻고

생리혈이 흡수가 잘 안 돼서 그대로 화장지로 닦으면 묻어나고...

생리대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적어야겠다.

백날 설명해도 남자들이 이 느낌을 알랑가 몰라아아아아아아.


나는 십시일반 모여진 돈으로 순면제품으로 학생들에게 자극이 덜되고 편안한 제품을 골랐다.

그리고 그 물건들을 직접 전달할까 싶었지만 사춘기 소녀들의 감성을 극히 자극하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생리대를 우체국 택배에 담아 익산시내에 있는 초등학교, 중학교, 여고에 보냈다.

택배를 받은 학교에서는 무슨 일이냐며.. 받아도 되는 건지... 그리고 도움 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형편 어려운 학생들이 있었는데 그 아이들에게 따로 보건실로 불러서 챙겨주겠다고 했다.


나는 투명하게 통장 잔고, 생리대 구입내역 영수증, 생리대 포장과정, 생리대 발송 영수증

전반적으로 진행과정을 공개한 덕분인지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안녕? 언니 오빠들이 SNS 페북을 통해, 친구들에게 작지만 도움이 되고 싶어서 이렇게 작은 선물을 보낸다 항상 지금처럼 건강하고 발게 자라렴"이라는 메모와 함께..


그 후

모 중학교 다니는 여학생이 택배 기표지에 적힌

내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했다며

정말 본인이 받은 사랑 잊지 못할 거라며

본인도 성년이 되면 꼭 자기처럼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도울 거라고 했다.


민지(가명)야!

그때 네가 밝은 목소리로 고맙단 인사를 전해와서

얼마나 언니, 오빠들이 뿌듯했던지...


올바르게 잘 성장하는 게 언니, 오빠들이 바라는 거라며

네가 언제든 힘들 땐 연락하라고 했었는데...


지금도 밝게 잘 지내고 있는 거지?

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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