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8 과오를 뉘우치다..

by 가시나물효원

내 눈과 속눈썹을 바라보려면

거울을 통해서만 제대로 볼 수 있지만

내 눈에는 타인의 눈과 속눈썹이 너무 잘 보인다.


비가 오니 병실에 가만히 누워 곰곰이 생각해 본다.


며칠 전 회사 앞에 명절 인사 현수막을 걸고,

경축 노란 봉투법 통과와 함께

집회를 하려고 했었는데 결국엔 내 현수막은 무참히 살해당해서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정당하게 집회신고까지 했고, 집회 준비과정 중이었는데

무슨 그 현수막이 집회 내용이냐는 공무원의 핀잔과 함께

집회 기간 내 없었으니까 철거 가능하다고

본인은 정당하게 처리했다고 되려 내게 큰 소리를 쳤다.


나는 정말 너무 화가 나서 국민신문고와 시 게시판에 내가 정당하게

집회를 개최할 수 있는 집회시위의 권리를 침해당했으며

더 나아가 시 공무원에게 알 권리까지 무시당했다고 했다.


정말 화가 났다.

근데 그 감정들을 지금까지 끌고 가는 것과 간다는 게 내 마음에게 너무 미안해졌다.


현수막업자가 부가세 포함해서 132,000원을

입금하라고 견적서를 보내왔다.

전북최초로 우리 노동조합에서는 친환경 현수막으로 환경을 생각해서

비싸지만 제작했고 나름 개념 있는 전북 본부장이 되고 싶었다.


막상 현수막이 처참하게 살해당하고 난 뒤, 내가 그들의 잘못만 쌍심지를 켜고 찾아내는 모습을

바라보니... 그냥 나 자신이 너무 가여워졌다.

그까지 것... 웃어넘기면 될 텐데... 똑같은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게... 참!!

내리는 비에 오늘 내 과오를 함께 씻어내고 싶다.


내 현수막은 비록 다시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살해당했지만,

본디 이번 일을 계기로 나도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고,

그들 또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할 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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