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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사람 Jul 26. 2023

체육 시간의 추억

Pixabay로부터 입수된 Claudio Bianchi님의 이미지 입니다.


어릴 적부터 체육을 너무너무 싫어했다.

유일하게 체육시간이 재미있다고 느낀 적은 딱 한번 고등학교 1학년때 조를 편성해 안무를 짜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수업이 있었는데 유일하게 딱 그 수업에는 적극적으로 웃으며 참여했다.


다른 시간에는 안 봐도 뻔했다.

비가 와서 좋을 때는 운동장에 나가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꼭 운동장 반바퀴 정도 돌고 수업을 시작하는 90년대 후반의 수업 방식에 적응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운동장이 왜 이리 커 보였을까 한참 뒤에 갔을 땐 그다지  넓어 보이지 않았는데 말이다.

체육선생님들은 늘 카리스마가 넘치셨다.

여자선생님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체육을 싫어하는 이유가 아무래도 달리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러닝머신은 어지러워서 근처에도 못 가고 러닝머신에서 달리다가 속도 버튼을 잘못 눌러 맞춰 뛰다가 크게 무릎이 깨진 적이 있다.

(킹더랜드에서 구원이 러닝머신을 하는데 천사랑이 속도 버튼을 누르는 바람에 뒤로 꽈당 넘어지는 장면에서 심하게 감정이입이 됐다.)  


운동장도 100미터가 그리 길지 않았지만 나에게는  긴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었다.

체육시간이 다가오면 심하게 배가 아팠다.

그때는 체육시간을 어떻게 보내지에 고민이 생겨 선생님들의 고충을 못 느꼈는데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는 선생님들의 성의를 무시했다는 생각에 뜨끔해졌다.


그래도 나를 끝까지 수업에 참여하게 하려고 말도 안 되는 칭찬을 해주셨던 선생님들 덕분에

지금 예쁘게 추억할 수 있다.

(배구경기 볼 때마다 체육시간의 추억이 생각나서 더 관심을 가지고 응원했다.)



#글루틴 #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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