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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o Aug 23. 2023

기대고 버티며, 일상을 산다.

어째도 저째도 소중한 내 몸이니까, 30년 사서의 책 속에 담긴 지혜

“버텨 보자"


"가끔씩 그대에게 내어 주는 나의 어깨가 힘겨울 때가 있다. 얼마나 힘든 시간을 버텼기에 이토록 무거운지. 마음의 무게가 고스란히 어깨에 전달되어 몸이 아려온다. 당신이 지고 있을 삶의 무게가 얼마나 힘들지 짐작이 간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의 시작이었다… 특별할 것 없이 늘 비슷하게 반복되는 그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버티기 버거울 수 있다." (pp.210~211,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요, 허밍버드)




“버텨 보겠다고"


내게 뜻하지 않은 일들은 늘 평범한 하루의 시작이나 끝에서 찾아오는 것 같다. 그날 아침도 보통 때와 다름없이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이내 쓰러지고 말았다. 황당하고 두려운 감정이 동시다발적으로 밀려왔다.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이 무너진 날이었다.  

   

삶이 너무 힘들어 쓰러질 것 같았던 세월을 다 합치면 지금껏 내 인생의 몇 분 지 일은 될 것 같다. 다양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유 불문하고 몸이 힘들었을 때와 마음이 힘들었을 때로 나누어 보니 재미있는 결론이 나왔다. 젊었을 때는 마음이 버거웠고 어느 시기부터 마음과 몸이 함께 아팠다. 나이가 든 지금은 몸이 힘들다.    


지천명(知天命). 하늘의 뜻을 깨닫는다는 나이가 되고 보니 마음은 그럭저럭 버틸만한데, 몸이 버텨내지를 못한다.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단단해진 마음과 달리, 방치했던 몸은 풍파에 무너져 내렸다. 지금 많이 아픈 몸이 내게 말한다. 


"더 늦기 전에 자신을 좀 살펴달라고. 어떻게든  참을 수 있을 때까지는 버텨보겠다고."     




“아픔으로 다가온다."


"눈에 보이는 하루의 풍경이 팍팍한 삶을 담은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이런 날은 나를 둘러싼 모든 일들이 아픔으로 다가온다.


버거운 하루를 보낸 당신을 위로하고 싶지만, 작은 내가 얼마나 힘이 될지 모르는 일이다. 나조차도 그대의 한숨 섞인 얼굴에 마음이 무너졌으니까." (pp.210~211,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요, 허밍버드)




“아픔을 보듬으며 일상을 산다."


잠시 쉼, 짧은 휴가를 얻어 좋아하는 바다를 찾았다. 무너진 마음과 지친 몸을 달래는 내 최선책이다. 서해의 푸른 바다와 맑은 바람 덕분에 마음의 온도가 올라가니 몸이 한결 편해졌다. 마음의 냉기를 온몸으로 버텨낸 몸에게 따뜻해진 내 마음이 말한다. 


"내가 어쨌든 한결같이 든든하게 받쳐주는 너처럼, 나도 네가 어떤 모습이든 변함없이 보듬어줄게." 

 

딸아이가 어릴 적 자주 하던 말이 있다. "엄마는 내가 어째도 저째도 나를 사랑해?" 어째도 저째도, 이 말은 내가 이제껏 접한 가장 함축적인 간절함의 표현이다. 상황이 아무리 달라진다고 해도 존재가 지닌 의미와 가치는 변하지 않는 것처럼, 딸아이도 나도 내겐 세상 제일 소중한 존재니까. 어째도 저째도 내 몸의 아픔을 끌어안고 다독이며 오늘도 일상을 산다.


모두의 일상에 안녕을 바라며 전승환 작가의 에세이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요>(허밍버드, 2018)에 나오는 따뜻한 위로의 말로 이번 책 속의 담긴 지혜를 찾아 떠나는 여행, 책담지(知)를 마친다. 어째도 저째도 엄마는 언제나 우리 딸을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그래도 울지 마라

당신 아픔의 무게를 고스란히 내 어깨로 받치고 버텨 주마

마음껏 기대라그렇게 우리 함께 버텨보자."

(pp.210~211,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요, 허밍버드)


by eunjoo [변산반도 해질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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