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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o Jul 20. 2023

인생에서 가장 귀한 선물, 가족

가족은 이런 존재입니다, 30년 사서의 책 속에 담긴 지혜

     

“우리는 가족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가족은 신이 준 선물이며 우리 역시 가족에게 주어진 선물입니다.-데즈먼드 투투(Desmond Tutu)” (p.42, 나의 하루를 지켜주는 말, 한국경제신문, 2022)




오늘 아침 마당에 나섰더니 밤새 내린 눈이 꽤 쌓여 있었다. 설경을 감탄할 틈도 없이 갈등이 밀려왔다. 출근을 해야 할지, 휴가를 내야 할지. 몇 해 전 낙상 사고로 왼쪽 발등뼈에 두 개의 골절이 생겼다. 그날 이후, 미끄러운 빗길과 눈길은 내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일종의 트라우마가 생긴 것이다. 오늘 같은 날 출근 시간을 보장해 주는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은 전철이다. 하지만 전철을 타기 위해서는 큰길까지 경사진 길을 몇 분 걸어 내려가야 하는 형편이고 보니, 눈 온 아침 풍경에 대한 감동보다는 내 현실에 대한 막막함이 앞섰다. 


잠시 후, 자고 있는 줄만 알았던 딸아이가 마당으로 나왔다. 내 옆으로 다가온 딸아이는 “엄마, 한 2분만 기다려줄 수 있어?”라고 물었다. 딸아이는 요즘 새로운 진로를 위한 도전을 하느라 보통 새벽 2~3시에 잠자리에 든다. 그런 사정을 알기에 가뜩이나 잠이 부족한 딸이 안쓰럽기도 하고 걱정이 되어 “어……. 근데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라고 대답 반 질문 반을 했다. 나의 물음에 딸아이는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엄마, 눈길 무서워해서, 같이 가려고." “......” 그 말에 먹먹해진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딸아이가 앞서가며 만들어 준 발자국을 따라 걸으며 길을 내려가다 딸아이의 뒷모습을 보게 되었다. 딸이 아주 어릴 적에 함께 걷던 눈 내린 날 풍경이 떠올랐다. 고사리 같은 손에 털장갑을 끼고 내 손을 꼭 잡고 눈길을 한 발자국씩 걸어 내려가던 다섯 살 딸아이의 모습이. ‘언제 저렇게 컸을까.’ 그 순간 내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솟구쳐 올라왔다. 딸아이가 당황스러워할까 하는 마음에 눈물이 핑 도는 것을 애써 참았다. 딸아이가 내게 준 사랑으로 인해, 오늘 아침에 내린 눈은 나에게는 더 이상 눈이 아니었다. 봄바람에 휘날리는 향기로운 벚꽃 잎이었다. 


선물처럼 나에게 온, 딸아이의 사랑으로 가슴이 꽉 차서 두둥실 하늘로 올라갈 것만 같은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딸과 엄마, 우리는 가족이다. 가족은 이렇게 기쁜 일도 함께 하고 슬프고 아픈 일도 함께 나누며 살아간다. 가족이 보내는 모든 날들이 평안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어떠한 형태의 가족이든, 가족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족은 신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다. 자신의 인생에 선물 같은 존재, 그래서 가족은 서로에게 세상 가장 소중한 존재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에 나오는 '구두쇠 영감 스크루지'. 돈은 귀한 줄 알면서도  사람 귀한 줄은 모르고 사는 천하에 수전노다. '스크루지'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자신을 찾아온 친구 '말리 유령'에 이끌려 조카 '프레드' 집을 방문하게 된다. 친구 말리처럼 '유령'이 된 스크루지를 조카와 그의 가족들은 볼 수가 없다. 그날 밤, 자신을 향한 조카의 따뜻한 마음을 알게 된 그는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고,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 이제 그는 조카 '프레드'에게 '인정 많은 스크루지 삼촌'이다.


'루이자 메이 올컷'이 쓴 ≪작은 아씨들≫은 미국의 남북 전쟁이 시대적 배경이다. 아버지가 전쟁에 나가게 되면서 어려워진 집안 형편을 '메리'와 '조', ‘베스' 그리고 '에이미', 이렇게 네 자매가 어머니를 도와 헤쳐 나가는 이야기다. 힘든 날들이지만 네 자매는 웃음을 잃지 않고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씩씩하게 살아간다. 전쟁이 끝나고 마침내 부모님은 나란히 앉아 석양을 바라보며 추억을 되돌아보고, 네 자매는 행복한 시간을 갖게 된다. 소중한 가족을 위해 사랑하는 가족이 만들어 낸 평온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에 나오는 ‘삼촌과 조카’, ≪작은 아씨들≫에 나오는 ‘네 자매’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문학작품을 통해서도 가족의 사랑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림책 <가족은 꼬옥 안아주는 거야>(박윤경, 웅진주니어, 2011)를 보면, 가족이란 무엇인지, 어떤 존재인지를 재미있고 명쾌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에 담긴 지식과 지혜를 찾아 떠나는 이번 여행은 박윤경 작가의 글로 마무리 지어본다.           


"가족은요,

좋은 일이 생기면 모여서 축하하고

슬픈 일이 있을 때는 서로 위로해 주는 거예요.


가족은요,

때때로 다투고 서로 미워질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가족은요,

멀리 떨어져 지내면

금세 보고 싶어지는 거예요.


그리고, 가족은요,

내가 알아야 할 소중한 것을 가르쳐 주어요."

by eunjoo [콩이의 첫돌, 너의 일 년을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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