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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애취애 Jul 08. 2022

자기 이해가 부모의 역할

4장 행복연습 (4-8)

내가 생각하는 부모의 역할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자신을 이해하는 거다. 자녀를 이해하는게 아니라, 자기를 관찰해서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거다. 그리고 그것을 자녀들에게 전하는 거다. 특히 건강 분야에서 필요하다.


건강 측면에서 사람들 각자가 본인들만의 약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감기에 잘 걸린다. 마른 기침이 많고, 한 번 감기에 걸리면 기침이 몇 개월 간다. 환절기 때, 매년 감기 걸렸다. 아무리 조심해도 걸리고 약을 먹어도 낫지 않았다. 어머니도 나와 똑같다. 우리 두 사람은 매년 고생했다.


일본 유학을 가서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감기 걸리지 않았다는 잘 인지하지 못했다. 건강했던 사람이 갑자기 아파야 왜 아픈 지에 대해서 생각하는데, 건강한 사람이 계속 건강하니까, 본인이 왜 건강한 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 우연히 몇 년동안 한 번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유가 뭔지를 생각했다. 도쿄는 서울보다 따뜻한 날씨에 습도가 높다.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별로 없다. 환경이 변했다. 그리고 패션 스타일도 변했다. 목도리를 하고 다녔다. 겨울에도 한국만큼 춥지 않기에, 가을 잠바에 목도리를 더해 겨울을 보냈다. 목을 따뜻하게 하고 다녀서 감기에 걸리지 않았던 거다. 내 건강 약점은 목이었다. 그걸 깨달은 후, 내가 산 옷은 여름 옷을 제외하고 전부 터틀넥이다. 


아들을 보며, 다시 확인했다. 아들이 초등학생 때, 방한 아이템으로 모자, 귀마개, 목도리 중 하나라도 하고 학교 가라는 말에 목도리를 선택하는 것을 보며, 우리 애도 목이 약하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서른이 넘어서야 목이 약하니 목을 따뜻하게 하고 다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전까지는 매해 감기 걸리며 생활의 질 저하를 피하지 못했다. 미리 알았다면 기침하며 골골대는 일을 피했을 수도 있다. 우리 아이에게 주지시키고 싶다. 목 보온에 신경쓰라고, 항상 목도리를 하고 다니라고, 그러면 너의 생활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 거라고 반복해서 말하고 싶다.


부모의 건강과 자녀의 건강과의 관련성은 생활의 질을 넘어서 생명이 달린 일이기도 하다. 지인과 함께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중, 식당 사장님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분은 50대쯤으로 보이셨는데, 부모님의 사망 원인이 심장마비였다고 했다. 또 자기 위의 형제 두 분도 40대를 넘지 못하고 갑작스러운 심장 마비로 유명(幽明)을 달리하셨다고 했다. 그때는 가족의 사망 원인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었는데, 우연히 큰 병원에서 진료 보던 중, 선천적으로 심장에 문제가 있다는 게 밝혀졌다고 했다. 그리고 수술을 해서 그걸 고쳤다고 했다. 수술해서 고쳤다는 소리를 듣고 안타까웠다. 40대를 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하신 형제분들도 미리 발견하고 수술했으면 살았을 지도 모른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심장병이 가족력인데 수술하면 고칠 수 있다.’ 이걸 미리 알았으면, 형제분들은 살았을 것이다. 


유전자를 연구하셨던 분에게 들은 말인데, 자기 건강의 미래를 알려면, 손윗 가족 중에 가장 자기와 닮은 분을 찾아서 그분이 어떤 병에 걸리고 어떤 건강의 약점을 가지고 있는 지를 보라고 했다. 대부분 그런 흐름대로 간다고 했다. 


이걸 바꾸어 생각하면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건강 이슈가, 미래에 자녀들이 겪을 건강 이슈라는 말이다. 그러니 내가 내 건강을 잘 살피고 그걸 전하는 게 내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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