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필자의 박사학위 논문의 내용을 재편집하였으며 논문을 써나가는 과정을 첨가해서 작성했음을 밝힙니다.
민화를 시작한 지 1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좋아서 시작한 민화였고 너무나 재미있어서 보낸 시간이 10여 년이 지나갔던 것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민화를 좀 더 알고 싶은 지적 호기심으로 가득 차 여기저기 특강도 많이 들었고,
각종 협회의 지도자 과정에서 이론과 실기를 배우기도 했지만
근본적인 필자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지는 못했다.
<위 작품은 국립 민속박물관 소장의 <장생도> 10폭 중 10폭의 그림을 재해석하여 그린 필자의 작품이다. 논문을 준비하면서 발견한 것으로 필자를 웃게 만든 그림이다. 민화의 유머와 해학성이 잘 나타나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기도 하다. 논문을 마치면 꼭 그려보겠다고 다짐했고 소원성취했음~~^^)
<장생도> 10폭, 지본 채색, 142.8*382cm, 국립 민속박물관 소장
그래서 늦은 나이에 대학원에 진학했고 (박사과정)
생활근거지가 대구인 필자는 직장을 다니면서 매주 화요일, 수요일은 칼퇴를 하고
경주에 있는 대학원의 수업을 들으러 다녔다.
매주말마다 서울에 올라가서 실기를 배웠다.
근 3년간 필자는 휴일 없이 대구-경주-서울을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이 생활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거북'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회화, 공예품 등등에서 자주 등장하는 거북은 우리 민족에게 어떠한 존재였을까? 하는 게 나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각종 출판사에서 발행한 민화 도록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있으면 '거북'이 없는 듯이 자주 등장한다.
보통 그림의 메인 주제는 아니었지만 (대부분이 그렇다) 어느 한구석 모퉁이에 숨어 있는 듯한 녀석(?)의 모습을 찾을 수가 있다.
그런데 의외로 녀석의 모습은 많은 그림 속에서 숨은 그림 찾기 하듯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다.
나의 논문은 처음부터 '거북'이 주제는 아니었다.
처음 논문의 주제를 <요지연도>가 아닌 <요지연도>에 등장하는 곤륜산에 살고 있는 최고의 신이자 불사약을 가지고 있는 불로불사의 '서왕모'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었다. '요지연도'에 나오는 서왕모의 생명력에 관한 연구-불사의 존재에서 불멸의 존재로의 변천-'이라는 가제까지 만들어 1년을 미친 듯이 달려왔고 마무리를 앞두고 있었다.
4학기 말쯤, 교수님이 5학기 논문 발표 준비를 하고 있는 나와 최 선생님께 가발표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셨다.
결론적으로 무참하게 깨어졌다.
미술사라기보다는 너무 철학적이라는 것이었다.
교수님들이 원하는 방향의 논문은 이미 너무 잘된 논문으로 나와 있어서 교수님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쓸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한동안 마음을 잡지 못하고 방황을 했다.
이대로 진행을 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껏 써 온 논문을 뒤엎고 새로운 주제로 다시 써야 되는 걸까?
어떠한 결정을 짓지 못한 채 시간은 흘러갔고 나의 초조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어느 날,
마음을 진정시키고 내가 가지고 있는 도록들을 찬찬히 펼쳐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동안 눈에 보이지 않았던 녀석들의 모습이
나와 숨바꼭질이라도 하려는 듯이 곳곳에 숨어있는 것이었다.
유레카~~
교수님과 상담을 했고
나의 '거북'관련 논문은 이렇게 시작이 되었다. ~~~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지도교수도 불명확한 상황이었고, 결국은 지도교수님이 바뀌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논문의 길은 너무나 멀고 험했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구실은커녕 사람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좋은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열심히 열심히 하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