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 한자 명칭, 거북 토템, 거북 신앙
이 글을 시작하기 전에 '龜'에 대한 한자음(音)에 대해 한번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글자는 뜻에 따라 세 가지 '음(音)'을 가지고 있다.
첫째, 거북을 의미할 때는 '귀'로 읽는다
예를 들면 민화에서 주로 거북 그림을 '신구도'라고 많이 읽는다.
이것을 잘못된 표현이며, 거북을 의미할 때는 '귀', 즉 '신귀도'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둘째, 어떤 지명을 의미할 때는 '구'로 읽는다
예를 들면, 경북 구미(龜尾)와 같은 경우이다.
셋째. 틀어지다는 의미를 가질 때는 '균'으로 읽는다.
예를 들면, 균열(龜裂)과 같은 경우이다.
이로써 앞으로는 '龜'의 음(音)에 대한 불필요한 혼돈은 없었으면 좋겠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나의 녀석, '거북'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거북은 고대부터 '장수'와 '지혜로움', '예지력' 그리고 '신의 사자'로 여겨 청룡·주작·백호·현무로 구성되는 ‘사신(四神)’에 포함되었고, 용·봉황·기린·거북으로 구성되는 ‘사령(四靈)’의 하나이기도 했다.
‘거북’은 원래 파충강 거북목에 속하는 파충류를 총칭하는 말로 사용된다.
한자(漢字)로 ‘거북’과 ‘남생이’는 ‘귀(龜)’, ‘자라’는 ‘별(鼈)’이라 구분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셋을 거의 구분하지 않고, ‘거북’이라는 말로 통칭(通稱)하여 사용해 오고 있다.
그러나 민화 속에서 ‘거북’을 의미할 때는, 바다거북이 가지고 있는 육각형의 ‘거북 무늬(귀갑문)’가 있는 거북을 말하며, 종종 ‘남생이’와 ‘자라’의 모습으로도 그려지기도 했다. 옛날부터 거북은 수명이 길고, 육지와 물(水)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수륙 양생(水陸養生)’의 생물이라는 점과 딱딱하고 강한 거북의 등껍질로 인해 특별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고대 중국의 ‘하우(夏禹)’가 낙수(洛水)에서 치수(治水)할 때, 낙수에서 마흔다섯 점의 글씨를 등에 지고 나온 거북이 있었는데, 이것을 ‘낙수에서 나온 글씨’라 하여 ‘낙서(洛書)’라고 하였고, ‘하도(河圖)’와 함께 '주역'의 근본이 되었다.
중국의 초기 문자인 '갑골문(甲骨文)'은 거북의 등에 기록된 것이며, 점을 칠 때 쓰였던 복사(卜辭)이기도 했다. 오늘날에도 ‘거북점’이라는 것이 있어 귀갑을 불에 태워서 그 갈라지는 금을 보고 길흉을 판단하기도 한다.
이처럼 거북은 신령스러운 동물로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양 일대에서 신성시하던 동물이었다. 또한 ‘귀부(龜趺)’라 하여 거북 모양으로 만든 비석의 받침돌로 오래전부터 사용되었고, 집을 짓고 상량(上樑)할 때 대들보에 ‘하룡(河龍)’, ‘해귀(海龜)’라는 문자를 써넣은 것으로 보았을 때, 어떤 중요하거나 무거운 것을 지고 지탱해줄 수 있는, 수호자로서의 힘 있고 신령스러운 동물로도 인식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사람들이 특정 동물이나 식물, 또는 어떤 자연물을 신성시할 때 그 신성시되는 대상을 ‘토템’이라 하며, 이 토템은 씨족 집단과 모종의 관계로 맺어졌다. 씨족 집단이 사는 지역에 그 동물이 많이 살고 있다면, 그것은 그 씨족 집단의 토템이 될 자격이 충분하며,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이 토템이 되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씨족 집단은 기꺼이 그 동물을 존경하고 신성시하였고, 그 동물과의 관계를 지속하고 개선하기 위해 제의적 행동을 취하기도 하였으며, 나아가 그 동물을 집단을 상징하는 표상으로 삼기도 했다. 이러한 점으로 보았을 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서 '거북 토템'이 크게 자리 잡고 있었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주채혁'은 이러한 현상을 ‘거북 신앙’으로 보았고,
거북 신앙의 종류에
거북 신앙의 종류에 충남 공주시 석장리의 후기 구석기시대의 돌거북이나 반귀동(盤龜)의 거북벽화·갑골문·주역·단군신화·구지가·처용가·사신도의 현무·석비(石碑)의 귀부(龜趺)와 이수(螭首)·거북선·귀형(龜形) 또는 용두귀형(龍頭龜形)으로 된 수많은 조선조의 옥새(玉璽)와 어인(御印)·귀(龜)와 용(龍)이 등장하는 상량문(上樑文)·국사당(國師堂) 신앙·거북 놀이·십장생도·설화·연적(硯滴)·무기(武器)·지명·인명·주역에서 비롯된 태극기(太極旗)의 사상까지도 거북 신앙의 범주에 넣기도 하였다.
이처럼 ‘거북’은 신앙처럼 우리 생활 곳곳에 널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