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고려, 조선전기 '거북' 총정리
지금까지 백제시대 고분벽화 두 점, 고려시대 안동 ‘서삼리 고분벽화’와 ‘석관’, 조선 전기의 고분벽화를 살펴보았다. 백제시대 고분벽화 중 ‘송산리 6호분’은 ‘귀사합체’의 ‘현무’ 도상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부여 능산리 고분군 ‘동하총(東下塚)’은 훼손이 심하여 모사도를 통해 붉은색으로 ‘현무’의 모습을 표현한 것을 알 수 있을 뿐이었다.
고려시대에도 고분벽화가 그려진 것으로 보이나, 모두 북한에 남아 있어 확인하기 힘들며,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안동 ‘서삼리 고분벽화’만이 확인이 가능하다.
고구려와 백제시대에서 보였던 벽화에서, ‘현무’ 모습은 모두 ‘측면’의 모습만 그려졌는데, 고려시대 안동 ‘서삼리 고분벽화’의 현무는 뱀 없이 ‘거북 단독’으로, ‘정면’으로 앉아 고개를 돌려 오른쪽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배갑의 무늬가 물고기 비늘 모양으로 표현되었고, ‘현무’ 뒤쪽에 배경으로 산이나 바위 같은 것이 표현되어 있다. 고려시대의 ‘석관’에서 보이는 ‘현무’는 ‘거북 단독’ 형상으로 나타나며, 두상이 ‘일반 거북형’, ‘용두형’, ‘사두형’ 도상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고려 ‘석관’에서는 안동 ‘서삼리 벽화’와 같이 거북 도상의 몸체는 주로 ‘정면’을 향해 앉아 있고, 고개만 돌려 오른쪽을 쳐다보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배갑은 바위나 귀갑문으로 표현되었고, 주로 거북이 배갑 위로 자신의 무게보다 몇 배나 무거운 산을 우직하게 짊어지고 있는 형상으로 표현되었다.
조선 전기의 ‘노회신 묘’ 벽화에서 거북은 ‘실제 거북’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등에 육각형의 귀갑문이 보이고, 입에서 모란꽃 같은 서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으로 그려졌고, 배경으로 산이 그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