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 도상의 기원과 변화 (3) - 한나라~청나라
『예기』, 『여씨춘추』이후의 기록인 전한(前漢) 시대의 『회남자(淮南子)』「천문훈」편을 보면, ‘오성(五星)’을 동방은 창룡(蒼龍), 남방은 주조, 중앙은 황룡, 서방은 백호, 북방은 현무라고 기록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사신’의 개념이 전한(前漢) 시대에는 정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
『회남자』는 전한 시대 회남왕 '유안(B.C.179-B.C. 122)'이 편찬한 일종의 백과사전으로 전 21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씨춘추'와 함께 제자백가 중 잡가(雜家)의 대표작으로 노자 사상을 중심으로 제작백가를 통합하려 한 전한 황로학의 결정체로 보기도 한다.- 위키백과(https://ko.wikipedia.org/wiki/).
또한 『회남자』이후의 기록인 『사기(史記)』「천관서」편에서도 중앙과 사방위 항성(恒星)들에 ‘궁(宮)’을 붙여 동궁(東宮)은 창룡, 남궁(南宮)은 주작, 서궁(西宮)은 백호, 북궁(北宮)은 현무로 설명하고 있어, ‘사신’ 체계의 정립은 물론 ‘사신’ 체계가 ‘천문사상’과 관련이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후한 시대의 기록인 『백호통의』에서는 음양의 성쇠에 대하여 논하며, 동방은 ‘창룡’, 남방은 ‘주조’, 서방은 ‘백호’, 북방의 정기(精氣)는 ‘현무’라고 설명하고 있어, ‘사신’에 대한 개념의 정립은 전한 초 무렵이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섬서성 함양 한26호묘에서 출토된 전한(前漢) 초의 화상전을(圖 1) 비롯하여 한대(漢代)에서 출토된 석각, 화상전, 와당, 동경(銅鏡)에서 거북 형상이 '단독형상'이 아니라, ‘귀사합체’의 몸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圖 2, 3, 4, 5).
또한 ‘복희여와문(伏羲女媧紋)’ 화상석에서는 창조의 신 ‘여와’의 형상 아래, ‘귀사합체’의 몸으로 거북이 그려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이것은 고대에서 ‘거북이 남성의 상징인 뱀으로부터 씨를 받아 어둠의 세계에서 한때를 보낸 후, 새 생명체의 출생을 보게 된다.’는 상징적 의미를 잘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圖 6).
그러나 후한(後漢) 시대 화상전과 벽화에서의 거북은 ‘거북 단독형’으로 그려지고 있다(圖 7, 圖 8)
또한 필자가 확인한 바로는
동진(東晉, 286-394) 시대의 호승사묘 북벽 벽화(圖 9),
북제(北齊, 551)의 산동성 최분묘에서 출토된 현무도(圖 10) ,
당나라 7-8세기에 출토된 현무도(圖 11, 12, 13),
오월(吳越, 939) 시대 강릉 후실 벽수 상부의 현무상 (圖 14),
남송(1127-1279) 시대의 호북성 양번 196호 묘 북벽 상층 현무도(圖 15) 시대까지도
거북 도상은 ‘귀사합체’와 ‘거북 단독형’의 현무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은 명·청 시대까지도 이어졌다.
앞 편, 민화 속 '거북 도상'의 변화와 상징 이야기 (5)에서 전한 시대 『회남자』「천문훈」을 기초로 하여 사방위와 28수(宿), 그리고 28수의 의미와 상징을 정리하면서, 여기에서도 ‘현무’가 ‘귀사합체’의 모습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漢)나라 때 이미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에 대한 ‘오행’에 대한 개념과 동서남북 사방위와 사방위 신, 즉 동방은 ‘청룡’, 서방은 ‘백호’, 남방은 ‘주작(주조)’, 북방은 ‘현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이 이미 정립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예기』「월령」편에 나온 내용을 기초로 ‘방위’와 ‘오색’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였고, ‘사령’과 오방위 색이 정립되어 가는 과정을 나타내었다.
아래 <표>는 『회남자』「천문훈」과 『백호통의』의 ‘사신’ 체계와 천문관에 관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백호통의』의 내용 중 『회남자』와 중복되는 내용은 제외하였다.
내용을 살펴보면, 동방은 목(木), 봄, 창룡(蒼龍), 신맛, 비린내를 나타내며, 서방은 금(金), 가을, 백호, 매운맛, 누린 내를, 남방은 화(火), 여름, 주조(朱鳥), 쓴맛, 매캐한 냄새를 의미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중앙은 토(土), 황룡, 단맛, 향기로운 냄새를 의미하며, 북방은 수(水), 겨울, 현무, 짠맛, 썩은 냄새를 상징하여 오늘날과 같은 ‘사신’ 체계와 ‘오방색’이 정립되었음도 알 수 있으며,
그리고 이러한 ‘사신’ 중의 하나인 ‘현무’의 상징과 ‘오방색’이 민화 속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 오사(五祀) : 다섯 가지 제사로 문, 지게문, 우물, 부뚜막, 안방을 관장하는 신에게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