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속 '거북 도상'의 변화와 상징 이야기 (8)

거북의 생물학적 특성 (2)

by 연아 아트

‘거북’의 가장 큰 특징은 몸 전체를 둘러싼

단단한 각질판인데, 이를 ‘갑(甲)’이라고도 한다.


'갑'은 등을 덮고 있는 등껍질 ‘배갑(背甲)’과

배를 덮고 있는 ‘복갑(腹甲)’으로 구분되고,

육지에 사는 거북은 짧은 발이 달려 있으나,

바다거북은 노 모양의 물갈퀴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 ‘거북’은 머리, 꼬리와 네 다리를 갑 속에 넣어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그래서 거북이 가진 여럿 이름 중 하나인

'장륙'이 이러한 의미에서 생겨난 것이다.


'장륙(藏六)'은 '감출 장(藏)'자와

'여섯 육(六)'을 사용하는데 6가지

즉, 머리, 꼬리, 네 다리, 이렇게 6개를

갑 속에 감출 수 있다고 해서 '장륙'이라고 표현했다.


거북의 부분별 명칭001001 (2).jpg <거북의 부분별 명칭>

기본적으로는 네 발에

각각 5개의 발가락이 있다.

목은 8개의 목등뼈를 가지며 거북 껍질 속을 드나들 수 있다.


분포하는 지역과 형태적 특성 등에 따라 12과 240종이 알려져 있으며, 갑각의 등면은 푸른색 바탕 위에 회갈색이나 암갈색을 띠고, 갑의 모양은 짧은 달걀 모양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쪽에서 난류를 따라 남해안과 동해안으로 오는데, '장수거북'은 거북류 중에서 가장 큰 종류에 속한다.


‘거북’은 비교적 빨리 자라고 오래 사는데, 100년 이상 사는 것도 있어, 이런 속성으로 인해서 옛날부터 ‘거북’을 ‘장수’의 상징으로 보았다. ‘거북’의 대부분은 ‘반수생(泮水生)’이거나 ‘수생(水生)’이며, 주로 적도 부근에서 많이 살지만 온대 지방에도 분포한다. 많은 종이 육상에 살며, 바다에는 '바다거북류'가 산다.


거의 모든 ‘거북’은 오랫동안 먹지 않아도 생명을 유지하는 능력이 있으며, 산란은 물에서 사는 것도 모두 육지에서 한다. 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50∼200개 정도의 알을 낳으며, 일년에 서너번 정도 알을 낳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바다거북과(海龜科)의 '바다거북', 장수거북과(革龜科)의 '장수거북', 남생이과(石龜科)의 '남생이', 자라과(鼈)의 '자라' 등 4종이 알려져 있으며,

바다거북과 장수거북은 바다에서 서식하고, 남생이와 자라는 민물에서 서식한다.


‘남생이(Mauremys reevesii (Gray),1831)’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담수성 거북으로, 석귀(石龜), 수귀(水龜) 또는 진귀(秦龜)라고 불렀다.


몸에 비례해 머리가 크고, 배갑 길이는 25∼45㎝이다.

배갑은 흑갈색으로 갑판의 가장자리에 노란색의 가로줄 무늬가 있고, 약간 어두운 무늬가 부분적으로 퍼져있으며, 여러 개의 골판으로 나뉘어 있다.

'배갑' 등면에 뚜렷한 3개의 용골이 있으며, 가장자리는 둥글다. 또한 '복갑'은 여러 개의 골판으로 나누어져 있고, 갈색이다.

보통 땅거북과 동물들은 등껍질이 높게 솟아 돔(dome) 모양을 가지는데,

‘남생이’는 비교적 낮게 돌출되어 있고 연갑판은 매끄럽고, 앞쪽은 둥글고 뒤쪽은 깊게 패어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배갑'과 '복갑'의 ‘갑’의 길이가 거의 같으며, 후두부는 작은 비늘로 덮여 있고 머리 옆면을 따라 검은 테가 있는 노란색 무늬가 있다.

네 발에는 각각 5개의 발가락이 있으며,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지만 발달하지 않아 물흐름이 느린 하천이나 연못, 저수지 등에서 주로 관찰된다.

다리는 넓은 비늘로 덮여 있고, 머리 측면은 여러 개의 녹색 줄무늬가 나 있다.

주둥이는 짧고 각질화된 부리가 있다.

11월에서 다음 해 3월까지 겨울잠을 자며,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크고 작은 강, 호수, 하천, 저수지 등과 같은 지역에서 서식한다.


‘자라(Tryony× sinensis WIEGMANN)’는 한자어로 ‘별(鼈)’이 표준어이고, 단어(團魚)·수신(守神)·하백사자(河伯使者)·하백종사(河伯從事)·왕팔(王八)·각어(脚魚)라고도 하였으며, 우리말로는 조선시대 흔히 ‘쟈라’ 또는 ‘자라’라 하였고, ‘쟈리’라고도 불렀다.


등껍질은 올리브색에서 회색 등 다양하며, 부드러운 살가죽으로 덮여 있다.

배는 노란색으로, 갑은 매우 편평하고 연하다. 또한 '배갑'과 '복갑'은 인대조직으로 붙어 있다.

다른 거북류와는 달리 입술이 있으며, 주둥이 끝은 가늘게 튀어나왔고, 네 다리는 굵고 짧으며, 발가락 사이의 물갈퀴가 발달하였다.

또한, 머리와 목을 갑 속에 완전히 집어넣을 수 있다.

수컷의 꼬리는 암컷에 비해 두껍고 긴 반면, 다리 굵기는 가는 편이다.

단독으로 생활하며, 주로 낮에 활동한다.

11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모래 속에서 겨울잠을 자고,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거북의 생물학적 특징은 고대인들에게 신령스럽고 친숙한 존재로 느낄 수 있는 타당성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거북은 중생대 화석에서부터 발견될 정도로 근원이 오래되어 사람들에게 이미 친숙한 존재였고, 생물학적으로도 100년 이상 살 수 있어 '장수'의 상징이 될 수 있었다.


또한 알을 수백 개씩 낳기 때문에 '다산'을 상징하기도 하였으며,


사람들은 거북의 돔(dome) 모양의 등과 편평한 배를 ‘하늘’과 ‘땅’으로 생각하고, 거북 등의 귀갑문은 ‘별자리’로 생각해 거북 자체가 하늘과 땅과 별자리를 가지고 있는 '우주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여 '신령스러운 존재'로 인식하였다.


거북은 다른 생물과는 달리, ‘귀갑(龜甲)’이라는 단단한 것으로 목과 네 발을 귀갑 속으로 넣어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 '견고함', '수호(守護)'를 상징하기도 하였다.


또한 거북이 겨울잠을 자는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따뜻한 봄날이면 어김없이 다시 나타나는 모습을 보고, 고대 사람들은 재미있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거북이 어둠의 세계에서 한때를 보낸 후, 새로운 생명체의 출생을 위해 다시 그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하여 '생명력', '재생'을 상징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거북은 육지와 물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신과 인간 사이의 매개자 즉, '신의 사자'로 인식되었다. 또한 ‘음’과 ‘양’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이것을 조화롭게 운용(신선의 호흡법)하여 '장수'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거북의 이러한 생태학적인 모습으로부터 ‘거북’에 대한 다양한 상징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인간 생활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래 <표>는 우리나라에서 서생하고 있는 거북 종류와 민화 속의 거북 도상을 표로 나타낸 것으로, 실제 거북의 모습이 민화에서는 거북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이다.

민화속 거북 도상001 (2).jpg <우리나라 거북 종류와 민화 속의 거북 도상>


<표>를 통해 '장수거북'과 '바다거북'은 바다에서 서식하는 대형종이고, '남생이'와 '자라'는 민물에서 서식하는 작은 종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판소리 다섯 마당 중에 하나인 '수궁가(水宮歌)'와 같은 내용의 소설 『별주부전(鼈主簿傳)』이 있다. '별주부전'의 '별(鼈)'은 '자라'를 의미하고 '주부'는 자라가 용궁에서 가지고 있는 직책명이다.

이것을 풀이하면, '주부'라는 직책을 가진 '별(자라)'의 이야기인 것이다.

'별주부'는 병이 난 용왕의 치료약인 '토끼의 간'을 찾으로 육지로 나와서 이차저차해서 토끼를 찾아 용궁으로 데리고 온다는 내용이라는 것을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다.


그럼 '용왕'은 동해, 남해, 서해 중 어디의 용왕일까?

정답은 없다. 아니 모두 맞다고 하는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왜냐하면, 판소리 '수궁가'를 부르는 창자(唱者)에 따라 동해, 남해, 서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별' 즉, '자라'는 민물에서 서식하는 생물임을 이제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민물에서 서식하는 '자라'가 바다인 동해, 남해, 서해 어디의 용궁에서 살면서 관직을 하고 있다는 것은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소리임을 이제는 안다.


그러나 이것은 웃으며 너그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다.

이것은 '소설'이며, '판소리'임을 감안해야 한다.

과학이 발달하지 못하여 무지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당시 사람들의 '자유로운 사고'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당시 사람들이 거북, 남생이, 자라를 통칭해서 '거북'이라고 불렀던 점을 이제는 알고 있는 우리가 너그러이 이해를 해야한다.


그리고 육지와 물을 왔다갔다하면서 사는 거북, 남생이, 자라 이 셋을 굳이 구분을 해야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꼭 왜 그렇게 했을까의 답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필자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이 바다 쪽보다는 민물(강, 하천 등) 쪽 육지에 사는 사람들이 더 많아서 자신에게 가까이 있고 친숙한 존재인 '별(자라)'를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삼지 않았을까요라고 전형적이고 재미없는(?) 답을 내놓을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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