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속 '거북 도상'의 변화와
상징 이야기 (9)

문헌 속의 거북(1)-신령스러운 존재(신의 사자, 예지력)

by 연아 아트

이번 장에서는 고대 문헌에서 거북이 어떻게 표현되었으며,

어떻게 사람들에게 신령스러운 존재가 되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것을 이해하면, 민화 속에 나타난 거북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헌 속에서 거북은

신령스러운 존재였고,

미래를 예언하고

신의 뜻을 전달하는 신의 사자였으며,

장수와 재복을 상징하였다.

그리고

천지를 지탱하고 수호하는 수호자의 모습이었고,

하도낙서의 윤리를 상징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문헌속 거북모습.png <문헌에 나타난 거북 상징>


거북의 신령스러움은 약 3,600년 전,

'상나라' 왕실에서 시행했던 점복(占卜) 기록인 '갑골문'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상나라에서는 국가적인 대사나 왕실의 행사는 물론 개인적인 일까지도 점복의

결과에 따라 결정짓고 행하였다.

이 점복에 이용된 갑골은 거북 껍질과 짐승의 뼈를 이용한 것으로,

이미 고대에서부터 거북이 신령스러운 존재였음을 알 수 있는 일례(一例)이다.


상대의 점복 관습은 '주대(周代)'로 이어져,

제사와 전례를 관장하는 춘관(春官)인 종백(宗伯) 아래에

거북점을 치는데 관련된 ‘대복(大卜)’, ‘복사(卜師)’, ‘구인(龜人)’, ‘수씨(菙氏)’,

‘점인(占人)’이라는 관직이 있었다.

그 중 ‘구인(龜人)’은 거북점을 치는 거북을 관리하는 직책으로,

'육귀(六龜)'를 관장하였는데,

이는 거북을 취하는 시기와 제사가 있으면

거북을 받들어 보내 점치는데까지 도착하도록 하는 업무였다.


'육귀(六龜)'는

거북 머리 방향의 색깔과 몸체로

거북을 구분하였다.


'천귀(天龜, 검은색)'는 엎드린 것(靈屬),

'지귀(地龜, 황색)'는 우러러보는 것(繹屬),

'동귀(東龜, 청색)'는 앞이 가려진 것(果屬),

'서귀(西龜, 백색)'는 안쪽으로 흘기는 (뇌屬),

'남귀(南龜, 적색)'는 뒤가 가려진 것(獵屬),

'북귀(北龜, 흑색)'는 오른쪽으로 흘기는 것(若屬)이라고 했다.


전국시대의 기록인 『예기』「예운(禮運)」편에서

기린·봉황·거북(龜)·용을 ‘사령’이라 칭하였으며,

그중에서 ‘거북’은 거북점을 칠 수 있는 신령스러운 존재로,

이 거북점에 의지하여 사람의 바른 심정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하여,

‘거북’을 신령스럽게 생각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 나온다.


또한 한대(漢代)에 편찬된 『사기(史記)』「귀책열전(龜策列傳)」편에서도

‘거북’의 신령스러움에 대해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으며,

『산해경』「남산경」에서도 ‘거북’에 대한 언급이 있다.


그 속에는 검은 거북이 많이 사는데,

생김새는 거북 같으나

새의 머리에 살무사 꼬리를 하고 있다.

이를 선귀(旋龜)라고 하며

소리는 나무를 쪼개는 듯하고,

이것을 몸에 차면 귀가 먹지 않고

발이 부르튼 것을 낫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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圖 1, 청나라, 필원도본 圖 2, 명나라, 장응호회도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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圖 3, 상해금장도본 圖 4, 청나라, 사천성 흑인회도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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圖 5, 명나라, 호문환도본 圖 6, 청나라, 왕불도본




또한 「중산경」에서는

기이한 세 발 거북(三足龜)과 세 발 자라(三足鼈)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 남쪽에서 광수가 나와

서남쪽으로 이수에 흘러드는데,

그 속에는 세발 거북(三足龜)이 많다.

이것을 먹으면 큰 병을 앓지 않고

종기를 낫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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圖 7, 명나라, 장응호회도본 圖 8, 상해금장도본 圖 9, 청나라, 학의행도본


종수가 산 위에서 나와 기슭을 숨어 흐르며,

그 속에는 세발 자라(三足鼈)가 많이 사는데,

꼬리가 갈라져 있다.

이것을 먹으면 의심증이 없어진다.


001 (2).jpg <圖 10, 청나라, 왕불도본>


『이아(爾雅)』「석어(釋魚)」편에서는

이 세 발 거북과 세 발 자라를 각각 ‘분(賁)’과 ‘능(能)’이라 지칭하였고,

약재로써 효능도 언급하고 있다.


『사기』「사기 열전」에는

‘거북’이 ‘신의 사자’임을 알 수 있는 기록이 있다.


송나라 원왕(元王) 2년에

강수의 신이,

신령스러운 거북을 하수(河水)의 신에게

사신으로 보냈는데,

이 거북이 천양까지 왔을 때

어부의 그물에 잡혀,

거북 스스로 원왕의 꿈에 나타나,

자신을 구원해주기를 호소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에 원왕은 꿈에 본 거북의 형상을 알려주고,

박사 위평(衛平)은 점판을 움직여

해와 달의 위치를 측정하고,

경중과 장단을 분별하고, 길흉을 관찰하고서,

원왕의 꿈에 나타난 것이

물건의 빛깔로 점을 치는 거북임을 알아냈다.

원왕이 거북을 구해서 보내 주려고 하자,

박사 위평(衛平)이 간언하여

신령스러운 거북을 붙들어 나라의 중요한 보물로 삼게 했다는 내용이다.


거북은 천하의 보물이기에

먼저 거북을 얻는 사람이 천자가 되며

열 번 물어보면 열 번 다 알아맞히고

열 번 싸우는 열 번 다 이깁니다.

이 거북은 깊은 못에서 태어나

황토에서 자라 하늘의 도를 알며

상고(上古)의 일에도 밝습니다.

3000년 동안 물속에서 노닐고

그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중략-

수명은 천지를 덮을 만하며

그 끝을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사물과 함께 변하여

사계절마다 색을 바꿉니다.

가만히 숨어 살면서 엎드린 채

아무것도 먹지 않습니다.

봄에는 푸른색, 여름에는 누런색,

가을에는 흰색, 겨울에는 검은색으로 바뀌어

음양에 밝고

형덕(刑德)에 밝아서 먼저 이해(利害)를 알고

화복을 살필 줄 압니다. -중략-

지금 이 거북은 큰 보물이니

성인(聖人, 강수의 신)의 사자(使者)

되어 뜻을 현왕(玄王)에게 전하러 왔습니다.

거북은 손발을 쓰지 않아도

우레와 번개가 인도하고,

람과 비가 보내주고,

흐르는 물이 흘러가게 해주었습니다.

후왕(侯王)께서

덕이 있어 이 거북을 얻게 된 것입니다.

지금 왕께서 덕이 있어

이 보물을 받았는데도 받지 않고 보내시면

송나라에 반드시 재앙이 있을 것입니다.

나중에 후회한다 해도 미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기록을 통하여 거북은

'천하의 보물'로, '하늘의 도'를 알고,

'수명이 무한'하며,

'오행에 따라 몸의 색깔이 변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신의 사자'로,

오로지 ‘덕(德)’을 갖춘 자만이

신령스러운 거북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당시의 천문관과 점성술에 대하여

추측해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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