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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체 Oct 03. 2022

온화溫和 : 주저 없는 덥석, 따뜻한 손

 - 잡아주는 손은 언제나 찡 찌이잉 하고 와서 울린다

 주말엔 주로 새벽에 '모여서'


 운동을 한다. 오픈케어라는 철인 3종  운동 크루의 성남 분당 로컬 격인 우리 팀은 탄천종합운동장과 탄천변을 주무대로 하여 새벽에 깨우고 모이고 격려하고 달린다. 엊그제 주말 아침 12°를 보고 차에서 내리는데 쌀쌀한 기운이 훅 들어왔다. 챙겨간 바람막이를 입고 에어로빅 러닝을 했다.


 많을 때는 예닐곱


 적을 때는 네댓 명이 달린다. 그날도 앞서거니 두 어명 뛰고 나는 탐형님과 달렸다. 허리 통증 있으셔서 오래 달리지 못하신다고 천천히 1시간 달리기로 했다. 몇 킬로 달리지 않았다. 손이 생각보다 차가워졌다. 우리 둘은 이런저런 수다 속에 시간을  보냈다. 탐형님은 어려서 부모님 따라 미국에 이민 가셨다가 성인이 되어 돌아오셔서 우리말이 서툴렀다. 특히, 가족들 호칭이나 존대어가 어렵다 하신다. 카톡은 더욱 어렵고.


 허리 얘기, 다음 있을 Jtbc 대회, 아들 입국, 고3  우리 아이 시험 이야기하다 계속 손이 차가워 다음번엔 꼭 장갑 챙겨야겠다고 말했다.


 순간, 느닷없이, 덥석


 형님이 두 손을 곱게 모아 내 왼손을 감쌌다.

"와, 진짜 손이 차갑네요. 노체님"

"아, 형님. 손이 많이 따뜻하네요."

형님은 원래 손이 따뜻하시다며 한참 한 손을 잡고 같이 달렸다. 어찌, 그리 쉬이, 뻗어지고 덥석 잡아지는 물질이었던가요, 손이란 게. 10 여  킬로를 달리는 내내 잡았던 형님 손의 온기가 온몸을 돌았다. 심장 근처를 뱅뱅 마사지했다. 찡 찡. 마음과 몸 어디 어디 정情과 온기 필요한 곳에 고루 흘러 다녔다. 

우린 그렇게 햇살 보듬고 가슴 따뜻하게 폭신폭신 달렸다.

  며칠 전 가게에 항상 11시 30분이면 오시는


 분이 예의 그 '라면과 김밥'을 시키셨다. 음식이 나오기 전 내게 자그마한 블루투스 건네주신다. 써보면 좋을 것 같다 하시면서. 가게 자리 하나 차지하고 놓인 태블릿, 손님 앉아야 하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그 녀석을 언제 지켜보셨나 보다. 항상 12시 북적이는 점심시간 직전에 오셔서 혼자 조용히 식사하시고 가시던 분이 마음 쓰다 슬몃 건네고 가신다. 물컵 살균기 위에 자리 잡은 블루투스 스피커의 성능이 좋다. 소리도 곱다, 건네준 이의 마음처럼. 누구에게 건네줄 좋은 마음 받았다. 잘 간직하고 데리고 있다가 필요한 이들에게 보내줘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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