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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nce ko Mar 25. 2017

회상-단독주택 골목에서

도란도란 돋아나는 골목길 이야기

회상-단독주택 골목에서


어느 단층주택 촘촘한 골목엔

연탄재 내놓고 앉은뱅이 방석에 앉아

무심한듯 볕 쬐는 할머니가 털어놓는 이야기가 있다


그 오래된 골목엔

신비한 미소가 일품인 나도샤프란 흰꽃도

쿵쿵 떨어져 심장마저 울리는 붉은 동백도

골목 바닥을 치고 달리는 눈치빠른 바람도

제 분수를 아는 것들은

사람 눈길 잡으려고 바둥대지 않는다


민낯에 말 없어도

고개만 살짝 갸웃거려도

쏟아지는 이야기

온몸 감싸는 그 비밀에

감히 견줄 엄두를 못 내기에


세월의 길고 짧음만으로 

이야기 장단을 말한다는 건

얼마나 어리석은가

피사체가 가장 밝은 순간은 

한 번이요 한 점이듯


골목에서 일어난 일들을 떠올리며

비밀스런 순간이 

살아있음을 말해주었노라고

찡긋, 아니 고개 끄덕이는 모습에야


함구!


그 미소 떠올리며

뛰는 가슴에 

돌아가노라

그 골목으로...


세월이 멈추지 않듯

이야기는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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