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돋아나는 골목길 이야기
회상-단독주택 골목에서
어느 단층주택 촘촘한 골목엔
연탄재 내놓고 앉은뱅이 방석에 앉아
무심한듯 볕 쬐는 할머니가 털어놓는 이야기가 있다
그 오래된 골목엔
신비한 미소가 일품인 나도샤프란 흰꽃도
쿵쿵 떨어져 심장마저 울리는 붉은 동백도
골목 바닥을 치고 달리는 눈치빠른 바람도
제 분수를 아는 것들은
사람 눈길 잡으려고 바둥대지 않는다
민낯에 말 없어도
고개만 살짝 갸웃거려도
쏟아지는 이야기
온몸 감싸는 그 비밀에
감히 견줄 엄두를 못 내기에
세월의 길고 짧음만으로
이야기 장단을 말한다는 건
얼마나 어리석은가
피사체가 가장 밝은 순간은
한 번이요 한 점이듯
골목에서 일어난 일들을 떠올리며
비밀스런 순간이
살아있음을 말해주었노라고
찡긋, 아니 고개 끄덕이는 모습에야
함구!
그 미소 떠올리며
뛰는 가슴에
돌아가노라
그 골목으로...
세월이 멈추지 않듯
이야기는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