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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nce ko Mar 25. 2017

장마

긴 비에 그리움을 걸어 놓습니다

장마


이 하늘과 저 하늘 사이에

거리가 있는 건

그리움 걸어 놓기 위함입니다 


북태평양 어디에서 시작한 구름이

거리에 걸린 그윽한 그리움을 살짝 건드릴 때마다

비로 넘칩니다 


머리 위에 내린 비는

그리움 담은 당신 손길이지요

비 맞는다고 마음까지 젖지 않습니다

다만 그리움에 젖을 뿐 


젖은 머리를 털고

눅눅한 수건을 다리미로 눌러봅니다

김 오르는 수건을 턱 밑에 괴고

눈을 감습니다

따뜻한 김 속에 당신이 내민 손길이

와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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