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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nce ko Aug 27. 2018

밀월

전등사에서

강화도 어느 절

빗살문 너머

앙칼지게 머리숱 헤집던 바람

속살 간질일 때

대웅전 네 귀퉁이

팔각지붕 추녀 아래

옷 벗은 여인


풍경 치고 달아나던 바람

배흘림기둥 타고 오르자

입술 깨물던 신음소리 토해냈고

거칠게 깎아놓은 화강석 계단 아래

세상없이 살 것 같던 중년 남녀

지엄한 단청 아래 속닥거렸다


바람 하나 단속하지 못하면서

수행을 논하는가

제 몸 하나 끊지 못하면서

감히 절연을 말하는가


차라리 먼 훗날이나 얘기하라

오순도순 이야기할 날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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