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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nce ko Mar 03. 2019

귀향 전야

짐을 꾸리고

3개월 구직 기간 동안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다, 체류기한을 보름 조금 넘겼던 말리. 

3년 가까이 열심히 일했는데 근로계약 연장을 거부당하고 새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실패하고 귀국하기로 한 사바.


그야말로 바리바리다. 며칠 동안 귀국 준비한다고 쌓아놓은 가방 말고도 과일에 눈이 간다. 과일을 들고 출국이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둘은 상당한 양의 과일을 사놓고 짐을 꾸릴 준비하고 있다. 오늘 저녁 둘이 떠나면 언제 다시 볼 날이 있을지 모르지만, 열심히 사는 모습이 대견했던 젊은이들로 기억하리라. 잘들 가시라~



귀향 전야


가로등 불빛이 

꺼지고 켜지기를 반복하던 


그 골목 언저리 옥탑방 

창틀에 턱 괴고 

몇 해인가 

별을 보며 날을 헤던 

그가 짐을 꾸리고 있다 


어느덧 

지난 흔적마저 찾지 못할 

어스름 몰려오고 


조마조마하던 가슴 

꾸린 짐에 걸터앉아 

별을 헤며 웃었던 적 있는가 물어 본다 


떠나오던 날부터 적시어

색 바랜 손수건 

고향 떠난 지 얼마인가 묻는 

물기 없는 나그네 마음에 수채화 같은 세월 그리면 


어느덧 

달려가는 마음 

꿈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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