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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nce ko Aug 23. 2019

허리 잘린 강에서

임진강에서 황포돛배를 타고

한때 대단했던 가수가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황토돛배 위에서 하늘을 바라보았네


제 살 깎아 붉은 몸 드러낸

임진적벽은

강물 위에 뚝뚝 피눈물 흘리는데


천 원짜리 새우깡에 길들여진

갈매기는

허리 잘린 강에서도 울 줄 몰라


과자를 찾아 낮게 날뿐

높이 날지 않는다

북으로 남으로

날던 기억은 유행가 가사만큼 옛 일

허리 잘린 지 몇몇 해

이제는

어디로 가느냐 묻는 이도 없어


허리 잘린 강에서도 울 줄 모르는 갈매기와 벗한 사공은

개경을 넘나들던

시절을 얘기하며

이 강물은 사람들이야 어떻든

하 세월 동안 멈춘 법이 없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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