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 넘어 비어가는 자리는 무엇으로 채우나
땡땡이 찬가
나이가 들면서 빈자리에는
안 먹어도 부른 똥배가 주는 더부룩함과
어깻죽지 통증이 차지한다.
아, 진짜 비어가는 자리는 뼛속이라 했던가
그러거나 말거나
지금은 책상에 앉을 때가 아니라
바닷가에서 신나게 물놀이하며
피부를 태울 때라고
여름은 모름지기
석달열흘 온 힘 다해 놀아야 한다고
목덜미에 물때가 새까맣게 끼고
등짝은 뱀 허물 벗듯이 몇 번씩 벗겨지다
물놀이를 그만 둘 즈음 둘둘 밀릴 땟국물을 준비해야 한다고
목 놓아 외치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빈자리에는
안 먹어도 부른 똥배가 주는 더부룩함과
어깻죽지 통증이 떡하니 자리하고
휑한 뼛속은 바람이 채워 놀 힘마저 없구나
뱃살은 인격이요
통증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거라며
빈자리를 아쉬워하지 말고
세월과 벗하자
소화불량에
목을 가누기조차 힘들어도
다 때려치우고 놀아 보세
에헤라디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