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의 도살자들

화 있을진저!

by Prince ko




여기는 예루살렘

거룩한 도성


달빛 형형한 밤에 대낮부터 시작된 불길이 타오른다

어린 양이 짧은 신음 소리를 내고 눈을 감자

창자가 드러나고

제단에 오르기 전부터 성 안은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질퍽거리는 배설물과 내장을 태우는 이들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코를 틀어막지만

그것은 냄새 때문이 아니다

보이는 거라곤 죽음뿐인 거리에서

날마다 죽음을 목도하는 이들의 질고를 담은

날 것 그대로의 민낯은 어울리지 않아서다


똥문 밖 힌놈 골짜기 칙칙한 무덤들은 1)

보름 달빛 아래

삶과 죽음을 나누고

여기가 게헨나라고 말하지만 2)

생명이 통곡할 뿐

죽음은 통곡하지 않는다


보름달 횃불 아래

입 맞추는 자가 가까이 올 때

큰소리치던 자는 칼을 들었고

함께 하던 남자들은 멀찌감치 거리를 두었다

두려움과 불신이 모두를 삼키고

대제사장의 무리 두려웠던 청년은 벗은 몸으로 내뺐다 3)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 4)


달빛 속 똥문을 지나 성전

모략과 배신은 죽음을 안기고

조롱과 채찍, 권력의 언어와 함께

미리 선포된 죽음은 성전을 허물었다


예루살렘에 화 있도다!


다 이루었다! 5)


그 소식을 감추려는 듯

양 굽는 냄새가 거리에 진동하고

제사장의 기름은 넘쳐나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인간의 땅으로 만든

도살자들은 오늘도 여전하다


1) 똥문(분문)은 예루살렘 성전과 통곡의 벽으로 가는 주요 경로 중 하나로, 현재도 많은 사람들이 이 문을 통해 성전산으로 이동한다. 이 문은 예루살렘의 여덟 개 성문 중 가장 낮은 위치에 있으며, 역사적으로는 쓰레기를 버리는 기능 외에도 성전과의 연결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2) 게헨나는 예루살렘의 서남쪽에 위치한 힌놈 골짜기를 의미한다. 이곳은 고대 이스라엘에서 우상 숭배와 아동 희생의 장소로 알려져 있으며, 후에 쓰레기와 시체를 버리는 곳으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게헨나는 신약 성경에서 지옥, 영원한 형벌의 장소를 상징하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게헨나는 히브리어로 '힌놈의 골짜기'를 뜻하며, 예수님은 이곳을 언급하여 최후의 심판과 관련된 경고를 하셨다. 이곳은 불타는 쓰레기와 시체로 인해 악취가 심했으며, 이러한 이미지가 지옥의 형벌을 상징하는 데 사용되었다.

3)막14:52

4)막15:18

5)요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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