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벌써...
눈 녹는 날에 쓴 비가, an elegy
폭설 뒤 가랑비
길거리 쓰레기로 치워진 눈은
골다공증 앓는 것처럼 숭숭 바람 든다
무릎이 시리다
벌써 바람들 나이인가
어머니는 날 궂으면 말씀하셨지
아이고~ I go...
연식 다한 엔진처럼
만신이 녹아나는
신경통이라고도 했고
골병이라도 하셨어
나흘 아니 사흘도 못 가 허물어진 눈처럼
인생 뒤편으로 떠밀려
헤아린 연수가 몇 해던가
현자는 인생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 했건만
손녀 면사포 쓰는 건 보셔야지
백수를 바라는 건
내 욕심일까...
폭설 뒤 내린 가랑비에 녹는 눈을 보며 궂은 날이면 삭신 쑤시다던 어머니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