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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믿음과 상상 Dec 27. 2023

의미 없음

한 동안 열정을 가지고 했던 것들이 의미가 없어졌다. 마치 어딘가에 중독되었다가 정신을 차린 느낌이다. 


겨울이 와서 로드 자전거를 안 타니 자전거에 대한 열정이 사라졌다. 자전거를 타느라 골프를 안 쳤더니 골프에 대한 열정이 사라졌다. 책을 쓰느라 단톡방을 탈퇴하고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니 고독이 편하고 좋아졌다. 


그동안 도파민에 중독된 걸까? 1년 동안의 나는 과연 나였을까?


지금의 나는 또 다른 무엇일까? 

의문이다.


뭔가 다른 나로 다시 돌아왔다. 나에게 의미 있던 것들은 의미 없음으로 바뀌었다. 


한때 자동차에 미쳤던 적이 있는데 지금은 전혀 자동차에 관심이 없다. 인간은 자기가 집중하고 에너지를 쏟는 것에 열정을 가지도록 프로그램된 듯하다. 그렇게 열정을 가졌던 것들이 의미 없음으로 바뀌니 당혹스럽다. 


나는 다시 책을 읽고 명상을 한다. 혼자만의 고독은 나를 통제하기 쉽게 만든다.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도 외롭지 않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이제는 무언가 채울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 사색을 하고 내면을 바라본다. 주변의 사람들을 관찰하고 매사에 감사함을 느끼는 암시를 한다. 자기 전에 암시하고 자고 나서 암시한다. 가진 것들, 오늘 하루, 앞으로 가질 것들에 대해 감사함을 반복한다. 이것은 암시가 되어 매사에 감사함을 만든다. 인간이 프로그램된 데로 나는 나를 통제한다. 


감사함을 통해 사랑하는 마음을 만든다. 가족을 사랑하고 주변인들을 사랑한다. 내가 가진 추함과 부끄러움을 끄집어내어 온전히 느낀다. 나의 추함을 부정하지 않고 인정하기에 다른 사람의 추함을 인정하고 그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나를 사랑해야 남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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