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죽었다] 1부
몇 달 후, 익준의 아내 정안은 아들과 함께 교외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갔다. 정안은 남편의 살인으로 충격을 너무 받았고 주변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극도로 두려워했다. 일주일에 3번씩 심리 치료를 받을 정도로 심신이 불안했다.
일요일 정안과 아들은 마당에서 쉬고 있었다. 몇 달 동안 비워있던 옆집이 팔렸는지 새로운 가족이 이사를 하느라고 분주했다. 바로 그때 예쁜 하얀 강아지가 옆집에서 정안의 집으로 넘어왔다. 강아지는 꼬리를 흔들며 정안의 아들에게 다가왔다. 정안의 아들 민준은 강아지를 들어 올렸다.
“엄마 이 강아지 봐. 너무 귀여워.”
“민준아. 옆집 강아지인가 봐. 갖다 주렴.”
옆집으로 이사 온 남자가 딸과 함께 인사하러 왔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옆집으로 이사 오게 됐어요. 혹시 저희 강아지가 여기로 오지 않았나요?”
“아~네. 여기 있어요. 민준아 강아지 드리렴.”
그 남자의 딸이 강아지를 받아 안으며 말했다.
“오빠, 이 강아지 이름은 몽키야.”
“몽키? 예쁜 이름이네.”
“언제든 몽키가 보고 싶으면 얘기해. 만나게 해 줄게.”
민준과 옆집 남자의 딸은 어느새 친해져서 몽키와 정원 한가운데에서 뛰어놀았다.
“봄이야. 조심해~ 다친다.”
옆집 남자는 딸에게 주의를 줬다.
정안은 궁금해서 물었다.
“혹시 사모님은 집에 계시나요?”
“아니요. 병으로 죽었습니다.”
“어머 죄송해요.”
“괜찮습니다.”
영실은 정안에게 명함을 건넸다.
“제가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데요. 대학이 서울에 있어서 가끔 늦습니다. 혹시 봄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으면 연락 좀 부탁해도 될까요?”
“그럼요. 당연하죠.”
“그럼 저는 이만 집안 정리를 하러 가겠습니다. 혹시 봄이 다 놀면 저희 집으로 보내주세요.”
영실은 정안에게 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한 영실은 묘한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