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늬는 포근한 침대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과연 어떤 사람의 몸으로 들어온 걸까…?’
머릿속에 호기심과 긴장이 섞였다. 하늬는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그러자, 작은 몸이 하늬의 품속에 파묻혀 잠들어 있었다.
‘강아진가…?’ 하늬는 조심스레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아~악! 뭐야? 너 누구야?”
갑작스러운 소리에, 작은 남자아이의 눈이 반짝이며 깜짝 놀라 일어났다. 아이는 몸을 비비며 하늬를 바라보았다.
“엄마, 왜 그래? 깜짝 놀랐잖아.”
하늬는 고개를 돌려 침대 반대편을 바라보았다. 웬 거대한 남성이 코를 골며 깊이 잠들어 있었다.
‘이게 뭐지… 혹시 이 사람이 내 남편이고, 이 아이는 내 아이인가?’
하늬는 잠시 숨을 죽이고, 아무도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욕실로 향했다.
거울을 바라보자, 그 안에는 꽤 나이 들어 보이는 아줌마의 얼굴이 비쳤다.
‘이럴 때가 아니야. 엄마를 만나려면, 내가 누군지를 빨리 파악해야 해.’
하늬는 대충 씻고 달력을 확인했다.
‘올해가 2000년이면, 엄마 나이가 열여섯 정도겠네…’
하늬는 자기가 들어온 아줌마의 가방을 열어 정보를 확인했다.
‘뭐야? 내 직업이 경수 중학교 수학 교사라고? 나이는 35살이고, 이름은 김효선? 그럼 엄마는 지금 중학생일 테니, 내가 일하는 학교의 학생일 수도 있겠네.’
그 순간, 옆에서 잠자던 아저씨가 안방 문을 열고 나왔다.
“여보, 아침 준비 다 됐어요?”
“네? 무슨 준비요?” 하늬는 깜짝 놀라며 반문했다.
“아침 준비! 아침 먹어야죠.”
“왜 내가 해요?”
“응? 그건 당신이 늘 해왔잖아요.”
“나도 일하잖아요. 하루쯤 당신이 해도 되잖아요!”
“그럼, 샌드위치라도 만들까요?”
“좋아요, 샌드위치!”
“오늘은 좀 이상해 보이네요. 어디 아파요?”
하늬는 속으로 다짐했다.
‘이상하게 보이면 안 돼. 의심받지 않게 자연스럽게 행동해야 해.’
“사실 오늘 몸이 좀 아파서 그래요. 당신이 도와주면 좋겠어요.”
“알았어요. 그럼 내가 아침 준비할 테니, 시헌이 씻겨서 어린이집 좀 보내요.”
바로 그때, 안방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엄마~ 어디 있어?”
하늬는 침대에 누워 있던 시헌에게 다가가 부드럽게 등을 쓰다듬었다.
“일어나야지, 시헌아!”
“엄마, 등 좀 긁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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