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보다 더 강력한 사랑을 만들어 주는 것

애착이 회복될 때 내면 아이가 치유된다

중년의 부부는 어느 순간 성적 욕망보다 정서적 지지가 더 절실해진다. 몸의 열정보다 마음의 피로가 먼저 찾아오고, 함께 있어도 서로에게 기대기 어려운 시기가 온다. 이때 “섹스를 늘리자”는 접근은 거의 효과가 없다.

오히려 핵심은 애착의 회복이고, 그 애착이 다시 작동할 때 부부의 모든 감정 시스템이 다시 살아난다.

이 글은 부부가 서로를 천천히 만져주고 느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왜 섹스보다 더 깊은 충만감과 치유를 주는지를 임상심리학 관점에서 해석한 이야기다.

1. 중년 부부가 잃어버린 것은 ‘욕망’이 아니라 ‘정서적 안정기지’다

임상심리학에서 애착 이론을 만든 존 볼비(John Bowlby)는 이렇게 말했다.

“성인은 어린 시절 애착의 성인 버전을 배우자에게서 찾는다.”

우리가 배우자에게서 원하는 것은 뜨거운 열정보다 먼저 정서적 안전(safety)이다.

중년의 부부에게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욕망이 식어서가 아니라 서로를 향한 **안정기지(secure base)**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정서적 안전기지가 무너지면 나타나는 증상은 다음과 같다

대화가 줄어든다

서로를 오해한다

이유 없이 짜증이 늘어난다

부부 사이의 신경계가 긴장 상태로 굳는다

섹스는 ‘행위’만 남고 ‘감정’이 사라진다

이런 상태에서 필요한 것은 자극적 성행위가 아니라 신경계 안정이다. 그 안정은 아주 느린 접촉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