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내면-5편

자립한 사람의 착함 — 도움을 줘도 지치지 않는 이유

우리는 흔히 이렇게 생각한다.

“더 많이 도와주는 사람이 더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살아보면 알게 된다. 어떤 사람의 도움은 받고 나면 마음이 편해지는데, 어떤 사람의 도움은 받고 나면 이상하게 무거워진다. 둘 다 “도와줬다”는 사실은 같은데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여기서 갈린다.

결핍에서 나온 착함

자립에서 나온 착함




자립한 사람은 “사람”에게 기대지 않는다

자립은 경제력 이야기가 아니다. 자립은 이런 상태다.

“사람이 나를 인정해 줘야 내가 괜찮은 존재가 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이들은 도움을 줄 때도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를 어떻게 볼까?”

“고마워할까?”

“나를 필요로 할까?”


대신 이런 질문만 남는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도울 수 있을까, 없을까?”

여기엔 자기 과시도, 보상 기대도 없다.




자립의 착함에는 ‘조건’이 없다

자립한 사람의 도움은 이상할 정도로 가볍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중에 나도 도와줘야 해.”

“내가 이렇게 했다는 걸 기억해.”

“내가 이렇게 해줬으니 넌…”


이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오직 하나다.

할 수 있으니까 한 것.

그래서 상대가 고마워하지 않아도, 칭찬하지 않아도, 티를 내지 않아도 속이 상하지 않는다. 도움이 자기 존재 증명의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립한 사람은 “거절할 줄” 안다

거절을 못 하는 사람은 대부분 결핍 상태다.


왜냐하면,

거절하면 미움받을까 봐

나쁜 사람 될까 봐

관계가 끊길까 봐


그래서 억지로 돕다가 속으로 이렇게 말한다.

“내가 이렇게 해줬는데…”


반면 자립한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못 도와.”


하지만 대신 덧붙는다.

“그래도 네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거절해도 상대를 버리는 게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의 관계는 이상하게 안정적이다.




자립한 사람은 “스스로를 먼저 챙긴다”

결핍의 착함은 늘 이렇다.

나보다 남.


하지만 자립의 착함은 이렇게 된다.

먼저 나, 그리고 가능하면 남.


이 말이 이기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자신이 무너지지 않기 때문에 오래, 꾸준히 도울 수 있다. 숨도 못 쉬면서 타인을 구하려고 뛰는 소방관보다, 산소마스크를 먼저 착용하고 구조하는 소방관이 결국 더 많은 사람을 살린다.




자립한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이상한 편안함

자립한 사람을 만나면 이상한 감정을 느낀다.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빚진 느낌이 들지 않고

계속 연락하지 않아도 편안하다


왜냐하면 이들은 관계를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서로를 소유하지 않는다.”


그래서

붙잡지 않고

조르지 않고

확인받으려 하지 않는다


그냥 이렇게 말한다.

“네가 네 인생을 잘 살면 좋겠다.”

그리고 진짜로 그렇게 믿는다.




자립은 “나는 괜찮다”에서 시작된다

자립은 거창하지 않다.

이 문장이 몸에 스며드는 것.

나는 누군가에게 필요하지 않아도, 나는 이미 괜찮다.


이 문장이 자연스러워질수록

도움은 가벼워지고

관계는 느슨해지고

인생은 덜 흔들린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이런 착함이 가능해진다. 도와줘도, 안 도와줘도 나는 괜찮다. 그래서 지치지 않는다.





자립한 사람의 착함은 결핍을 채우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충분함이 흘러넘친 결과다.

그래서 그들에게 착함은 부담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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