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아들을 생각하며


<너>


너를 많이 사랑했어.
물론 지금도 사랑해.

그렇지만 예전 같지는 않아.


예전에는 정말 연결됐다고 생각했어.


난 너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전화하는 걸 좋아했어.
넌 언제나 밝은 목소리로 나를 반겼지.
마치 내 전화를 기다렸다는 듯이
벨이 울리자마자 받았어.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넌 내 전화를 받지 않아.
벨이 한 번 울리고, 두 번 울리고
벨이 아무리 울려도 받지 않아.


이제 난 너에게 그리 반가운 존재가 아닌가 봐.


처음 너를 봤을 때는 너무 충만했어.
내 가슴속에 사랑이 넘쳤어.
이런 게 조건 없는 사랑이구나를 느끼게 했어.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넌 변했어.
아니, 어쩌면 내가 변했는지 몰라.
정확하게는 우리 둘 다 변했지.


난 너에게 더욱 많은 기대를 했고
넌 그 기대에 따르지 못했어.
나의 실망이 깊어갈수록
너도 점점 멀어져 갔어.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원망하며
멀어져 갔어.


내 세상의 전부였던 너는
자기의 세상을 만들고 있어.


그 세상에 나는 없지.


난 이제 너의 세상을 인정하고
새로운 사랑이 무엇인가를 고민해.
조금 낯설지만
이런 것도 사랑이구나라는 것을 알아 가.


네가 멀어질수록 새로운 사랑의 관계가
우리를 감싸.


네가 내 모든 것이어서
온전히 내 맘대로 되기를 바랐어.
그런데 그것을 온몸으로 거부하는 너를 보고


이제 사랑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라는 것을 알게 됐어.


이제 우리의 사랑은
용광로같이 뜨겁지 않아.
마치 차디찬 얼음 같지.


그렇지만 이것이
사랑이라고 이제는 받아들일래.


사랑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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