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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nch May 04. 2016

백패킹으로 떠나는 무인도 사승봉도

백패킹 장소 추천

이번 백패킹 장소 추천으로 인천의 무인도 사승봉도를 소개하고자 한다.
아직 여름의 끝자락인 9월 초라 섬 백패킹 장소는 갈만하다.
백패킹을 다니다 보니 짐도 가볍게 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막히는 원거리 자동차 운전보다 전혀 트래픽 없는 배를 이용한 섬 백패킹도 좋아하게 된다.

오늘은 인천 연안 여객터미널을 이용하여 배를 탑승한다.
집에서 인천여객터미널은 약 40km로 한 시간 남짓한 시간만 소요되며, 주차는 연안 여객터미널 주차장에 하면 1일에 만원 해서 토털 2만 원에 가능하다. 살짝 비싼 감이 있지만 그래도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면 갈아타고 해서 약 2시간이 넘게 걸려 이 선택이 더 효율적이다.

그리고 배표는 이미 한 달 전에 예매를 해둔 터라 지금은 매진에도 불구하고 여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더욱이 정부에서 50% 지원이 되는 터라 1인 왕복 2만 원 대면 가능하다.

그렇게 주차를 하고 9시 배를 탑승하기 위해 먼저 승봉도로 가는 배에 오른다. 무난하게 약 1시간 10분 소요가 된다.
지겹지도 않고 적당한....

연두색의 레인보우호가 자월도 이작도 등을 거쳐 승봉도로 데려다주는 배이다.
세월호 이후 배 승선시는 반드시 신분증 지참이 필요하다.
없으면 절대로 못 타는 상황이 발생하니 꼭 챙겨가길...

좌석은 따로 없는 관계로 그냥 아무 데나 선착순으로 앉는다.
우린 백패킹 배낭 때문에 2인석 자리를 찾아 앉았다. 화장실과 가깝긴 하나 배낭도 옆에 둘 공간이 있어 좋다.

배 안에는 매점이 있는데 배가 출발하자마자 오징어에 맥주에 과자 등을 사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생각보다 장사가 잘되는 듯 보였다.
근데 냄새가 진동을 하니 가급적 오징어 같은 건 판매를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한 시간 남짓 지나자 가장 마지막 종착역인 승봉도에 도착했다.

대부분은 이작도에 많이 내리는 듯하다. 이작도도 데크 해안길 등이 잘 되어 있어서 상당히 좋을 듯 싶다.
다음 섬 백패킹 장소는 이작도를 고려해 볼 생각이다.

승봉도에 내리니 마침 사승봉도를 관리하는 이모님이 전화가 온다. 선착장에 선박이 대기하고 있으니 그 배를 타라고 한다.
사승봉도는 무인도이자 개인 사유지라서 야영비를 1인당 만원을 받는다.
그런데 이 사승봉도 주인은 따로 있고 이 이모님이 매년 대여를 받아 관리하는터라 들어가려면 이 이모님에게 먼저 연락을 해서 배편 등을 문의해야 가능하다. 010-5117-1545
술 한잔 먹다가 이모님에게 시작한 배경이나 임대비 등을 듣기 했지만 내용상 공개하긴 그렇고 어째던 이모님은 사업을 하던 수완과 감각이 좀 있는 분이었다.  8년 전 시작했으니..

다행히 단체 야영객들이 있어 사승봉도로 들어가는 종선 뱃삯은 왕복 1인당 15,000으로 낮아졌다. 만일 사람이 없어 독선으로 타고 가면 왕복 10만은 줘야 한다. 하긴 낚싯배 갯바위 개념이니 비슷한 가격이긴 하다.
그러니 사전에 이모님께 전화를 걸어 사람을 모아야 한다.

그렇게 배를 타고 약 10분 정도 가니 이작도를 우측에 두고 앞에 보이는 섬이 사승봉도가 나온다. 정말 고운 모래 해변에 모래섬이라 이곳 사람들은 사도라고 부른다.

해변에 도착하면 선장님이 사다리를 내려주신다.
사다리로 한 명씩 해변에 내리는 모습이 마치 우주 달나라에 인간이 처음 상륙하는 모습 같이 보인다.

내리자마자 발견한 거대한 해파리. 무섭다.

아무고 밟지 않은 듯 모래 해변이 쫘악 펼져진 사승봉도의 해변 첫인사가 정말 기분 좋다.

일단 인증숏 하나 남기고...



내가 걸어온 발자국도 남겨본다. ㅋ

여기서 잠깐!
위 사진이 무엇인가 하면 바로 우물 되시겠다. 섬에 우물이라니...
무인도 사승봉도는 백패킹 장소로 추천할만한 이유가 바로 이 우물에 있다. 보통 무인도 작은 섬에는 이렇다 할 물이 없는데 여긴 작은 우물이 있어 바다에 들어갔다 나와도 몸을 가볍게 씻어줄 물이 있는 것이다.

물론 먹어도 된다고 하지만 먹기에는 조금 그렇고 정수기가 있다면 가능할 듯.

이렇게 우물 바닥도 고운 모래가 깔려 있고 매어놓은 바가지를 넣어서 물을 길어 올리면 된다.
난 나름 가져간 포도도 씻어먹고 담날 세수도 하고 요긴하게 사용했다.
물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으나 야영객이 사용하기에는 충분할 듯하다. 그러나 아껴 쓰길 당부한다.

자 그리고 가장 여성들의 백패킹 장소 선정시 고민이 화장실일 텐데 여긴 그래도 야생에서 처럼 아무 데나 볼일을 보지 않아도 된다. 그나마 간이 샤워텐트로 가려져 있는 공간도 있으니.

저기 멀리 보이는 곳은 관리를 하시는 이모님의 베이스캠프다. 뭐 없는 거 없이 살 수 있을 정도로 갖추어진 살림살이..
그렇다고 이모님이 여기서 사는 건 아니다. 집은 부천이고 야영객이 있을 때나 들어와서 관리를 하곤 한다.

자 이제 대략 지형물을 살펴보고 약간 나무에 우거진 사이트 치기 좋은 곳들도 있으나 오늘은 과감히 바람이 좀 불어도 해변 가까운 곳으로 내려와서 백패킹 사이트를 구축한다.
왜냐면 여긴 무인도이니깐...

바닥이 모래이다 보니 가지고 있는 가벼운 방수 주황색 매트? 도 깔아서 생활공간으로 마련한다. 아무래도 신발도 벗고 다니고 모래에 묻은 발도 털고 해야 하니... 요긴하게 사용했다.

다행히 예상대로 미군 샌드 팩을 가져가서 모래바닥임에도 불구하고 튼튼하게 타프도 칠 수 있었다.
참고적으로 샌드 팩을 안 가져가도 모래를 담은 PT병들이 많이 있으므로 묶어서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바람이 워낙 세서 타프가 버틸지는 잘 모르겠다.

자 이제 섬 반대편도 가보고 이리저리 무인도 사승봉도를 돌아다녀 본다.

거의 2/3 정도를 둘러봤는데 정말 아름답고 평화로운 경치가 나온다. 한 바퀴 도는데 한 30-40분 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밤에 하늘은 별이 쏟아질 만큼 아름다운 은하수가 만들어진다. 아마 내가 태어나서 그렇게 멋진 밤하늘을 본건 몇 번 안 되는 느낌이다.

섬 주위를 돌다 보니 이곳은 본류대로 조류가 흐르는 곳이라 낚시가 잘되는지 배낚시를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특히 모래 지역이라 광어가 많이 서식하기도 하나보다.
낚싯대를 가져가지는 않아 잘은 모르나 대부분은 낚시 캠핑을 많이 오는 듯하다.

우린 1박 2일 동안 이렇게 아름다운 무인도 사승봉도를 만나볼 수 있어 행복했고 백패킹 장소로 잘 보존하기 위해서는 백패커들 스스로가 아끼고 사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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