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시 고려해야할 사항
주말에 짐을 정리하가다 10여 년 전 딸아이가 아빠에게 보낸 편지를 발견했습니다.
편지에 적힌 날짜를 보니, 초등학교 입학 전으로 추정됩니다.
이제 고3이 되는 딸을 바라보며, 문득 그때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편지 속에는 아이가 바랐던 것이 적혀 있었습니다.
아빠, 주말에 외출하기 일요일.
아빠 힘내.
생각해 보니, 그 시기는 월화수목금금금의 생활을 하던 때였습니다.
주 52시간제가 없었고, 평일엔 새벽 2~3시,
주말에도 근무하느라 딸이 태어나고 5살이 될 때까지 함께한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제일 예쁘고 사랑스러울 시기에, 아빠는 늘 집에 없는 사람이었죠.
그래서 첫 번째 이직을 결심할 때, 가장 중요한 조건이 "주말 보장"이었습니다.
다행히 새로 이직한 외국계 기업에서는 평일엔 여전히 새벽 1~2시에 퇴근했지만,
주말만큼은 온전히 가족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예전 사진을 찾아보니, 아이가 5살 이후부터의 사진만 남아 있더군요.
이직을 고민하는 순간은 대개 가족과의 시간을 지키고 싶을 때입니다.
아이는 금방 자라는데, 아빠가 늘 집에 없는 사람이면 너무 슬픈 일이니까요.
돌이켜보면, 함께할 수 있는 순간들은 많았습니다.
어린이집 운동회 참석
어린이집 졸업식 함께하기
학부모 참여수업 참석
초등학교 운동회 함께하기
입학식과 졸업식 함께하기
여행, 체험활동 같이하기
그때는 회사 일이 우선이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가족과 보낸 시간들이 더욱 소중합니다.
아이들이 자라고 나면, 부모의 품을 필요로 하지 않는 순간이 옵니다.
그때 가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 함께해야 합니다.
요즘은 남직원들도 육아휴직을 많이 활용합니다.
만약 회사에 제도가 있다면, 주위 시선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길 권합니다.
혹시 육아휴직을 사용한 선례가 없다면, 스스로 ‘퍼스트 펭귄’이 된다는 마음으로 도전해 보세요.
나아가 해외에서 생활하는 경험을 계획해 보는 것도 가족과 자신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직을 고려할 때, 개인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가족과의 시간을 최우선순위에 둔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그 시기가 오기 전에 나만의 일을 찾아 독립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선택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