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이름, 골프

by 민수석

잘하고 싶은데 잘하지 못하는 것, 누구나 하나쯤 있지 않으신가요?

저에게는 그것이 골프입니다.


시작한 지는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100돌이”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주위 친구들은 저보다 늦게 시작했는데도 어느새 싱글을 치고 있으니, 부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골프를 처음 배우면 알게 됩니다.

내 몸이 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 쓰던 근육이 말을 듣지 않고, 드라이버가 잘 되면 아이언이 안 맞고, 아이언이 괜찮으면 숏게임이 흔들리고, 숏게임이 잘 풀리면 퍼팅이 말썽을 부립니다.

마치 내 인생처럼, 모든 것이 한 번에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죠.


상대가 드라이버를 시원하게 날려도, 끝까지 홀 아웃을 해보면 결과는 달라집니다.

나는 파로 마무리했는데, 상대는 퍼팅에서 삐끗해 보기를 기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골프에는 “머리 들면 망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순간의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겸손하게 한 타 한 타 집중하라는 뜻이겠죠.


솔직히 말하면, 제가 아직도 100을 못 끊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구력은 오래되었지만, 연습은 소홀했고, 무엇보다 실전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잔디밥”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죠.

잔디 위에서 부딪히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야 실력이 쌓이는 법입니다.

유튜브를 아무리 많이 보고, 연습장을 수없이 찾아도 필드에서 흘리는 땀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과 내일, 연이어 필드에 나갈 약속이 잡혀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조금 들뜬 듯합니다.


골프는 저에게 애증의 관계입니다. 잘 치지는 못하지만, 파란 잔디 위에 서 있는 순간만큼은 모든 아쉬움이 사라집니다.

그 순간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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