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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수석 Nov 27. 2024

대기업 최종합격! 가자! 류현진 경기 보 미국으로 Go

데쓰벨리, 라스베가스 여행

드디어 최종 합격레터에 사인을 완료하였다.

연봉이 썩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2년 후 진급보장이라는 문장을 추가하기로 하고

연봉협상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해고한 회사와 계약만료일을 한 달 후로 조정한 상태에서

나에게는 한 달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먼저 한국에는 내가 하던 일을 받아서 할 엔지니어가 없었기 때문에

대만 엔지니어들이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자연스레 나의 마지막 임무는 대만 엔지니어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하는 것이 되었다.

해고당하는 마당에 업무인수인계를 신경 안 써도 되었지만


그동안 내 업무를 도와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3일간 업무 인수인계를 해주었다.

마지막이라 공항에 픽업도 가고 잘 대접하고 돌려보냈다.


인수인계를 마치고  입사할 회사 건강검진도 완료하였다.


건강검진 후 익선동 산책 중


하루는 집에서 메이저리그 LA다저스 경기를 보고 있었다.

그 당시 류현진이 너무 잘 던져서 사이영상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걸 왜 집에서 보고 있지?"


그 생각이 남과 동시에 비행기표를 바로 예약했다.

MBTI J성향인 나로선 상상 못 할 일인데

내 인생 최고의 애드립을 실행한 것이다.


와이프에게는 허락받는 것보다 용서받는 게 빠르다고 생각되어

비행기표 예약 다 하고 오픈했다.


그동안 마음 고생한 게 있어서 인지 쿨하게 잘 다녀오라고 해줬다.


그렇게 단순히 류현진 경기 하나 보겠다는 일정으로 4박 6일 일정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숙소는 한인이 운영하는 에어비앤비 같은 곳에 머물렀고

류현진 경기는 비싼 좌석으로 예매하고

전날 저녁경기로 저렴한 좌석으로 한 경기 더 예매해 관람했다.


LA Dodgers Stadium


LA dodgers Stadium은 경기장도 넓고 주차장도 넓어서

주차 위치를 꼭 찍어놔야 한다.


이날만큼은 그동안 고생한 나를 위해 플렉스를 제대로 했다.

포수석 바로 뒷자리의 티켓, 류현진 유니폼, 류현진이 경기에 사용한 야구공 구매..

돈은 역시 써야 제맛이고, 성공한 덕후라는 뿌듯함을 제대로 느꼈던 하루였다.


그렇게 야구 경기를 보고 남은 일정을 뭐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지인이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 라스베이거스나 갔다 와, 가는 길에 데쓰밸리도 들렀다 가고."


별다른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지인이 이야기 한대로 데쓰밸리 들렀다


Death Velly Nathional Park
Zabriskie Point
A Hidden River

라스베이거스 가는 일정으로 숙소예약하고 다음날 새벽 바로 LA숙소를 나왔다.


가 보니 데쓰 벨리가 왜 데쓰밸리인지 알겠더라.

뙤약볕에 사막 한가운데를 가로질러가는 듯한 느낌이었고 지나다니는 차도 없고.

운전하다 불현듯 타이어 펑크라도 나면 정말 조난당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내려서 타이어를 확인해 보는데, 자랑스럽게(?)도 한국타이어였다.


중간 스팟들을 들렀는데, 인상적이었던 것이

사막 한가운데 캠핑카가 세워져 있었다. 주변에 아무것도 볼 것도 없는데

캠핑카가 왜 서있지?라는 의구심이 들어서 지인에게 나중에 물어보니

밤에 별을 보기 위함이란다.. 주변 불빛이 없으니 별이 얼마나 쏟아질까라생각이 들어서

나중에 시도해 봐야지 했. 현재 직장에 입사 후 고용보장이라는 안정감을 느껴 캠핑카를 구매했는데

사막 한가운데 서있던 장면과 데쓰벨리를 캠핑카 여행을 하고 있는 커플을 보았던 장면이 영향을 많이 미쳤던 것 같다.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해서도 따로 일정이 없으니 주변 호텔들 구경하고,

호텔 수영장에 누워서 유유자적 시간을 보냈다.


호텔 수영장에 누워서 느낀 것은 이곳에 동양인은 나 혼자뿐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니 대부분의 한국사람 포함 동양인들은 그랜드캐년이나 다른 관광지 찍고 찍고

하는 여행을 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해 보았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이런 곳에서 유유자적 수영하는 여유로움이 너무 좋다.

수영을 배워 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라스베이거스에서의 황홀했던 혼자만의 휴가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이직 준비를 하게 되었다.


신입사원 시절을 국내 대기업에서 보냈지만

40대 초반의 나이에 다시 국내 대기업으로 이직을 하려니

약간 긴장이 되었던 모양이다.


경력사원 집합 교육 공지를 받았는데, 입사해서 보니 100여 명의 경력 사원 입사자 중에

내가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황홀하고 찬란했던 한 달간의 휴식기를 마치고 다시 국내기업에서

조직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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