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입니다.
지난 주말, 거의 20년 만에 작은 할머니를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 기억 속 작은할아버지와 작은할머니는 명절마다 용돈을 챙겨주시던 따뜻한 분들이었습니다. 특히 군 입대를 앞두고 작은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리러 갔던 날, 함께 먹었던 김치찌개의 맛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올해 90세에 가까운 작은할머니는 여전히 정정하시고, 주변 사람들과 좋은 인심을 나누며 살아가고 계셨습니다. 스스로 전철을 타고 다니시는 모습에서 건강한 에너지가 느껴졌고,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인상 또한 아름다웠습니다.
그날 고모께서 저를 보며 말씀하셨습니다.
"넌 어렸을 적에 웃는 모습이 참 예뻤는데..."
그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나는 언제 마지막으로 환하게 웃었을까? 생각해보니 잘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최근 읽었던 이하영 원장님의 책 *'나는 나의 스무 살을 가장 존경한다'*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미소가 아름다운 사람이 미인이다. 우리는 외모보다 인상을 기억한다. 표정이 인상을 결정하고, 표정은 얼굴 근육이 만든다."
책에 따르면, 단순히 특정 단어를 발음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표정과 인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는"이라고 거울을 보며 말해보면, 얼굴 근육이 자연스럽게 미소를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저도 거울 앞에서 "아이는"을 반복해 보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행복한 표정을 짓는 것이 단순히 기분을 넘어 내 마음을 변화시킨다는 것을요.
예전에 교육 프로그램에서 강사님이 수강생들에게 일부러 박수를 치며 웃어보라고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어색했지만, 결국 모두 웃고 난 뒤 기분이 좋아졌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행복은 웃음에서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