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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에서의 임계점

스스로 설정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by 민수석


반도체에서의 임계점(Threshold)은 외부에서 0.7V의 전압이 가해질 때 부도체에서 도체로 변하는 순간을 말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직장생활에서도 회사를 떠나게 되는 임계점이 존재합니다.

이 임계점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상사와의 갈등, 업무량 과부하, 미래에 대한 불안정성, 보상에 대한 불만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미국 회사에 근무하며 2년 동안 두 번의 정리해고를 경험했습니다.

첫 번째는 이직 후 3년 6개월 만에, 두 번째는 이직 후 2년 1개월 만에 발생했습니다.

특히 두 번째 해고는 이미 이직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일어났음에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당시 한국 지사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제가 속한 부서가 없어졌고,

이는 회사의 필요에 따라 개인의 가치를 한순간에 무의미하게 만드는 현실을 깨닫게 했습니다.


이 경험은 저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었습니다. 더 이상 나의 임계점을 외부 환경에 맡기지 않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스스로 회사를 떠나기 위한 임계점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요?




1. 목표 현금흐름 설정하기


먼저 현재의 소비 습관과 지출 내역을 점검하세요. 한 달 생활비가 얼마인지 냉정하게 계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목표 현금흐름을 설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생활비가 300만 원이라면 이를 두 배로 늘려 600만 원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목표로 삼을 수 있습니다. 이는 배당금, 임대소득, 사업 소득 등으로 충당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 안정은 회사를 떠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2. 하고 싶은 일 명확히 하기


단순히 회사를 떠나 여행이나 휴식을 꿈꾸는 것은 장기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은퇴 후 많은 사람이 무력감이나 우울증을 경험하는 이유도 할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몇 개월 동안은 쉬는 것이 즐거울 수 있지만, 그 후로는 공허함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아보세요. 직장생활 중에도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하고 싶은 일을 탐색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일을 하면서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때가 바로 임계점입니다.


임계점을 설정할 때, 단순히 "나는 잘할 수 있을 거야"라는 가능성에만 의존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 역시 과거에 확신만으로 무급휴직을 시도했으나 준비 부족으로 현실적인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이후 복직 후 천천히 준비하며 나만의 속도로 다시 퇴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금흐름에 대한 목표와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해지는 순간이 오면, 직장생활의 임계점을 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직장생활을 지속한다면, 수동적이었던 업무 태도도 점차 자기 주도적으로 변할 것입니다. 믿는 구석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직장생활의 임계점은 단순히 외부 요인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목표와 가치관에 따라 설정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더 나은 삶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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