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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통째로' 계획할 수 있을까?-1 음식편

나의 24시간 365일 1초도 빠짐없이 계획 가능할까?

by 개미
오늘이랑 내일이랑 모레랑 글피에 점심 뭐 드실 건가요?




여는 글


가끔씩 나는 진지충 철학충이 되는 경우가 있다.


웃긴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것에 대해서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해보면 어떨까? 상상하며 현실로 그려보는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웹툰 작가 이말년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보다가

어느 구독자가 이렇게 질문했다.


(*정보: 이말년은 유튜브에서 침착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합니다.)

"침착맨님, 침착맨님. 방송 자주 못하시니 미리 물어보겠습니다. 오늘이랑 내일이랑 모레랑 글피에는 점심 뭐 드실 건가요?"


이에 이말년은 황당하다는 듯이 카메라를 몇 초 살펴보더니 이내 답변한다.


제목 없음-1.png 방금 질문 실화냐.....?? / 출처: YouTube 침착맨 채널


"내일은... 백반 생선, 조기에 백반. 내일은 그거

내일모레는 금요일이니까.. 뭐 먹지? 칼국수 먹을까? 칼국수.

글피는.. 토요일이니까.. 아마 점심 안 먹고 잠자고 있을 것 같은데."





삶을 통째로 계획할 수 있을까?


나는 질문과 반응이 너무 웃겨서 웃다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일주일간 내 인생을 하나도 빠짐없이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을까?'


우리는 항상 계획을 한다. 초등학교 때에도 방학이 되기 전부터 원 모양을 그리면서 계획하라고 배웠기 때문에 그게 맞다고 생각하며 자라왔다.


당연히 인생은 계획대로 안 된다는 것을 살면서 느끼게 되지만,

어느 정도 윤곽선을 그리다 보면 어떻게든 경유지에는 도달한다는 것이 삶이 아닌가 싶다.


최고 경영자로서 스티브 잡스는 회사의 장기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고 했다.

어차피 세워봤자 사회와 시장이 변하기 때문에 계획을 실천할 수도 없을뿐더러

장기 계획을 하는 것 자체가 별로 효용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업이나 삶이나 어차피 되는 게 하나도 없다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은 원하는 대로 계획할 수 있을까?


나는 별로 계획하는 삶을 사는 편은 아니다.

친구를 만날 때도 즉흥적으로 만났고, 학교 수업을 들을 때도 즉흥적으로 가기 싫으면 안 갔다.

첫 대학교를 다니다가 별로인 것 같아서 수업에 안 나갔고 끝내 자퇴했다.

그러다가 다른 대학교에 들어갔다가 전혀 다른 것이 끌려서 여러 가지 전공을 배우고 활동을 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나는 어디까지 내 인생을 설계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다.


그리고 실천해보기로 했다.




방법론


인생을 통째로 계획하는 것이 졸라 힘들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보통은 쳇바퀴 돌듯이 뻔한 생활의 반복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디테일'한 것까지 계획한다면 그대로 실천할 수 있을까?


언제 물을 마시고, 언제 운동을 하고, 언제 사랑을 나누고 와 같은 것들까지.


몇 시부터 몇 시까지는 글을 써야 하고, 논문을 읽어야 하며, 책을 읽거나 게임을 해야 한다고 계획한다면


그것을 그대로 실천해보는 것이다.


나는 첫 번째로 음식을 선택했다.


내 몸으로 들어가는 어떤 음식이라도 전부 세세하게 계획에 넣는 것이다.


주식인 밥과 반찬부터, 마시는 커피, 디저트 그리고 야식까지.


근처에 없다면 찾아서라도 먹어야 하며, 먹지 않겠다고 적어놓으면 절대로 먹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몇 가지 대응할 수 있는 가지를 만들어두려고 한다.


최대 3가지 정도의 우선순위를 포함한 마인드맵 가지를 만들어두고, 우선순위부터 차례대로 먹는 것이다.


도저히 먹을 수 없거나 다음 계획에 차질이 있을 경우에는 다음 우선순위로 넘어간다.


조만간 일의 순서와 마인드맵을 디자인해서 올릴 예정이다.





닫는 글


왜 쓸데없는 짓을 할까?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나는 계속 늙어가고, 삶은 오직 한 번의 기회밖에 없다.

재미있는 것이 떠오르면 실험하고 실천하는 것이 삶의 재미를 추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지아 지앙의 '100일간의 거절을 통해 배운 것들' 영상에 따르면

그는 끊임없이 무리한 것을 부탁하며 거절을 당하면서

거절당하는 것이 사실은 크게 낙담할 필요도 없고, 무리한 요구여도 일단 말하면 다른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을 배웠다고 한다.


나는 무엇을 느끼고 배우게 될까?


모르겠다. 그때 가봐야 알지.









참조한 글과 영상들


침착맨 영상 : https://youtu.be/mEeicq5KzeA

100일 간의 거절을 통해 배운 것들 : https://www.ted.com/talks/jia_jiang_what_i_learned_from_100_days_of_rejection?language=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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