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개미 Dec 20. 2017

누가 취준생을 울리나-1

직업이 없는 자 옆에서는 숨 쉬지도 말라


0. 눈물의 시대


자영업이 어렵다.


창업도 어렵다.


직장을 구하기도 어렵다.


누구는 미생에 나오는 대사처럼 회사는 전쟁터라며 불평하겠지만,


잊지 말라. 밖은 여전히 지옥이다.


"취업은 잘 됐니?"라는 질문이 가장 예민하게 들리는 시대이다.


오죽하면 취준 우울증이 있다고 그럴까.


졸업을 미루는 학생들은 많아지고, 취업이 안되어서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을까?


전혀.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다.







1. 2차 면접의 시대


그 어떤 것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너무 힘들다고 어떻게 견뎌냈냐는 질문도 올라온다.


자신을 자책하기도 한다.


최종 면접에서 떨어진 사람들은 그렇게 좌절한다.


"여러분은 1차 역량 면접을 모두 통과하신 분들입니다."


"이미 역량은 충분하신 분들입니다."


그렇게 역량이 충만한 사람들을 뽑아놓고서는 한 명에게는 좌절을 주고 다른 한 명에게는 직업을 준다.


2:1의 경쟁률이어서 더 슬픈 날이다.



"I'm unemployed." - 나는 실업자입니다.


청년 실업의 시대이다.


젊은 사람들은 직업을 구하기 어렵다고 하고, 혹자는 젊은이들의 눈이 너무 높다고 하기도 한다.


10명 중 9명이 대학을 가는 나라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대학 졸업장을 따는 것이 쉬워서든, 실력 없는 사람들이 취업 시장에 나오는 것이든


청년들은 구직은 여전히 쉽지 않다고 느낀다.







2. 시험의 시대


중간고사가 기다린다.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모두 시험에 시달린다.


공부라면 지긋지긋한 대학원생들도 마찬가지다.


끝나면 대기업의 시험이 기다린다.


누군가는 인문학이 삼성과 현대 시험에서 나왔다고 강연하고,


그것이 시대가 원하는 인재라고 설명한다.


대학교는 캠퍼스 리쿠르팅이 화려하게 열리지만, 학생들은 그 회사에 갈 수 없다.


기념품 정도는 얻을 수 있을런지.




대기업 시험 모의고사가 다 팔려서 못 구해.



SKCT, GSAT, HMAT.


척 봐서 알겠다면 취업을 준비해본 사람이다.


1년에 2번 하반기와 상반기에 책방에 문제지들이 깔린다.


고등학교 내내 대학을 가기 위해 학원을 다녔거늘, 졸업하고 나니 취업을 준비하는 인강을 듣고 있다.


수시라도 있으면 어떤가? 책방에서 모의고사 책을 구하기 어려운 시기도 온다.


세상에 모의고사 문제집이 매진이라니.






3. 비교 그리고 자존감


명절은 슬픈 날이다.


사촌 누구는 어디 좋은 곳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웃 대학 동기는 공무원 시험에 붙었다고 하고, 누구는 교사 발령을 기다린다고 한다.


페이스북에는 취뽀 (취업을 뽀갰다는 뜻) 했다는 글이 올라오고, 사람들은 축하의 댓글을 남긴다.



'나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다.' 생각이 나를 지배하기 시작한다.



문과와 이과, 공대와 자연과학 계열, 사회과학과 인문학 계열.


어느 학과가 취업이 잘된다더라 어느 과목을 들어야 한다더라 말이 많다.


취업을 시작으로 상대적 격차가 벌어지고, 연애 시장에는 그대로 계층이 반영된다.






4. 마치며


직업은 직업일 뿐이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청년들이 슬퍼하지 않는 시대가 올 수 있을까?


이제는 슬픈 시대와 작별하고 싶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자존감이 무너지지 않는 청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당신의, 그리고 청년의 시대가 도래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누가 취준생을 울리나 - 2편 : https://brunch.co.kr/@princox/149






작가의 이전글 네이버 라인 스피커 브라운 짧은 개봉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