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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즘 리플렉팅 Feb 18. 2020

에어팟프로/WF-1000XM3/BOSE QC20청음비교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찾아서

모든 리뷰가 그렇듯 이 리뷰 또한 지극히 주관적이며, 전문가가 아님을 밝힙니다. 스펙이나 음질 그래프 등등의 객관적 수치화된 전문가들의 리뷰는 이미 많으므로, 그런 정보가 필요하면 다른 곳의 글/영상을 시청하시는 걸 적극 추천합니다!


어쩌다, 음악 (feat. 벅스, 멜론)


바야흐로 2012년 여름이다. 아이폰으로 바꾼 지 얼마 안되서 내게 가장 큰 화두는 '무슨 음악 앱을 쓸 것인가'였다. 스마트폰으로 굉장히 늦게 바꾼 편이었다. (그전까지는 삼성의 옴니아를 썼다고 하면 나를 이해해주시려나요?) 아이폰을 기대하고, 선택한 이유는 두 개밖에 없었다. 디자인과라면, 써봐야 한다는 것과 음악 품질이 다른 핸드폰에 비해서 월등히 좋다는 거였다.


멜론, 벅스 두 개의 선택지뿐이었지만 나름 악기에서도 묵직한 목관악기나 현악기를 좋아했으므로, 베이스의 묵직한 음을 잘 듣고 싶었다. 당시 번들로 받은 이어팟으로 멜론, 벅스의 두 개의 앱을 켜놓고 번갈아서 최저, 최대음량으로 같은 음악을 켜놓고 듣기를 반복했다. 결국 벅스를 선택했다.



오리지널리티의 <벅스> vs 음원 증폭기 <멜론>

2002년 월드컵 시절부터 웹 플레이어의 최강자는 벅스였다. 그 이점도 물론이지만, 스마트폰에서 음악을 들을 때, 둘의 차이는 컸었다.

체감상 멜론은 음질을 굉장히 인위적으로 째지게 내주는 것 같았고, 벅스는 최대한 오리지널리티를 쭈욱 가지고 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우연히 벅스 이벤트에 당첨되면서 (사랑해요 벅스) SONY의 MDR-1R을 받게 되었는데, 이 이후로 음악을 즐기게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헤드폰의 특성상 차음성은 뛰어났으나, 내가 듣는 음악이 바깥으로 새어 나간다는 점이었다. 이것만 아니었어도 바깥에서 잘 들었을 텐데, 내가 무슨 음악을 듣는지 볼륨이 높아질수록 다른 사람이 듣는 건 참으로 쑥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다시 번들 이어팟으로 음악을 들었다.

 

(좌) 듣기의 즐거움을 알려준 MDR-1R (우) MDR 시리즈 광고 - 이 시절 리쌍과 김예림(Lim Kim)이 광고하던 소니는 정말 멋졌다. CF음원을 따로 발매해달라는 요청도

중고등학교 때 온갖 커널형, 오픈형, 윙팁 등의 많은 유선 이어폰을 썼지만, 스마트폰 - 아이폰이 생기고 나선 순정이 제일이라면서 다른 이어폰은 이어팟을 구할 수 없었을 때 임시방편으로 썼던 게 다였다. 아! 별개로 CDP에 물려 쓴 젠하이어 이어폰과 지금은 이름도 기억안나는 서울역사에서 파는 K-중소기업의 제품도 썼었다. 하지만 단선이다, 통화품질이다 뭐다 다시 번들로 돌아왔다.



노이즈 캔슬링의 필요성을 느끼다


불과 7년 전만 해도 내게 노이즈캔슬링은 크게 화두가 아니었다. 커널형이라면 중고등학교 때 귀 아픈 이어팁이라는 게 나름의 정의였고, 외부의 소음을 차단시킬 정도로 소음이 거슬리는 장소에 가는 경우도 없었다. 되려 커널형이 귀에 바로 쏴주는 그 느낌 때문에 귀 건강에는 더 좋지 않은 건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에어팟 프로가 등장하면서 지구상에 32만 9천 원과 혼자 있는 느낌은 무엇일까 궁금했고, 에어팟 프로를 시작으로 소니의 WF-1000XM3, 보스(BOSE)의 QC20까지 청음 하게 되었다. (뱅앤울룹슨도 청음 해보고 싶었으나, 블루투스 이어폰인 E8은 귀에서 자꾸 떨어져 청음 하지 못했고, 유선 이어폰은 전원이 들어오지 않아 청음 하지 못했다)



1. 노이즈 캔슬링은 내가 할게, 멀미는 누가 감당할래? 에어팟 프로


'누군가? 누가 에어팟 프로 착용감이 좋다고 말하였어?'


착용감 : 오, 별론데?


정말 일말의 거짓말 안 하고, 커널형 특유의 착용감은 여전했다. 멍멍한 느낌이었다. 멀미 비슷한 느낌도 났다. 사람들이 찬양하던 착용감은 정말 별로였다. 아이폰 상에서 이어팁이 잘 맞지 않다고 알려주긴 했지만, 이 에어팟 프로 하나 청음해보겠다고 기다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다림을 무시하고 이어팁을 이리저리 바꿔 껴본다거나 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정말 이상하게도 2번째 청음을 하러 갔을 땐, 귀에 딱 붙어 편안한 느낌이었다. 이땐 사람이 많아서 그랬는지 몰라도 이어팁이 잘 맞는지 확인해주진 않았지만 처음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노이즈 캔슬링 : 오, 무서운데?


노이즈 캔슬링 모드를 켠 순간, 이거 켜고 싸돌아다니다간 십중팔구 사고 당하기 쉽겠단 인상이 들었다. 무서웠다. 가로수길 애플 스토어는 진짜 도떼기시장인데, 그 시끄럽던 매장을 순식간에 조용히 만들어주었다. 다시 외부음 허용 모드를 하면 다른 리뷰어들이 그랬듯 정말 오픈형처럼 시원하게 외부음이 들린다.

 

그리고, 멀미와 두통이 X10000000000000000

나는 정말 에어팟 프로엔 천국만 있을 거라 생각했어. 나를 옥죄는 긴고아가 될 줄은 몰랐지.

잠깐 착용했지만, 근처 거리를 걷고, 테일러 커피에서 커피를 마시는 1시간~1시간 30분 내내 속이 안 좋고 멀미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착용한 했을 때 멀미가 나는 건 뭐 커널형이라 그런가 보다 했는데 통증이 계속 됐다. 속이 너무 안 좋을 정도로 증상이 심해서 친구랑 메신저로 대화하는 내내 속이 별로라는 말만 10번은 넘게 했다.



2. 지지지직~, 좋은 느낌 오예~ 좋은 노캔 오예예예 - SONY - WF-1000XM3


이 가격에 이 느낌이라니 오오옷! 들렸다 안 들렸다 하는 것도 오오오! 놀랍군!

광화문 교보에 들렸다가 전자기기 코너를 들어갔다. 그런 일은 해선 안 됐다. 나는 그만 노이즈 캔슬링의 늪에 빠져버렸다. 에어팟 2(유선충전)과 소니의 노이즈 캔슬링 블루투스 이어폰이 할인 중이었다. 극악의 블루투스를 가진 아이폰6 기종이긴 하지만, 나도 블루투스 이어폰을 써보고 싶었다. 3번의 청음을 했고, 내 핸드폰의 특성상 블루투스도 잘 안잡히고, 잘 끊기긴 했지만 노이즈 캔슬링이 되면서 노래를 이렇게 깔끔하고 묵직하게 들을 수 있다니 너무 갖고 싶었다. 그래서 구입했었다.


착용감 : 오, 괜찮은데?


에어팟 프로의 다르게 착용감이 정말 괜찮았다. 에어팟 프로가 껌딱지 같은 느낌이라면 이건 좀 여지가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멀미 증세나 압박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게 제일 중요했다. 머리 흔들어도 떨어지지 않는 것도 합격


음질 : 오, 정말 괜찮은데?


(유일하게 오랜 시간 착용해서 남길 수 있는 음질리뷰다.)

계속 뒤돌아 보게 된다. 스피커로 듣는 것 같아서. 깨끗한 공간감이 생긴다.  


노이즈 캔슬링 :  오, 괜찮은데?


에어팟 프로만큼 '무섭다'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매장의 배경음악이 꽤나 크게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자기기 매장 근처에서도 배경음악 외엔 다른 사람들 소음도 별로 없었는데 우와-  정도로 느껴지진 않았다. 하지만! 구매  하루 동안 사용했는데, 정말 짱이다. 갖고 있던 핸드폰에선 블루투스가  끊겨서 노트북에 물려서 썼는데 광화문 스타벅스의   많은 사람의 대화 소리가 사라지고 음악을 편안히 들을  있었다.  가지 아쉬웠던  옆옆옆 사람이 노트북 타자를 정말 요란하게 치고 있었는데,  소리를  잡았다.  정말 짜증 났다. 만일,  팁으로 바꿨더라면   효과를 누렸을  같다.


블루투스 신호 : 음?.. 참을 만한 정도이면서도 아닌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


너무 많이 떨어뜨려서 그랬던 걸까? 에어 1에선 잘 연결됐던 블루투스가 핸드폰에선 엄청 불안정했다. 블루투스의 문제인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정하기엔 노트북에서도 오락가락하는 경우가 있었다. 태블릿을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태블릿이 간섭받아서 응답속도(선 긋는 속도)가 느려지고, 그러면 이어폰을 사용 못 하고, 그러면 소음이 다 들리고, 스트레스는 배가 되고. 그럼 그림은 누가 그리지?


배터리 : 이상하다 이상해


소니의 배터리는 크기서부터 에어팟 프로를 압도한다. 재생시간도 훨씬 길다. 그러나 노트북에 물려서 사용하는데 갑자기 양쪽 페어링이 다르게 들려서 다시 케이스에 넣었다 빼면 배터리가 충전이 풀로 된 상태라고 나오는데, 이상할 노릇이다. 특히, 오른쪽 이어버드의 배터리가 빨리 닳는 느낌을 받았다.


에어팟 프로는 못하지만, 소니는 할 수 있는 것 : 노이즈 캔슬링 정도 조절과 볼륨 조절


착용감, 연동성 좋은 에어팟 프로와 비교해서 편의성이 높다고 말하는 게 어불성설일 수는 있겠지만, 소니 전용 앱에서 노이즈 캔슬링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과 굳이 핸드폰을 만지지 않아도 볼륨이 조절한 것은 정말 좋은 기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편의성에 넣었다.


이제까지 애플이 블루투스 기능에 얼마나 인색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볼륨 조절은 언제쯤 될지도 모르는 노릇이기 때문에, 편의성 면에서 소니가 대등한 점도 있다.


이런저런 연결 이슈로 하루 만에 반품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직도 고민이다. 에어팟 프로냐, 소니냐. (정말 이 시국이라지만, 이 가격에 대체할만한 무선 이어폰이 없다...)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고, 아직 통화품질도 비교하기 뭣한 게 귀에 꽂은 채로 통화할 일이 그렇게 많은가 싶기 때문이다. 주변에 에어팟을 쓰는 친구 또한 목소리가 커지는 것 같아서 통화할 땐 일부러 에어팟을 빼고 통화한다고 하는데, 주변에서 사용하는 것을 보면 일부 맞는 소리 같다. 유선 이어폰인 이어팟으로 통화할 땐 선에 있는 마이크를 잡고 작은 소리로 통화가 가능해서 정말 좋은데, 그게 아니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소음 발생기가 되어있을지도 모를 노릇이니 말이다.


소니 A/S 기사님의 의견

와이파이의 나라인 대한민국에서 대중교통 이용 시에 끊기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간섭이 심하다는 뜻) 특히나 지하철이 여닫힐 때 끊기는 이유는 그 근처에 무선 신호기가 있다면 당연한 결과라는 거다. 다른 환경에서도 동일 조건이라면 마찬가지다.



3. 음질이 좋았는데요, 없었습니다. - BOSE QC20


QC20의 노이즈캔슬링은 세상을 없애주는 수준이다.

위 항목 중에서 유일한 유선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이다. 3.5 잭을 아직 사용하는 나로선 노트북에서도 지금 핸드폰에서도 쓸만한 이어폰이 필요하다. 아직 폰을 바꾸기엔 잘 쓰고 있다. 통화 이슈도, 문자 이슈도 없다. (아이폰6 : 죽여줘...)


착용감 : 오, 별론데?


그냥 보통의 이어폰 착용 느낌이었다. 딱히 편한 느낌은 없었다.


노이즈 캔슬링 : 정말 최고다. 헤드폰 낀 느낌이다. 


에어팟프로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지워준다.


음질 : 오, 이 가격에 이 음질이라고? 정말 별론데?


여기서 별로라고 하는 부분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껐을 때의 음질이다. 정말 구리다. 정말 구리다고 말하고 싶지 않은데, 정말 구리다. 5678 도시철도를 이용하면서 만나는 서점에서 책 많이 샀다고 준 중국산으로 보이는 이어폰보다 정말 못하다. 이 이어폰은 오로지 노이즈 캔슬링을 위해 존재하나? 싶을 정도로 구리다. 정말 구려서 깜짝 놀랐다. 279,000원의 가격을 주고 이 이어폰을 산다? 뭣 하러 대체 뭘 위해서 (광희 톤으로)



결국 나는 아이폰6의 블루투스를 잡기 위해 부품을 주문했고, 이게 잘 안되면 최신 핸드폰으로 갈아탈 것을 각오하고 있다.  부품 수리 용구가 불량이 왔고, 수리 못 한다. 대신 삼성의 EC-IO500을 샀다. (이것은 따로 착용 후기를 쓰겠다.)


노이즈 캔슬링 쓰다가  쓰는 세상, 너무 시끄럽다. 다들 노이즈 캔슬링 구입하고 청력 건강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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