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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Moon Dec 24. 2021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 선물은 어떻게?

크리스마스가 바로 코 앞으로 다가왔다!

왠지, 매년 이맘때면 좀 특별한 선물을 해야만 될 것 같고, 또 은근히 기대하게 된다.


별이 총총히 빛나는 추운 겨울밤, 어디선가 산타클로스가 나타나 나를 위해 놓고 갈 선물.. 상상만 해도 행복하지 않았는가.. 그런 기대감에 들떠 창가에 빨간 양말을 매달아 둔 채 다음 날을 기다리는.. 어린아이처럼 꿈을 꾸는 그런 계절이다. ^


이런 마음이 드는 건  나이가 들어도 여전하다. 뭐 어쩌겠는가.., 나의 감성 나이는 여전히 10대에 머물러있으니.^


그런 마음 때문인지 크리스마스에 나누는 선물은 좀 더 근사해 보인다.  작은 선물에도 괜히 기분이 좋아지니 말이다. 주고받는  재미를 고루고루 나누는 것이 또 성탄의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오늘은 회사에서 가지는 크리스마스 선물 이벤트와 우리 가족이 준비하는 선물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아주 오랜만에, 아마, 처음으로 산타클로스가 건네는 빨간 양말 속의 선물꾸러미를 받게 되었다!


Gina의  이름이 새겨진 나의 빨간 양말 


매니저가 직원들을 위해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 이벤트다. 12월 둘째 주부터 시작하여 크리스마스이브 전날까지다. 매니저는 자칭 산타클로스요, 직원들은 선물을 기다리는 다 큰 어린 소녀들(?)이다.


 직원들은 매일 아침 출근과 동시에 하는 일이 생겼다. 자기 책상 앞에 매달린 빨간 삭스 안에 든 선물을 확인하는 것이다. 색상만 다를 뿐, 대개가 같은 선물꾸러미다.


빨간 삭스를 들추면서 모두들 아이들처럼 함성을 질러댄다. '어머~어머~ 이건, 바로 내가 원하던 거야~~!' 하면서 한바탕 호들갑을 떤다. 그 순간, 산타클로스(매니저)는 "암~암"하며 그저 흐뭇한 표정을 지을 뿐이다.


생활에 필요한 소소한 용품부터 티, 초콜릿, 쿠키 믹서, 커피 팟, 와인, 크리스마스 삭스, 게임 카드, 핸드 & 바디 크림, 방향제 등등이다. 뭐 집안에 하나씩은 있을법한 것들이다. 하지만 두고 쓸 수 있는 필요한 것들이기도 하다.


 

 매일 레드 삭스 안에 들었던 선물 꾸러미들


처음에는, 뭣~하러 이렇게까지~?, 차라리 선물권 카드 하나씩 주고 말지.. 했다. 하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서 빨간 삭스 안에 든 선물이 매일 궁금해졌다.


내용이 무엇이든  크게 상관이 없다. 빨간 삭스 안에 든 선물을 헤쳐보는 즐거움만으로도 웃음이 끓이질 않는다. 세상에~ 나이 든 아줌마들이 어쩜 그렇게 좋아들 하는지.. 그건, 빨간 삭스가 주는 비밀이 아닐까?..^^


종류만 해도 20가지가 넘는다. 그야말로 한 보따리다!  어림잡아 한 사람당 50불 이상이 될 것 같다. 미국인들은 대체로 심플하고, 저렴한 선물 정도가 보통이다. 이제까지 매니저로선 상당한 관심과 애정이다. 아무튼 이런 통 큰 매니저는 처음이다. 해서 한 마디 물었다.


"Sue!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족 한 사람(직계가족) 당 얼마를 쓰니?"


"음, 대충 400-500불!"


와~ 짐작대로다. 부담이 되지 않냐고 되물었더니, 자기가 돈 버는 이유 중에 하나란다. 매니저 Sue와 함께 하는 한, 매년 크리스마스 선물 행사는 다양하고, 재미 날 것 같다. 와~ 기대가 된다!.


이번에는 우리 패밀리가 하는 크리스마스 선물 행사다. 가족이라고 해 보았자, 나와 남편, 조카인 레베카, 시어머님이다. 크리스마스는 시끌벅적하고, 설레고 , 달콤하고, 따스함이 그리운 시즌이다. 여느 때와 달리 선물은 좀 더 근사한 것으로 한다. 한 해동안 열심히 살고, 돈 버느라 수고한  노동에 대한 보너스 같은 것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우선, 선물비를 충당하는데 대략, 한 사람당 200-400불을 쓴다. (가까운 가족을 위해). 회사에서 받는 보너스로는 가족을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 그 외 별도의 선물을 위해서는 적금식으로 매달 조금씩 모은 돈에서 쓴다.


문제는 무슨 선물을 준비하는 거다. 그런 이유로, 12월이 되면 우리는 크리스마스 위시 리스트 (wish lists)를 교환한다.


깜짝 선물을 안기는 것도 뭐 나름 재미가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피한다. 정작 선물을 받았는데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고, 별 쓸모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그것은 돈의 낭비요, 받는 사람도 해피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의 크리스마스는 선물 위시 리스트를 주고받으면서 시작된다. 특별한 주문이 없는 한, 남편과 시어머니는 그들의 소망대로 빳빳한 캐시로 한다. 올해도 두 사람의 선물은 그야말로 현금 봉투다.


조카와 나는 주로, 위시리스트가 분명하다. 서로가 원하는 물건을 사 주거나, 선물권 카드로 대신한다. 이번에는 조카를 위해 그녀가 점찍어둔  마크 제이콥스( Marc jacobs)의 스냅샷 백(Snapshot Crossbody)을 샀다. 그녀는 나를 위해 네스프레소 캡슐 머신을 샀다.


아, 참! 남편이 나에게 건네는 선물은 캐시다. 영 샤핑 안목이 없어 무슨 선물은 기대하기가 힘들다. 캐시를 챙겨서 내가 원하는 것을 사는 것이 훨씬 만족스럽다. 조카 역시 남편에게는 주로 선물권 카드다. (딱히 그가 원하는 것이 없으면 ).


심플하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엇을 사야 될지, 고민할 필요도, 시간을 크게 낭비할 이유도 없다. 그런 점에서 크리스마스 위시리스트 교환은 실용적인 데다 아주 맘에 든다.^


그 외에 친지나 지인들, 목사님 가족에게는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선물을 준비한다. 주로, 레스토랑 카드나 카페 (스타벅스 등)에서 가벼운 식사를 할 수 있는 선물권 카드다.  가족처럼, 위시리스트를 대놓고 교환합시다! 할 수 없으니 카드가 선물로는 최고다.


어릴 적의 성탄은 산타클로스가 안겨다 줄 한 보따리의 선물을 상상하고, 기대하며 마냥 가슴이 부풀었다. 그것이 행복이었다.


이전에는 크리스마스 때 선물은 무조건 주고, 받아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주고 혹, 받지 못하면 서운한 마음이 확~들곤 했다. '작은 것이라도 가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이 있어야 한다'가 무슨 법칙으로만 알았다.


이제 막~나이가 들어가면서는 주는 것이 오히려 편안하고, 좋다.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사는 일, 포장을 하고, 카드를 쓰는 일들이 행복하다.


사실, 선물이란 받을 계산 없이 주는 것이 아닌가? 매니저, Sue가 산타클로스가 되어 다 큰 여인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삭스를 만들고, 그 많은 선물꾸러미를 준비한 마음도 그랬을 것 같다.


아무래도, 내년엔 나도  빨간 삭스 하나씩을 준비해야 될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많은 선물을 하고 싶다. 이거, 어째,  크리스마스가 점점 좋아질 것만 같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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