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밸런타인데이
미국에서는 1월 중순이 되면 벌써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한 온갖 상품 이벤트가
난무하기 시작한다.
2월이 들어서자마자 근사한 레스토랑 예약은 거의 끝나고 백화점의
액세서리 매장은 사람들로 들끓기 시작한다.
해마다 느끼는 사실은, 미국은 변함없이 밸런타인데이에 무지 충실한 나라가 아닌가 싶다!
"밸런타인데이" 하면 연상되는 것들이란- 사랑, 빨간 장미와 큐피드의 화살 같은 것이 아닐까..
매년 2월 14일, 젊은 연인들을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서로 카드와 캔디, 초콜릿 , 선물과
꽃들을 주고받는 행사를 치른다.
그들만의 특별한 사랑을 표시하면서 밸런타인데이의 추억 하나를 만든다.
이날은 많은 사람들이 로맨틱한 사랑을 그리면서 서로의 사랑을 격려해주는
작은 축제의 날이 아닌가 싶다.
이렇듯 해마다 이 맘 때면 어김없이 사랑의 소용돌이를 몰고 오는 이 밸런타인의 유래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이 날은 그냥 Valentine's Day, or St Valentine's Day라고도 한다.
"Valentine (밸런타인)"이라는 이름은 로마의 한 성자로부터 비롯되었다.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여러 개의 스토리가 존재하지만,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이야기 중의
하나를 소개하자면, 그는 서기 300년경 로마의 한 사제였다.
그 당시 로마의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는 결혼한 병사들을 못 마땅히 여겨 아예 결혼을 금기시해버렸다.
이에 밸런타인 사제는 공정하지 못한 처사라고 반대하고 나서, 황제의 법을 깨고 비밀리에
젊은 사람들의 결혼을 주선했다.
곧 이러한 사실은 클라우디우스 황제에게 발각이 되었고, 그는 곧 감옥으로 보내져 있다가
사형에 처해졌다.
거기에서 밸런타인은 사실 한 교도관의 딸과 "사랑에 빠졌었다" 고 한다.
이어 그가 사형에 처한 날이 바로 2월 14일이었고 그때 그 여인에게 보냈던
러브레터에는 "from your Valentine"이라는 서명이 있었다.
이것이 "밸런타인"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 주인공의 가슴 아픈 사랑의 일화다.
이런 스토리와 함께 첫 번째 밸런타인데이는 서기 496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굉장히 오래된 전통이 된 로마의 한 축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로마인들은 매년 2월 중순경에 Lupercalia(루프 칼리아)라고 불리는 축제를 열었다.
(공식적으로는 Spring Festival이라고도 함)
축제의 한 행사로 젊은 남자들은 여자들의 이름을 상자에서 제비를 뽑아
축제기간 동안 내내 서로 짝이 되었다. 그러다 종종 결혼까지 골인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후에 교회는 이 축제를 크리스천을 위한 축제로 전환시키길 원하게 되면서,
"성 밸런타인"을 기념하기 시작했다.
점차적으로 성 밸런타인의 이름은 사람들에 의해 사랑하는 이들에게 그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밸런타인데이"는 로맨틱한 사랑을 고백하고 나누는 날이 된 것이다.
미국에서의 밸런타인데이란, 비단 연인이나 부부만을 위한 날이 아니다.
가족이나 친구 등 주위의 사람들을 향한 속 깊은 애정을 좀 더 특별하게 표현하는 날이다.
아이들에서부터 노인들까지 모두가 다 함께 이 날을 즐긴다.
평소보다 좀 더 로맨틱하고 보다 아름답게 포장한 그들만의 사랑을 드러내는 날이
아닐까 싶다.
이날의 이름을 빌려 온갖 상술들이 판치지만 그래도 오직 하나 "사랑을 위하여" 다.
사람들은 기분 좋게 주머니의 돈을 털고, 각자 다양하게 선물들을 준비한다.
하루 한날 정도의 지나친 상술이래도 눈감을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들로
그냥 "사랑을 위하여". 굳이 이유를 묻지 않는다.
"Happy Valentine! " 이 날 하루 인사는 온종일 이 한마디로 시작해서 끝난다.
왠지 사랑의 감정이 절로 여기저기서 흘러넘치는듯한 분위기가 된다.
이날은 대개 직장에서는 동료끼리 캔디와 초콜릿을 주고받으며 우정과 사랑을 표현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일 하나는, 아침 출근 직후부터 꽃가게 직원들이 회사문을
수시로 들락거리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손에 들려져 배달되는 무척 다양하고 화려한 색상들의 꽃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꽤 즐거운 일이다!
회사의 많은 여인들은 이 날 하루 종일 연인으로부터, 남편, 자녀들에게로 부터
꽃배달을 받는 주인공들이 된다.
큐피드의 화살을 맞은 듯 모두 사랑에 취해 , 하루 종일 달달한 기분에 빠진다.
심지어 재미있는 일은, 몇 해 전이였던가? 그날 꽃배달을 못 받은 어떤 싱글 여직원이 있었다.
점심식사시간에 잠깐 외출했다가 돌아왔는데 , 그녀의 손에 꽃 한 다발이 들려져 있지 않는가?!
"웬 꽃이야?" 했더니,
"응 다들 꽃 선물 받길래, 마켓 들른 김에 내가 나에게 꽃을 선사했어!!"라고 했다.
그 말에, 우리 직원 모두는 그녀를 향해 "You did a good job!"하고 환호를 보내며
신나게 웃었던 일이 있었다.
미국에서 오래 살고 있지만, 나는 오래전부터 밸런타인데이의 로맨틱한 무드라든가
특별한 이벤트를 기대하며 지내지는 않았다.
이 날이면, 남편으로부터 꽃 한 다발받는 것으로 밸런타인 기분에 잠깐 취하는
정도였다고 할까..
미국 사람들의 유별난 밸런타인데이 사랑에 별 관심이 없었다.
무슨 유치한 10대들의 축제 놀이 같다고 여기면서..
그런데, 밸런타인데이에 대한 나의 생각을 조금 바꾼 일이 있었다.
작년 "밸런타인데이"였다.
아침에 출근을 했는데, 우리 부서의 한 직원이 한 다발의 장미를 들고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 않는가!
그녀는 출근하는 우리 부서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와 한 송이의 꽃을 나누어 주었다.
"Happy Valentine!" 하며 동시에 우리의 이름을 불러주면서.
빅 스마일과 그리고 따스한 포옹까지.. 우리는 서로 껴안고 특별한 밸런타인데이라고 소리치며
그 즐거움에 잠시 함께했다.
"와우~ 이런 밸런타인데이는 정말 처음이야!" 하면서 우리 부서의 직원 모두는 너무 좋아라 했다.
장미꽃 한 송이가 사람들의 마음에 사랑의 파문을 일으킨 날이었다.
연인이나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 친구, 동료를 위한 작은 관심과 사랑의 표현.
특별한 날에 나누는 사랑. 그러면서 특별한 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닌..
그 사랑은 내 두 팔 안에 겨우 품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손을 뻗치는 모두에게 가는
사랑이다.
동료가 나누어 준 작은 정성이 새로운 밸런타인데이 사랑을 가르쳐준 날이었다.
난 그 이후로 "밸런타인데이"가 갑자기 좋아졌다.
이제까지는 이날이면 시큰둥하던 내가 이제 나이 들어가면서,
"웬 밸런타인데이 타령?"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사실은, 나이가 점점 들어가기 때문에 "사랑타령이 좋다!"
이 날 하루가 상술이든 뭐든 그냥 온전히
그저 "사랑을 위하여"라고 말하고 싶다.
받기도 하지만 그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의 날, 그 사랑을 찾아 격려하는 날로
지내고 싶다.
미국 사람들은 사랑하는 일에 대해서 무척 적극적이다.
"나중에" 라며 머뭇거리거나 마음속 저편 어딘가에 숨겨두는 일은 더더욱
하지 않는다.
"사랑에 대해서"는 지금 바로 이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연인, 남편(아내)이 꼭 아니더라도 지나가고, 잊혀가는 그립고 소중한 사람,
감사한 사람을 떠올리는 일은 따스하고 반가운 일이다.
그러한 사람들을 향해 나의 사랑을 말해 줄 수 있는 날이다!
"Happy Valentine!"
오늘 하루 "꽃배달"과 함께 사랑을 생색내며 고백하는 일!
정말 기분 좋지 않을까?.
"사랑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