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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Moon Feb 13. 2020

potluck 미국의 음식 파티 문화

Sharing is caring-나눔과 돌봄의 미덕

Potluck 들어보셨나요?


미국에서는 가정이나 직장, 교회에서의 특별한 행사와 특히 홀리데이 시즌 동안에는 의례히 "potluck"에  초대된다.  


“potluck"-팟럭은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각자 한 가지의 음식을 만들어 가지고 와서 나누는 공동식사로 음식 파티문화다.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에서도 이어져오는 전통이다.


potluck의 메뉴는 비싸게 오더한 특별한 음식들이 아니다. 가정에서 늘 즐겨 먹는 홈메이드와 같은 평범한 음식들이다. 엄마손에서 만들어진 집밥 같은 음식들로 맛나고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 점에서 훌륭한 요리사의 손에서 만들어진 음식들이 즐비한 정식 파티 식사와는 구별된다.

 

"potluck은 “pot-냄비"와 "luck -행운"이라는 두 단어가 합쳐졌다. 그대로 풀이한다면  "행운이 담긴 음식" 또는 한국식으로는 "복이 깃든 음식"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potluck의 유래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려진 기록은 없다. 내려오는 설화(legend)에 의하면 potluck이라는 말의 사용은 중세 유럽에서 생겨났다고 전해진다.


예기치 않은 손님과 초대하지 않은 사람들, 여행자들에게 즉석으로(있는 음식) 베풀어졌던 음식을 가리켜 사용한 말이다.


주로, 저녁식사 시간대에 맞춰 갑자기 들이닥친 사람들에게  “the luck of the pot "라는 말을 던졌다고 한다. 이때의 적절한 표현은 "음식 운이 있네요, 즉 먹을 복이 있네요!"라는 뜻이다.


음식이 불위에서 한창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든, 마침 식사 중이라 테이블 위에 남아있는 음식이 무엇이든지 상관없이 식사에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은 pot의 luck이 있다는 의미였다.


실제 미국에서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에 이르러 팟럭-potluck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1930년 미국의 대경제공황이 불어닥친 때부터는 potluck은 현대적이고 좀 더 실용적인 의미로 이용되었다. 이때부터 각자 만든 음식을 가지고 와서 그 “덕-luck”을 함께 나누는 공동식사(communal meal)로서의 음식 파티 문화가 활발히 시작되었다.



출처:slate.com



potluck은 potluck supper(늦은 저녁/간식), potluck dinner (저녁 만찬), potluck lunch(점심) 식으로 모임 형태와 주제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potluck 좋은 점은 각자  가지의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주로, 음식메뉴를 정한다) 부담도 없고 시간과 비용을 적게 들일수 있다. 참여하는 사람들이 모임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진다.  무엇보다 건강에 좋은 재료와 각자의 독특한 레시피로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드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인기가 많다.


potluck의 최고의 즐거움은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홈메이드 뷔페로 서로의 집밥을 맛보고 각종 음식 속에 깃든 "덕"(luck)을 나눈다. 덕(luck)이란 "나누는 기쁨과 베푸는 행복"이다. 이런 특별한 즐거움 때문에 미국에서 potluck 은 흔히 일어나는 행사다.


.potluck 파티는 친한 벗들과의 작은 모임 형태의 potluck dinner에서부터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은 직장과 교회다.(또는 자선단체)


특히 직장에서는 매번 돌아오는 동료의 생일파티와 주말이 시작되는 굳 프라이데이(good friday)를 즐기기 위해 potluck breakfast (팟럭 아침)는 수시로 가지는 행사다.  


직장에서의 potluck 은 여러 나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고 문화를 알 수 있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기회를 준다. 뿐만 아니라 직장동료들과의 우정을 쌓게 하고 상호 간에 돕고 협력하는 업무 분위기로 만들어준다. 매번 모든 음식이 홈메이드가 아닐 때도 있다. 음식을 대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한바탕 웃음꽃이 터지는 행복한 시간이 된다 . pot(음식) 속에 담긴 luck(덕, 행운)을 나누기 때문이다.


교회에서는 주로 창립일이나 홀리데이 시즌에는 엄청난 종류의 potluck 음식 파티가 이루어진다. 마치 왕궁의 음식축제에 온 것 같다. 아기자기한 예쁜 모양의 그릇들 속에는 다양한 풍미로 가득 찬 음식들의 향연이 베풀어진다.


“이 빈대떡은 어떻게 만들었죠?”,  “어머! 저 고구마 케이크는 굉장한데요!” 여기저기서 서로가 만든 요리에 얽힌 스토리를 늘어놓느라 여인들은 행복한 시간에 빠져든다. 음식에는 언제나 스토리가 있다. 추억과 낭만이 어우러진 기쁨이 그릇, 그릇 속에 담겨있다. 취재하듯 그런 이야기를 듣는 일이 좋다. 이래서 potluck은 흥미로운 음식 파티가 된다.


개인적으로 난 potluck 행사에 초대되는 것을 좋아한다. 즐긴다는 것이 맞겠다. 먹는 재미는 나에게도 여행만큼 신나는 일이다. 아니, 그것은 사실 매일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나의 potluck dish (팟럭 음식)는 토마토소스가 곁들인 스파게티다. 여기에 훌륭한 맛이 나는 이탈리안 소시지를 함께 준비한다. 때로는 홍합과 새우를 곁들인 해물 파스타를 만들기도 한다. 파스타는 내가 좋아하는 요리지만 아이들과 어른이 모두 좋아하고 즐길 수 있어 주로 나의 팟럭의 메인 메뉴가 된다.


간혹 potluck에 초대되지만 음식을 준비하지 못할 경우도 있다. 그럴 때면 단골집의 홈메이드 치즈케이크이나 와인 한 병을 가져간다. potluck에서는 드링크나 디저트를 나누는 것도 크나큰 즐거움이다.


potluck에 초대되는 일 외에는 가끔은 가까이 사는 교회 지인들을 부른다. 주로 혼자 사는 싱글 집사님들이다. 그냥 특별할 것 없이 차린 저녁밥상에 함께 식사를 한다.


저녁식사시간에 우연히 들이닥친 시장한 손님을 대접했던 중세시대의 풍습처럼 가끔은 교회 친구들을 갑작스럽게 불러들인다. (미국에서는 보통 식사 시간대에 불쑥 찾아오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대개는 “네~물론이죠!" 하고 뛰어온다.


그들이 웃음을 짓고 단숨에 달려오는 건 가정에서 만들어진 “집밥 (음식)”이 좋기때문이다. 그릇에 담긴 음식에는 집밥의 정성과 사랑이 배어  있다. 그것을 나누는 일이 "덕"(luck)이다.


그릇 속에 담긴 사랑을 서로에게 선사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potluck의 의미다. "내가 베푸는 음식 속에 행운이 있기를" "덕이 깃들기를" 이런 식의 인사다. 실용주의를 지향하는 미국의 생활문화며, 사람들과의 우정과 사랑을 쌓는 나눔과 돌봄의 미덕이다.


출처:vancouverisawesome.com


 "potluck"이라는 말은 한국의 구수한 된장찌개 맛 같은 정감이 배어 있다. 손으로 만든 집밥으로 가득 찬 음식들이기 때문이다. 그 정성은 놀랍도록 입맛을 자극시키고 일상의 짜증과 슬픔도 꾹~하고 넘겨버릴 수 있는 행복감을 준다. 그릇 속에 담긴 음식이 가져다주는 행운이다.


음식이란 정말 중요하다. 먹는 재미가 없으면 삶이란 얼마나 지루할까. 이제 깨달아가고 있다. 먹는 일이란 인생을 지배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먹으면서 사람들과 luck(행운, 덕)을 많이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되도록이면 potluck에 많이 초대받고, 또 초대해야겠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potluck의 깊은 즐거움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변한 것이 하나 있다. 내가 이전에 정의한 인생이란 꿈꾸고, 사랑하는 것이라는 의미에 하나를 더 보태야 할 것 같다.


potluck과 함께하는 인생이란 먹고, 꿈꾸고, 사랑하는 것이다.


다음번 나의 potluck dish, 무엇으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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