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의 시작과 끝은 자소서다
필자는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소서라고 생각한다. 최근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들었던 질문 중에 "유튜브 보니까 자소서는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대충 써도 붙으니 힘쓰지 않아도 된다는대요?"라는 질문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틀린 이야기이다. 그 이유는 자소서가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해 보면 바로 쉽게 알 수 있다.
앞서 설명한 취업 프로세스의 3단계 중 자소서가 활용되는 단계는 어디인가? 서류 전형에는 당연히 들어가지만 중요한 것은 그 자소서가 면접장까지 들어간다는 것이다. 면접관들 앞에 지원자가 들어오면 면접관들은 가장 먼저 지원자의 자소서, 스펙 리스트들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자소서를 바탕으로 질문을 하면서 여러분을 알아가고 판단해 간다.
그런데 만약 이 자소서가 형편없다면? 혹은 공을 많이 들이지 않아 조금 미흡하다면? 여러분이 가진 스토리, 역량, 열정 등을 미쳐 다 보여주기도 전에 면접관들은 여러분을 판단해 버리고 다음 지원자로 넘어가 버릴지도 모른다. 면접관들은 하루에 수십 명의 지원자를 보고 며칠에 걸쳐 수백 명을 보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을 주의 깊게 보지 않는다. 즉, 시작부터 그들의 눈에 띄지 않으면 면접 내내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이다.
자, 이렇게 듣고 난 뒤에도 자소서를 적당히 쓰면 된다고 생각이 드는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취업의 시작과 끝은 자소서이다.
취업 깡패들은 자소서의 중요성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유튜브나 취업 관련 글에서 자소서에 공을 들이지 말라는 말을 무시하고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이렇게 만든 자소서가 결국 면접장에서 일반 취준생과 취업 깡패를 가를 차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취업 깡패들은 자소서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준비할까? 그들은 아래의 순서로 자소서를 준비한다.
1. 나는 어떤 사람인지 정의하고 증명한다 (퍼스널 브랜딩)
2. 스펙 정리 프레임에 맞게 경험과 각종 스펙을 정리한다
3. 뇌리에 꽂히는 자소서 프레임에 맞게 자소서를 작성한다
4. 퍼스널 브랜드와 스펙들을 엮어 스토리라인을 만든다
퍼스널 브랜딩? 프레임? 낯선 개념들이 있을 것이다. 뒤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여기서는 개요라고 생각하고 간단히 감만 잡고 넘어가면 좋을 것이다.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단어가 낯선 취준생들도 많을 것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Apple', 'Gucci', 'Benz'와 같이 회사의 이름이자 듣자마자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게 하는 단어가 브랜드인데 이를 사람에게 적용한 것이 바로 퍼스널 브랜드이다. 즉, 그 사람의 이름만 들어도 어떤 사람인지 이미지가 떠오르게 만드는 것인데 '스티브 잡스', '교황 프란체스코', '설민석' 등의 이름을 들으면 특정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취업 깡패들은 면접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의 이름과 이미지를 면접관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이 퍼스널 브랜딩을 사용한다. 퍼스널 브랜딩을 잘 활용할 경우 단순히 한 명의 지원자에서 끝나지 않고 '아, 그때 그 친구!' 하며 면접관들의 기억에 남아 최종적으로 합격할 확률을 크게 높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취업 깡패들은 시간을 투자해 이 퍼스널 브랜딩을 준비하는 것이다.
사실 여러 기업들의 핵심가치, 인재상을 다 모아놓고 보면 다 비슷비슷하다. 다만 기업 별로 묻는 방식이 다를 뿐 본질은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국내 대기업들의 핵심가치와 인재상을 다 모아 일종의 정리표, 즉 프레임을 만들었다. 이 프레임에 맞게 자신의 경험과 스펙들을 정리하면 실제 자소서를 쓸 때 해당하는 핵심가치, 인재상에 미리 정리해 둔 경험들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어 시간을 매우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게다가 웬만한 대기업들의 핵심가치, 인재상을 모두 모았기 때문에 지원하는 거의 모든 기업에 범용성 있게 사용할 수 있어 자소서를 훨씬 효율적으로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요약하면, 프레임에 따라 정리하고 가져다 쓰기만 해도 이미 시간 투자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는 취업 깡패들의 자소서 프레임에 따라 자소서를 작성해 볼 것이다. 이 프레임은 인지심리학과 취업 자소서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요소들을 분석해 만든 것이기 때문에 합격률을 크게 높여줄 자소서 작성법이다. 이 프레임에 맞춰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우리는 자소서, 그리고 마지막 면접까지 어느 정도 대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퍼스널 브랜드를 만든 이유, 그리고 스펙과 경험을 정리한 이유는 이 둘을 엮어 스토리라인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 이유는 면접관들의 기억에 여러분들을 최대한 오래 기억시키기 위해서인데 사람의 인지 구조상 단편적인 정보보다는 스토리가 있는 정보를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기 때문에 스토리라인으로 여러분을 소개해야 하는 것이다. 마치 소설처럼, 흐름이 있고 술술 읽혀 기억에도 잘 남는 스토리라인을 만들어야 진정한 취업 깡패의 자소서이다.
이 내용을 보면서 '무슨 자소서 하나에도 이렇게 많은 걸 하지? 그냥 질문에 대한 답만 하면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는 취준생이 있을 것이다. 자소서 같은 경우 뽑는 배수가 높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취준생이라면 질문에 대한 답만 적어내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했듯이 자소서는 서류 전형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가장 어려운 마지막 관문인 면접 때까지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자소서이다. 취업 깡패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면접까지 고려한 자소서를 작성하려고 이렇게 공을 들이는 것이다. 실제 취업 멘토링을 진행하다 보면 자소서에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 면접 때 엉뚱한 질문이 나오거나 내가 말하고 싶은 자랑거리들을 충분히 어필하지 못해 후회하는 취준생들이 많았다. 그만큼 자소서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결코 낭비가 아니니 자소서에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것은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