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펙들은 몇 점일까?
취업은 수능과 달리 준비해야 하는 항목들이 정해져 있지 않고 각 항목별 가중치도 명확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취준생들이 스펙이나 경험들을 준비하면서 혼선을 겪고 있다. 또 현재 자신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어떤 것을 보완해야 하는지도 판별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본격적으로 취업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의 현재 상황을 분석해 보고 보완점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주의 : 아래에서 제시할 스펙 관련 지표들은 절대적인 지표가 아닌 상대적인 지표로 이해해야 한다. 필자가 취업 때 경험했던 것들과 최근 몇 년 동안 취업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얻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스펙들을 지표화한 것이기 때문에 취업을 위한 하나의 안내판 정도로 생각하고 진행하면 될 것이다.
아래의 표를 보자. 아래 표는 취업에 필요한 스펙들을 항목별로 분류하고 취업 때 인정받는 수준에 따라 점수를 매긴 것이다. 점수를 보면 ①번 학점부터 ⑦번 자격증까지 전부 배점이 다른데 그 이유는 요즘 취업 트렌드에 따라 각 스펙별로 중요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요즘은 회사에서는 학점보다 대외활동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있고 특히 인턴 같이 직무를 실제 경험해 볼 수 있는 스펙들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점수화한 것이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현재 취업 트렌드에서 내 점수는 어느 정도인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어떤 것이 강점이고 약점인지 파악할 때 사용하면 유용할 것이다.
스펙 점수표에 따라 본인의 스펙 점수를 계산해 주변 지인들과 비교해 보자. 특히 같은 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본인의 스펙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본인이 가지고 있지 않은 스펙은 어떤 것인지, 시간을 투자하면 보완할 수 있는 스펙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같은 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실질적인 경쟁자가 될 것이기 때문에 스터디원이나 지인들과 비교해 보면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보완하고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스펙보다는 취업 스킬을 늘리는 데에 집중하면 좋을 것이다.
(혹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다음 장으로 넘어가 각 항목별 설명을 먼저 읽어 보자)
참고로 취업 깡패들의 점수는 평균 200점 이상이었고, 필자의 멘티였던 취준생들의 점수는 평균적으로 90점 안팎이었다. 취업 결과를 봤을 때 점수가 90점 이상인 멘티들의 합격률이 높았고 200점 가까이 되는 멘티, 취업 깡패들은 보통 여러 개의 대기업들에 합격해 원하는 기업을 골라 갈 수 있었다.
90점이 넘어가고 ①~⑦번까지 고루 스펙을 갖추었다면 취업을 위한 준비는 얼추 끝난 것이다. 하지만 만약 아예 스펙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은 항목이 있다면 시간이 허락하는 한에서 보완하는 것을 권장한다.
만약 자신의 점수가 90점을 훨씬 초과하고 ①~⑦번까지 고루 스펙을 갖추었다면 이미 취업용 스펙은 충분하다고 생각해도 좋다. 고득점자 중에 만약 취업 N수생이 있다면 그것은 스펙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취업을 위한 스킬이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취준생이라면 앞으로 이 취업 깡패의 바이블과 함께 취업을 위한 스킬을 키우는 것만으로 원하는 기업에 들어갈 확률을 훨씬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점수가 90점보다 떨어지는 취준생들은 취업용 스킬을 늘리는 것만으로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스펙이 부족하다고 반드시 취업을 하지 못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확률적으로 볼 때 스펙과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취업 성공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이런 취준생들은 취업 깡패의 바이블을 통해 취업 스킬을 늘려 실제 취업에 도전하는 한편 다른 스펙들을 보충할 방법 역시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인턴 경험이 없는 취준생의 경우라면 공채를 준비하면서도 인턴 역시 같이 준비해 혹시나 공채에 실패할 경우 인턴 경험을 스펙에 추가해 다음 시즌에는 좀 더 높은 점수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필자가 '취업의 늪'이라고 표현하는 악순환이 있는데 특히 스펙이 부족한 취준생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스펙과 경험이 부족해 위의 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취준생들 중에 '이번에 무조건 취업한다!'라는 생각만 가지고 스펙과 경험을 추가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취준생들이 있다. 그런 취준생들의 경우 취뽀할 확률도 낮지만 한 번 떨어지고 나서 다음 취업 시즌에도 떨어진 스펙과 경험을 그대로 들고 지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 결과는 당연하겠지만, 또 탈락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이와 같은 '취업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취업 시즌 중에도 조금이라도 스펙 점수를 올리기 위한 고민을 반드시 해야 한다.
스펙 점수표를 보면서 느꼈겠지만 남들도 쉽게 얻을 수 있는 스펙의 경우 배점이 낮다. 그 이유는 앞의 장에서 이야기했듯이 요즘 취업의 핵심 키워드는 '차별성'이기 때문이다. 남들도 쉽게 딸 수 있고 대부분 가지고 있는 스펙의 경우 희소성이 떨어져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 반대로 남들은 쉽게 도전조차 하기 어려운 스펙을 얻게 된다면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아 취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만큼 요즘 취업 트렌드는 차별성을 강조한다. 무난히 잘하는 지원자는 이미 너무 흔해져 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별성을 갖는, 남들이 쉽게 얻지 못하는 스펙은 우리 역시 쉽게 얻지 못한다. 그만큼 시간을 투자한 것 대비 성과를 얻지 못할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필자가 조언하고 싶은 것은 공채, 인턴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리스크는 높지만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스펙을 같이 준비하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앞서 말한 '취업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된다.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말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취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희소성, 차별성 있는 스펙을 위해 시간이 허락하는 한 도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