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 Combinator & 팔란티어 Peter Thiel 강연
승자란 어떤 사람일까요? 경쟁에서 이긴 사람을 떠오르죠?
선천적 재능이나 환경이든, 후천적인 노력이나 운으로 얻었든 간에, 어떤 종류의 경쟁을 이긴 사람을 승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공부나 직장, 연봉과 재산 등 모든 곳에서 경쟁하고 이기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에 살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경쟁에서 이기면 정말 좋을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경쟁에서 이겨도 패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페이팔과 팔란티어의 창업자 피터 틸이 '경쟁은 바보들이나 하는 것(Competition is for Losers)'라는 제목으로 한 강연을 보면, 경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우선 경쟁과 보상부터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
좋은 예시로 피로스의 승리(Pyrrhic victory)라는 예시가 있습니다. 경쟁에서 이기긴 했지만, 너무 큰 손해를 봐서 이겼지만 소득이 없는 상황을 말하죠. 고대 그리스의 왕 피로스는 로마와의 전투에서 큰 희생 끝에 이긴 후, '한번 더 승리하면 우리는 완전히 파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승리와 이익이 따로 노는 상황이 많습니다.
강의에서 피터 틸은 최근 100년 간 미국 항공업계는 거의 이익을 남기지 못했다고 설명합니다. 항공업계는 2012년 한 해에 국내 수익만 1950억 달러를 창출했지만, 창출해 낸 이익을 항공회사들이 전혀 차지하지 못한 셈입니다.
반면, 구글은 2012년에 500억 달러를 창출했는데, 이익 마진이 20%를 넘습니다. 그 결과, 미국 항공사 시가총액의 총합보다, 구글의 시가총액이 3배 이상 높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항공업계는 구글보다 4배 큰 경쟁을 하고 있지만, 그 결과 아무런 이익도 얻지 못한 셈입니다. 큰 경쟁이 항상 큰 보상을 주지는 않습니다.
피터 틸은 이를 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기업은 세상에 X달러만큼 가치를 창출하고, 그 가치의 Y%를 차지한다. 하지만 X와 Y는 독립변수이다." 아무리 치열한 경쟁을 이기더라도, 아무런 이익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런 피로스의 승리 같은 함정에 빠지고 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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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틸은 사람들은 모방하는 성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기 있는 경쟁에 우르르 몰려가며, 그러다 보면 항공업계처럼 나쁜 게임에도 사람들이 몰려들게 된다고 말하죠.
하지만 좋은 경쟁은 경쟁자가 적은 경쟁, 혹은 독점하는 경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경쟁을 이기는 능력보다, 어떤 경쟁을 할지 잘 고르는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강의에 따르면,) 1980년대 하드 디스크 업계는 엄청난 투자를 받아서 빠른 혁신을 보여줬지만, 수익을 기술개발에 재투자하느라 막상 수익은 별로 내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초기 철도 회사들도 경쟁하느라 많이들 파산했지요. 경쟁은 혁신을 이끌고 사회적 효용은 만들어낼지언정, 경쟁에 참여하는 개인에게는 손해이고 비극입니다.
게임의 진정한 승자는 피투성이가 된 승자가 아니라, 이길 수 있는 게임(=능력범위)을 찾아서 그 게임에서 이득을 최대한 뽑아낸 사람입니다. 그래서 경쟁은 패배자들이나 하는 것이며, 독점을 해야 합니다.
이를 정말 쉽게 보여주는 예시가 주식시장입니다. 팔란티어, 테슬라 등 유명한 주식들은 바뀌지만, 돈을 버는 사람들은 유명해지기 전에 투자해서, 유명해졌을 때 판 사람들입니다. (단타 거래자들은 논외로 하고요)
단순하게 말하자면, 주식, 나아가 경쟁의 유명세는 투자할 매력도를 떨어트리는 요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본능적으로 인기 있는 것을 좋아하는 본능이 있죠. 이러한 본능을 이겨내야 합니다.
경쟁을 피하고, 적절한 시장을 독점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피터 틸은 독점을 위해서는 압도적 강력함과 점점 커지는 독점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페이팔의 결제 속도나 구글의 검색 성능은 경쟁자에 비해 10배 좋았습니다. 10%, 20% 좋으면 경쟁이 되지만, 10배 빠르면 시장을 독점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작은 시장부터 차차 독점하며 경쟁을 피했습니다. '큰 시장을 차지해야 한다'는 상식이지만, 이는 사업 초기부터 엄청난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남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작은 시장부터 차차 독점했기 때문에 큰 가치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아마존은 서점으로 시작했고, 페이팔은 2만 명짜리 시장에서 시작했으며, 페이스북은 하버드라는 작은 시장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 시장을 독점했죠. 하지만, 과거 클린테크 기업들이나 철도 기업들은 처음부터 큰 경쟁에서 시작했고, 치열한 경쟁 끝에 큰 수익을 남기지 못했죠.
마지막 참여자(Last Mover)의 우위도 중요합니다. 많이들 퍼스트 무버, 즉 가장 먼저 경쟁에 참여하는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마지막 승리자인채로 오래 버텨야 많은 이익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SNS의 경쟁을 이기고 마지막 SNS가 된 메타, 마지막 OS가 된 마이크로소프트처럼요. 지금도 수많은 AI 서비스들이 경쟁하고 있지만, 아마 마지막 회사가 가장 많은 돈을 벌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리하자면, 경쟁을 피하고 작은 시장부터 차근차근 독점해야 합니다. 남들이 다 참여하는 경쟁 대신, 아무도 참여하지 않는 경쟁을 찾아야 합니다. 정담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에 있습니다. 피터 틸이 강조하는 제로 투 원 능력이기도 하지요.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것보다 좋은 경쟁을 고르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좋은 경쟁이 더 많을수록 사회에 더 많은 혁신과 승자가 생길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종류의 경쟁이 있으려면, 다양한 가치관이 인정받는 사회여야 합니다. 이 말의 뜻을 이해하려면 다원주의(Pluralism)를 살펴봐야 합니다.
다음 주에는 다원주의랑 무엇인지 알아봅시다. 구독하시면 알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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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자료
- Competition is for Losers (Peter Th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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