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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고 1년간 브런치를 했더니,

51번째 글

by 프로디

- 퇴사하고 브런치를 쓴 이유

- 브런치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



0. 퇴사하고 브런치 연재한 지 1년

일요일마다 글을 올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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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는 매주 3시간 할애하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고 글감을 고르고, 내용을 정리하며 쓰는 시간은 10시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조회수나 반응을 노리고 쓰는 것은 아닙니다. 브런치로 돈을 벌지도, 벌 계획도 없습니다.

공부 삼아 배운 내용을 정리해서 올릴 뿐입니다.


오늘은 왜 제가 그동안 시간을 들여 매주 글을 올리고 있는지

처음으로 얘기해 보겠습니다.


1. 회사를 나온 개발자

종종 글에서 언급하듯이, 저는 개발자로 일했습니다. 스타트업부터 상장사까지, 3년 넘게 다양한 회사에서 일했습니다.

주말에 카페에서도 일했습니다.

연봉도 만족스러웠고, 제 일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그런 제가 23년 가을에 돌연 퇴사했습니다.

그리고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브런치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쓰고 있습니다.


2. 정답은 직장 밖에

제 일에 만족할 수 없어서 그랬습니다.

연봉이 높아도, 집값이 오르는 속도는 못 따라잡겠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다녔던 회사들이 어려워지면서 동료들이 권고사직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많이 느꼈지요.


그래서 저는 몇 가지 보험을 들었습니다. 1) 틈틈이 공부해서 실력도 키우고, 2) 미국 주식 공부도 했습니다.

그리고 3) 사이드프로젝트로 퇴근 후 다양한 프로그램을 취미 삼아 개발했습니다.


부업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거기서 번 돈으로 부자가 되는 상상, 개발자라면 한 번쯤은 해보거든요.


그래서 저도 이것저것 만들어봤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재밌다고 생각한 것들을 만들었습니다.

그중에는 400만 방문자를 모은 사이트도 있는데, 이 얘기는 나중에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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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는 없지만 재밌는 것도 만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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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에는 정말 돈이 될, 사람들이 좋아하고 쓸모 있는 것을 만드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3. 기술보다 기획

기술은 있었지만 아이디어가 부족했습니다. 사람들이 뭘 원하고 좋아하는지, 어떤 아이템을 만들면 사람들이 좋아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다고 풀리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아예 할 줄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당혹스러웠습니다.


개발만 할 줄 알면, 당연히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착오였습니다. 서비스를 만들려면 사람 마음을 알아야 했습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지 알아야 했습니다. 나아가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하고, 어떻게 감동시키는지 알아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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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는 이런 방법을 하나도 몰랐습니다. 이런 문제로 고민한 적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돈을 벌지 몰랐습니다. 사업, 즉 돈을 만들어내는 구조를 만들려면 기술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해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삶을 살려면, 저는 이 기술을 반드시 배워야 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는데, 경영학도 별 도움이 안 됐습니다.)


어떻게 배울 지조차도 알 수 없었습니다.

코딩은 배우기 쉬웠어요. 회사에서 많이 쓰는 기술 몇 개만 쓸 줄 알면 되니까요. 그런데, '사업가의 자질'은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막막했습니다.



4. 모르면 배워야죠

그렇다고, 포기하고 다시 회사로 돌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정해진 월급을 받다가 회사가 어려워지면 줄줄이 잘려나가는 처지가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업가의 기본 능력을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무엇부터 배워야 할까요? 가장 많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겠죠. 사고력, 설득력, 심리, 마케팅 등 바뀌지 않는 지식들입니다.

이런 지식들을 나열해 보니 2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을 이해하는 능력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 다시 말하면, 사고력과 설득력입니다.


이를 공부하고자 퇴사하고 책을 읽었습니다.

Screenshot 2025-01-03 at 21.27.50.png 물론 독서는 양보다 질이 중요합니다.

밀리의 서재에서 이만큼 읽었고, 종이책으로도 많이 읽었습니다. 자기 계발 서적을 많이 읽었는데, 과학적이고 검증된 책들만 걸러서 읽었습니다.


그런데 읽기만 하면 머리에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배운 내용을 글로도 썼습니다. 이왕 쓰는 김에, 남들과 나누고자 브런치에도 올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올린 모든 글들은 이런 맥락에서 쓴 것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모든 글은 사고력과 설득력을 다룹니다.



5. 매주 씁니다

남이 시킨 일이 아니다 보니, 언제든 늘어질 수 있습니다.

내키면 하고, 귀찮으면 마는 마음가짐으로는 삶의 궤적(=운명)을 바꾸지 못합니다.


그래서 일요일마다 한 편씩 올리기로 결심했습니다

목요일쯤 주제를 정하고, 금/토요일에 완성하고 발행 예약을 걸어둡니다. 공개적으로 올리는 글이니 객관적인 논문도 인용하고 보기 좋게 사진도 넣습니다. (보통 글 한 편에 책이나 논문 두 개 정도 참고하는 것 같습니다.)


방향성도 조금 바뀌었습니다. 처음에는 제 생각을 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매주 정말 흥미롭고 새로운 생각으로 글을 쓰자니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제가 관심 있게 본 주제나 개념을 소개합니다. 책을 소개하는 사람은 많으니, 제가 조사한 내용을 더해서 독특하고 유용한 내용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주제들을 다뤘습니다:

1. 의사결정: 의사결정 잘 내리는 법, 인지 편향 극복하기, 능력범위

2. 설득: 설득의 원리, 감정과 마케팅, 이야기의 힘

3. 인간관계: 호감을 얻는 화술, 갈등을 줄이는 화술

4. 리더십: 끈끈한 조직 만들기

5. 똑똑해지기: 똑똑해지는 독서법, 글 잘 쓰는 법


앞으로 다룰 주제는 이렇습니다:

1. 멘탈 모델로 결정을 더 잘 내리는 방법

2. 똑똑한 사람들이 나쁜 결정을 내리는 이유

3. 가장 가치 있는 지식을 고르는 방법



6. 브런치, 좋은 선택이었나?

브런치를 시작한 지 1년입니다.

과연 브런치 연재는 잘한 선택이었을까요?


과정은 만족스럽습니다. 글을 공개적으로 올리고 제 지인들도 보니,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게 됩니다. 더 깊게 고민하게 됩니다. 글도 수십 번씩 고쳐 씁니다. 그 덕분에, 처음 쓴 글에 비하면 내용의 깊이와 전달력이 확연히 좋아졌습니다. 처음에 쓴 글을 지금 보면 부끄러운데요, 성장했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는 아쉽습니다. 올린 글을 빼면, 구체적으로 남는 것이 없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제가 누누이 얘기하듯 말과 글의 목적은 세상을 바꾸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부터가 잘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요리에 비유하자면, 재료 손질만 하고 요리는 완성하지 못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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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2025년에는 글 외에도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 합니다.

직접 유/무형의 서비스나 제품을 개발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큰일이 없는 한 브런치는 일요일마다 연재합니다.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는 세상이 복잡한지, 그게 어떤 의미인지 다뤄보겠습니다.

매주 똑똑해지는 실용적인 팁을 드릴까요?
설득, 마케팅, 글쓰기 등 현대인의 필수 스킬을 알려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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